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검사 탄핵’ 청원 5만명 넘었지만…망설이는 민주당

하수영 2023. 7. 2.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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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뉴스1

더불어민주당 청원 게시판에 게시된 ‘검사 탄핵 요구’ 청원이 5만명 이상의 동의를 받았다. 당의 공식 답변을 받을 수 있는 요건을 한 달 만에 충족한 것. 이에 민주당, 특히 지도부에서 어떤 움직임을 보일지 주목된다.

지난달 1일 청원 게시판에는 '김용민 의원님이 진행하는 검사 탄핵 발의안에 힘 좀 실어줍시다'라는 제목의 청원이 게시됐다. 지난 1일 종료된 이 청원은 총 5만 5275명의 동의를 얻었다.

청원 게시자는 청원 취지에서 "김용민 의원님이 의총에서 검사 탄핵 얘기를 자주 말씀하신다고 들었는데 왜 민주당 의원님들이 동참을 안해주시는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이어 "검사독재정권인 지금 시기에 민주당 국회의원님들이 위법, 비리검사들을 탄핵시켜 주셔야 검사들이 조금이라도 국회, 국민들 눈치를 보며 증거 조작을 덜하고 위법을 덜 저지르지 않겠나"라고 주장했다.

게시자는 또 "검사 탄핵사유에 해당하는 확실한 검사들이 몇 분 있다는 얘기를 김용민 의원님이 하고 계신다"며 "검사탄핵 발의하는데 100명이상의 국회의원이 동참해야 가능하다고 하니, 잘 싸우고 계신 김용민 의원님의 검사탄핵 발의안에 민주당 의원님들이 동참해서 민주당이 싸우는 모습을 보여 달라"고 촉구했다.

더불어민주당 내 강성 친명 초선의원 모임인 '처럼회' 소속 김용민 의원이 주도하는 검사탄핵안 발의에 동참해 달라는 민주당 게시판 청원이 5만명을 돌파했다. 사진 더불어민주당 청원게시판 캡처


민주당에선 '처럼회' 소속 김용민 의원이 주도해 검사 탄핵 소추안 발의를 준비 중이다. 처럼회는 강성 친명 성향의 초선 의원들의 모임이다.

탄핵 대상은 ‘간첩 조작 사건’ 피해자 유우성씨를 이른바 ‘보복 기소’한 검사 1명, 라임 사건의 주범인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으로부터 접대를 받은 검사 3명 등 총 4명이다.

헌법상 검사 탄핵 소추안은 국회 재적의원 3분의 1 이상이 발의에 참여하므로, 최소 국회의원 100명의 동참이 필요하다. 이 때문에 청원 종료를 앞두고 이재명 대표의 팬카페인 '재명이네 마을'에서 열띤 '독려 캠페인'이 벌어지기도 했다.

김용민 의원실에 따르면, 현재 검사 탄핵 소추안에 이름을 올린 의원은 60여명 정도다. 김 의원은 지난달 5일 "탄핵에 동참해 달라"며 각 의원실에 편지를 보내기도 했다.

조정식 더불어민주당 사무총장이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지도부는 소극적인데…송영길 "혁신의 핵심이 검사탄핵"

민주당 내에서조차 검사 탄핵안 발의 요건인 100명을 채우지 못하고 있는 이유로는 당 내에서 정반대의 분위기가 감지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일단 당 지도부가 소극적이다. 이재명 대표와 최고위원들, 당 검찰독재정치탄압대책위 등이 연일 검찰 수사가 정치적이고 편파적이라 비판하고 있지만 검사 탄핵은 언급하고 있지 않다.

조정식 민주당 사무총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검사 탄핵안 추진 계획에 대한 질문을 받고 "무소불위 검사 권력을 이용한 국민의 이권 침해나 조작 수사 이런 게 충분히 있었다는 사실이 확인되고 있다. 반드시 민주당이 짚고 넘어갈 것"이라면서도 "이게 검사 탄핵 형태로 될지는 당내 여러 의원 이야기를 들어가며 좀 더 검토해봐야 한다"고 하면서 조심스러운 입장을 취했다.

반면 ‘전당대회 돈 봉투 살포 의혹’ 사건으로 검찰 수사 선상에 올라있는 송영길 전 대표는 여러 언론 인터뷰에서 연일 검사 탄핵을 주장하고 있다. 송 전 대표는 지난달 29일 B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민주당 혁신의 핵심은 검사 탄핵 소추”라고 재차 말했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 강성 지지층은 연일 지도부의 참여를 요구 중이다.

민주당 권리당원 게시판에도 검사 탄핵을 요구하는 글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강성 지지층은 "검사탄핵안에 동의하지 않은 의원 명단을 공개해야 한다", "이재명 대표가 나서라. 비명계 눈치 그만 보라"면서 당 지도부와 민주당 의원들의 동참을 촉구하고 있다.

하수영 기자 ha.su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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