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태인 6이닝 1실점 호투, 삼성 4연패 끝냈다
삼성 라이온즈 에이스 원태인이 팀을 연패에서 구했다. 팀이 따낸 이번 주 2승 모두에 기여하며, 시즌 4승을 기록했다.
원태인은 2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에서 선발 등판해 6이닝 4피안타 2볼넷 6탈삼진 1실점했다. 최고 시속 149㎞ 빠른 공과 체인지업, 슬라이더, 커터에 커브까지 곁들여 타자들을 요리했다.
삼성은 2-1로 이기면서 최근 4연패를 벗어났고, 한화는 8연승에서 멈춰섰다. 원태인은 5월 28일 KT 위즈전 이후 5경기 만에 승리투수가 됐다. 4승 4패. 시즌 평균자책점은 3.45에서 3.31로 낮아졌다. 원태인은 지난달 25일 부산 롯데전에서도 승리는 챙기지 못했으나, 8이닝 6피안타 2실점 호투했다. 이번 주 삼성이 거둔 2승 모두 원태인 선발 경기에서 나왔다.
1회를 삼자범퇴로 막은 원태인은 2회 초 선제점을 내줬다. 채은성의 안타, 문현빈의 2루타로 내준 1사 2·3루에서 정은원에게 중견수 희생플라이를 허용했다. 최재훈을 우익수 뜬공으로 처리해 추가실점은 막았다.
삼성은 2회 말 따라붙었다. 강민호가 좌측 담장을 훌쩍 넘기는 솔로포를 터트렸다. 올 시즌 10호 아치. 강민호는 역대 9번째 14시즌 연속 두자릿수 홈런 기록을 달성했다. 3회엔 1사 1루에서 호세 피렐라가 좌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때렸고, 이재현은 2루와 3루를 돌아 홈까지 내달렸다. 중견수 문현빈-유격수 이도윤-포수 최재훈으로 송구가 이어졌지만, 이재현이 먼저 도착했다. 2-1.
원태인은 씩씩하게 한 점 차 리드를 지켰다. 6회 2사 이후 채은성에게 볼넷을 내주긴 했지만, 삼성 벤치는 투구수 105개를 기록한 원태인을 교체하지 않았다. 원태인은 문현빈을 상대로 2루수 땅볼을 이끌어내 이닝을 매조졌다. 삼성 팬들의 뜨거운 박수에 원태인은 모자를 벗고 고개숙여 인사했다.
삼성 불펜진은 한 점 차 리드를 끝까지 지켜냈다. 7회 양창섭, 8회 좌완 이승현이 차례로 등판해 무실점했다. 9회에 나온 마무리 오승환은 세 타자를 깔끔하게 막고 시즌 10세이브를 올렸다. 중견수 김현준이 두 차례 호수비로 오승환을 도왔다.
원태인은 "연패든, 연승이든 경기를 준비하는 마음은 같다. 아무래도 분위기가 좋지 않으니까 전환점을 만들고 싶었다. 코치님과 포수 강민호 형에게 '제가 연패를 끊겠습니다'라고 말을 하고 등판했다. 스스로 책임감을 가져서 좋은 투구가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투타 밸런스가 안 좋은데, 맞추려면 선발투수가 잘 해야 한다. '한 점도 주지 말자'는 생각으로 올라갔는데, 먼저 1점을 줬다. 민호 형이 홈런을 쳐줘서 0-0이란 마음으로 던졌다. 불펜투수들을 믿었다. 현준이가 좋은 수비로 1점 차를 지킬 수 있어서 고맙다"고 덧붙였다.
삼성은 최근 최하위에 머무르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원태인은 "선수들이 너무 스트레스를 받지 말고, 한 경기 졌다고 상심하지 말자고 했다. 선수들도 주말 시리즈 홈 경기라 스윕을 당하고 싶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번 주에만 14이닝을 소화한 원태인은 "솔직히 날이 더워져서 힘들었다. 경기 전 몸 풀 때도 힘들었다. 코치님도 변화구를 많이 쓰면서 '맞춰 잡자'고 조언을 해주셨다. 너무 힘으로 붙지 않고, 강약조절을 해서 잘 넘어갈 수 있었던 것 같다"고 했다.
대구 출신 원태인은 누구보다 팀에 대한 애정이 강하다. 팬들에게 고마운 마음도 자주 표현한다. 원태인은 "너무 안 좋은 성적을 내고 있는데도, 많이 찾아주셔서 잘 던지고 싶었다. 내 이름을 연호해주셔서 보답하는 의미로 인사를 했다. 잘 던졌을 때 응원 소리를 들으려고, 열심히 하고 있다"고 웃었다.
원태인과 호흡을 맞춰 승리를 이끈 강민호는 "홈런보다도 팀이 후반에 갈수록 추가 실점을 많이 했기 때문에 어떻게든 점수를 안 주려고 노력을 했던 게 팀에 좋은 결과를 가져다준 것 같다. 포수 최다 홈런은 올 시즌 안에 깰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한 게임 한 게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대구=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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