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M 아닌 MIN-JAE”…김민재 맞이 앞둔 독일 매체, 한국인 이름 공부 중

김우중 2023. 7. 2.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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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바이에른 뮌헨행이 임박한 김민재에 대한 독일 현지 매체의 관심이 뜨겁다. 이번에는 김민재와 손흥민의 이름 표기법에 대한 설명을 실은 보도까지 나왔다. 사진은 지난 3월 콜롬비아와의 A매치 당시 골을 넣은 뒤 포옹하는 손흥민과 김민재의 모습. 울산=정시종 기자 capa@edaily.co.kr /2023.03.24.
김민재가 바이에른 유니폼을 입은 합성 사진. 사진=바이에른 데일리


‘철기둥’ 김민재(26)의 몸은 한국에 있지만, 벌써 독일 언론들은 그를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다. 최근 현지 매체에선 김민재의 이름을 읽는 방법까지 보도됐다.

독일 스포르트1은 2일(한국시간) ‘바이에른 뮌헨의 새 선수의 이름, 철자는 무엇인가’라는 제목의 보도를 전했다. 매체는 “김민재는 다음 주에 뮌헨으로 합류할 예정”이라면서 “그의 이름 철자는 한 가지로만 읽히지 않는다”고 운을 뗐다. 이어 독일권에서는 ‘민재김’으로 알려져 있으나, 한국과 독일의 이름 구조가 다르다는 점을 지적했다. 한국에서는 성이 앞에 오고, 이름이 뒤로 간다는 사실을 전한 것이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이 28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우루과이를 상대로 평가전을 가졌다. 김민재가 헤더로 상대볼을 걷어내고 있다. 상암=김민규 기자 mgkim1@edaily.co.kr /2023.03.28/
손흥민은 자신의 유니폼에 이름 대신 성을 마킹했다. 사진은 지난 2014년 레버쿠젠에서 활약할 당시 손흥민의 모습. 사진=게티이미지
손흥민은 자신의 유니폼에 이름 대신 성을 마킹했다. 사진=게티이미지
유럽 리그에 입성한 김민재는 자신의 유니폼에 이름을 마킹했다. 사진=게티이미지

매체는 이어 과거 함부르크, 바이엘 레버쿠젠에서 활약한 손흥민의 이름을 예로 들었다. 매체는 “손흥민의 이름은 ‘흥민 손’으로 알려져 있으나, 본명은 손흥민이다”면서 “그는 항상 자신의 유니폼에 ‘손’을 썼다. 반면 김민재의 경우 자신의 이름인 ‘민재’를 새겼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김은 이·박·최와 함께 한국 전체 성씨의 50%를 차지할 정도로 흔한 성씨”라는 내용을 덧붙이기도 했다.

독일 매체가 일찌감치 김민재 맞이를 준비하고 있다. 일찌감치 그의 뮌헨행이 성사됐다는 전제를 두고, 그의 표기법을 알렸기 때문이다.

지난 2022년 7월 튀르키예 페네르바체를 떠나 세리에 A 나폴리 유니폼을 입은 김민재는 생애 처음으로 유럽 5대 리그(잉글랜드·스페인·독일·이탈리아·프랑스) 무대에 발을 디뎠다. 입단 당시 저렴한 몸값과, 다소 변방인 튀르키예 리그에서 활약한 탓에 현지 팬들의 민심은 좋지 못했다. 특히 나폴리의 터줏대감으로 활약한 칼리두 쿨리발리의 대체 자원으로 영입된 만큼 김민재의 합류에 의심을 가진 여론이 많았다. 담배 브랜드인 ‘KIM’을 인용해 “KIM, 세 갑에 10유로(약 1만4000원)”이라는 냉소 섞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세리에A 2022-2023시즌 최우수 수비수상을 수상한 ‘철벽 수비수’ 김민재(나폴리)가 6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김민재가 트로피를 들고 입국장을 나서고 있다. 한편 김민재는 15일 기초군사훈련을 받기위해 육군훈련소에 입소할 예정이다. 인천공항=정시종 기자 capa@edaily.co.kr /2023.06.06.
2022~23 이탈리아 세리에 A 최우수 수비수 후보. 오른쪽부터 김민재, 테오 에르난데스, 조반니 디 로렌초. 사진=세리에 A 사무국
2022~23 이탈리아 세리에 A 최우수 수비수상을 받은 나폴리 김민재. 사진=세리에 A 사무국

하지만 김민재는 비난을 환호성으로 바꿨다. 그는 리그 38경기 중 35경기 2골 2도움을 올리며 팀의 핵심 선수로 활약했다. 골키퍼를 포함해도 팀 내 공식전 출전시간 4위를 기록하며 굳건한 1군으로 자리 잡았다. 팀은 사상 처음으로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8강 무대를 밟았으며, 33년 만의 스쿠데토(세리에 A 우승 트로피)를 품었다. 김민재는 등번호 3번을 달고 구단의 통산 3번째 스쿠데토와 함께 웃었다. 세리에 A 사무국이 선정한 2022~23 최우수 수비수상도 그의 몫이었다.

