MZ세대 타깃 ‘변신 또 변신’… 요즘 백화점은 ‘상시 리뉴얼’

문수정 2023. 7. 2. 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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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소비층 40∼50대서 20∼40대로… “더 새롭게” 차별화 경쟁
경기 성남시 분당구 현대백화점 판교점에 있는 ‘크리스찬 루부탱’ 매장. 현대백화점 제공


지난 29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몰 3층. 롯데백화점이 마련한 500㎡(약 150평) 규모의 체험형 테니스 매장 ‘테니스메트로’는 젊은 인파로 붐볐다.

테니스메트로의 의류매장에서 정신없이 옷을 고르던 이가현(29)씨는 “테니스 전문 매장이 생겨서 너무 좋다. 테니스 용품 구매 때문에 찾았다가 롯데월드몰 구석구석의 핫플레이스를 따라갈 수 있어서 즐거웠다”며 “운동복은 직접 입어봐야 맞는 걸 찾을 수 있는데 다양한 브랜드를 체험할 수 있는 게 너무나 매력적”이라고 말했다.

방문객들이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몰 3층 ‘테니스메트로’ 내 실내 코트에서 테니스 경기를 펼치고 있는 모습. 롯데백화점 제공


백화점은 언젠가부터 늘, ‘변하고 있다’. 계절에 따라 색감을 바꾸고 인테리어 디자인에 변화를 주는 정도에 그치지 않는다. 총체적인 변화를 추구한다.

백화점의 ‘리뉴얼’은 단순한 단장에 그치는 게 아니라 ‘남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데 있다. 오래된 충성고객 대신 새로운 소비층을 공략하기 위해 차별화 지점을 적극적으로 펼친다. 백화점 리뉴얼은 색다른 지점이 없다면 성공할 수 없다. 가장 새로운 모습을 내려놓는 것, 그게 백화점 리뉴얼의 핵심이다.

2일 현대백화점에 따르면 리뉴얼 100일을 맞은 현대백화점 목동점은 지난 3월 15일부터 지난달 22일까지 평균 구매층 연령이 전년 동기 대비 4.1세 낮아진 39.6세로 나타났다. 20~30대 젊은 소비자가 현대백화점 목동점에서 적극적으로 소비활동을 했다는 뜻이다. 백화점 소비층이 40~50대에서 20~40대로 낮아지는 상황이 확인되고 있다.

리뉴얼의 성과는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확연히 드러난다. 현대백화점 목동점에서 리뉴얼한 별관 방문객 수는 전년 동기 대비 21.8% 증가했다. MZ세대 소비자가 대다수다. 목동점의 평균 구매 소비층 연령은 전년 동기 대비 4.1세 낮아진 39.6세를 기록했다. 이 기간 목동점 방문객 수는 13.0% 증가했고, MZ세대를 타깃해 리뉴얼한 별관은 21.8% 늘었다. 20~40대가 특별히 좋아하는 대목이 존재한다는 점이 확인됐다.

스포츠의류에 대한 소비자 관심사 또한 여전히 높다. 요가복, 골프의류, 테니스의류, 등산복까지 스포츠의류가 커버하는 영역이 적잖다. 백화점업계는 이 같은 트렌드를 놓치지 않는다.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몰이 테니스를 강화한 것처럼 신세계백화점은 골프에 특히 힘을 주고 있다. 롯데월드몰은 테니스 전문점에서 욕구가 충족된다면, 신세계백화점은 강남점 리뉴얼에서 정점을 찍는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는 지난 4월 7층 신관에 글로벌 컨템포러리 브랜드부터 남성 패션관까지 한 데 모은 ‘남성전문관’을 리뉴얼 오픈했다. 20~30대가 사랑하는 브랜드인 ‘오트리’ ‘와일드동키’ 등을 강화했고, 편집숍 ‘샌프란시스코 마켓’을 새롭게 열었다. 2005년 서울 강남 신사동에 문을 연 샌프란시스코 마켓은 독특한 아이템과 브랜드의 협업으로 지금까지 20~30대의 열광에 이르고 있다.

덴마크에서 론칭한 브랜드 ‘NN.07’은 북유럽 특유의 심플하고 편안한 디자인으로 풀어낸 것이 특징이다. 남녀를 불문하고 MZ세대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디스이즈네버댓(This Is Never That)’은 패션·라이프스타일 편집숍 ‘카키스’를 운영한다.

패션 부문에서 남성복의 관심도는 최근 5~6년 동안 꾸준히 증가 추세다. 지난해 신세계 전점에서 남성패션 컨템포러리 매출 비중은 40.5%였는데 2021년 45.1%, 지난해 46.0%까지 뛰어올랐다. 트렌디한 동시에 예술적 감각을 소화해내는 컨템포러리 디자인이 꾸준히 관심을 모은다는 점을 방증한다.

국내 백화점의 명품에 대한 관심사는 별개로 떨어뜨려놓을 수 없다. 현대백화점은 지난 3월, 9개월 동안 리뉴얼 공사를 마치고 해외 컨템포러리 브랜드 전문관인 해외패션관을 판교점 2층에 새롭게 오픈했다.

‘제 2의 강남’으로 불리는 지역 특성을 고려해 현대백화점 판교점과 목동점은 고급스러움에 방점을 찍었다. 미국 디자이너 브랜드 ‘가브리엘라 허스트’, 프랑스 명품 구두 ‘크리스찬 루부탱’ 등 럭셔리 해외 컨템포러리 브랜드가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 3월 말 기준 현대백화점 판교점 VIP 매출 가운데 20~40대 비중은 52.5%에 이른다. 이는 서울 강남 압구정본점(37.6%)보다 높은 수치다.

부산 해운대구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 지하 2층 하이퍼 그라운드 전경. 신세계백화점 제공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 ‘하이퍼그라운드’는 특히 MZ 쇼핑의 중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100일을 맞이하는 하이퍼그라운드는 2700여평의 국내 최대 영패션 전문관으로 47개 브랜드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20개를 부산 지역에서 최초로 선보였다.

센텀시티점의 영패션 매출은 전년 대비 75% 이상, 이 가운데 2030세대 매출은 2배 이상 늘어난 127%의 신장률을 기록했다. 최문열 신세계백화점 패션담당 상무는 “MZ 남성들이 열광하는 다양한 컨템포러리 브랜드를 원스톱으로 쇼핑할 수 있는 남성전문관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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