김민재를 향한 환호성은 이탈리아에만 머물지 않았다. 이미 여름 이적시장이 열리기도 전에 그를 향한 빅클럽들의 러브콜이 쏟아졌다. 당초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체스터 시티가 김민재 영입 레이스에 참전을 선언했다. 맨체스터를 대표하는 두 팀의 관심에, 김민재의 선택이 어디로 갈지 팬들의 관심이 쏠렸다.

특히 김민재에게 상대적으로 저렴한 이적 허용 금액(바이아웃) 조항이 걸려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적설은 더욱 들끓었다. 현지 매체 보도를 종합하면 김민재에게 걸린 바이아웃 조항은 7월 1일부터 2주간 유효한 데, 단 5000만 유로(약 720억원)에 불과하다는 사실이 전해졌다. 당초 그가 나폴리와 2025년까지 계약을 맺은 상태임에도, 헐값에 팀을 떠날 기회를 잡은 셈이다. 2022~23시즌이 끝난 뒤 유럽 축구 통계 매체 트랜스퍼마르크트가 책정한 김민재의 몸값은 6000만 유로(약 860억원)에 달한다. 

하지만 맨유는 최근 구단 인수 협상이 더뎌지면서 이적시장 활동에 제동이 걸렸다. 맨시티는 여러 후보군을 저울질하던 중, 요슈코 그바르디올(RB라이프치히) 영입 레이스에도 참전하며 김민재와 다소 거리가 멀어졌다.

이때 새롭게 등장한 구단은 뮌헨이었다. 천신만고 끝에 2022~23시즌 분데스리가 우승 트로피를 거머쥔 뮌헨은 새 시즌을 앞두고 수비진 개편을 천명했다. 특히 기존 수비 자원이었던 뤼카 에르난데스·뱅자맹 파바르와의 결별이 유력해지면서 선수 보강이 필요한 시점이었다. 또 토마스 투헬 뮌헨 감독은 기존 수비진들의 빌드업 플레이에 불만을 가졌다는 현지 매체 소식도 있었다. 맨유·맨시티의 경쟁이 다소 수그러지자, 김민재 영입 레이스에 참전한 뮌헨은 자연스럽게 폴 포지션(경주의 선두)을 차지했다. 과거 페네르바체 시절 김민재를 지도한 사령탑도 김민재의 뮌헨행에 힘을 실었다. 독일 빌트는 지난달 24일 비토르 페레이라 감독과의 인터뷰를 전했는데, 당시 페레이라 감독은 매체를 통해 “김민재는 뮌헨에서 팀의 스타가 될 것”이라는 믿음을 보여주기도 했다.

지난달 중순 트랜스퍼마르크트가 전망한 다음 시즌 바이에른 뮌헨의 베스트11. 김민재가 수비 라인에 포함됐다. 사진=트랜스퍼마르크트
지난 2021년 튀르키예 페네르바체 시절 비토르 페레이라 감독(왼쪽)과 김민재의 모습. 사진=김민재 SNS


쐐기를 박은 건 6월 말이었다. 유럽 축구계 이적시장에 능통한 파브리치오 로마노는 지난달 29일 자신의 소셜 미디어(SNS)를 통해 “뮌헨은 김민재와 최종 구두 합의를 마쳤다. 계약 기간은 5년이며, 남은 단계는 뮌헨의 이적 허용 금액(바이아웃) 지불”이라고 전했다. 동시에 그의 트레이드 마크인 ‘here we go’를 덧붙이기도 했다. 이는 실제 이적이 임박했을 때, 로마노 기자가 사용하는 표현이다. 


구두 합의까지 마친 김민재의 뮌헨 입성을 모두가 인정하는 분위기다. 축구 팬들은 수료식을 마친 뒤 새로운 유니폼과 함께 특유의 입단 포즈를 취할 김민재의 모습을 기대한다.

앞서 페네르바체, 나폴리 입단 당시 특유의 포즈를 취한 김민재의 모습. 사진=각 구단 SNS
최근 기초군사훈련을 이행 중인 김민재가 8중대 2소대 1분대 장병들과 함께 촬영을 한 모습. 사진=육군훈련소 홈페이지

 

김우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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