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놀 수 있을 때 놀고 볼 수 있을 때 보고 갈 수 있을 때 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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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하면, 대학 가면, 아이들 크면, 적금 타면, 바쁜 일 끝 나면, 명절 지나면, 봄이 오면, 연초 되면, 건강해지면, 살 빼면, 취직하면, 시험 끝나면, 연금 받으면, 이것만 끝나면 저것만 지나면, 이 비 그치면. 세상은 기다려주지 않는다.
나이를 먹어가는 건 때로 포기하고 내려놓는 일에 익숙해지는 일이다.
사는 일이 무겁고 버거운 이들에게, 이제 정리할 일만 남은 생이라 생각하던 이들에게도 '엉덩이 조금 가볍게 살아볼까?' 생각하게 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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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하면, 대학 가면, 아이들 크면, 적금 타면, 바쁜 일 끝 나면, 명절 지나면, 봄이 오면, 연초 되면, 건강해지면, 살 빼면, 취직하면, 시험 끝나면, 연금 받으면, 이것만 끝나면 저것만 지나면, 이 비 그치면…. 세상은 기다려주지 않는다. 계획은 계획대로 되지 않는다.
윤영미 에세이 ‘놀 수 있을 때 놀고 볼 수 있을 때 보고 갈 수 있을 때 가고’는 다음이 아니라 지금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저자는 궁금하면 바로 가보고, 보고 싶은 사람은 다음 주에 만날 약속이 있어도 오늘 또 본다. 농담인 듯 가볍게 건네는 말 같지만, 솔직 담백한 문장을 따라 읽다 보면 어느새 마음이 끌린다. 특유의 리드미컬하고 유쾌한 화법으로, 읽은 사람의 마음을 가볍게 한다.
나이를 먹어가는 건 때로 포기하고 내려놓는 일에 익숙해지는 일이다. 혼자만의 여행, 혼자서 살아보는 일, 시도해보지 않던 옷, 새로운 만남, 새로운 사랑. 아직 못다 해본 일들이 많지만 ’이 나이에 어떻게…’ 하는 숫자의 굴레에 갇혀, 타인의 시선이 두려워, 지레 포기하게 된다. 내 마음은 젊은 시절과 별반 다르지 않은데 나를 보는 남들의 시선이 달라진 것이 늙어가는 일이라 하지 않던가. 숫자가 무엇, 뜨거운 열정이 아직 마음 한편 묵직하게 자리하고 있는데 말이다.
그 열정을 숨기지 않고, 혹여 누군가 주책이라 말해도 욕 들을 각오로 당당히 행하는 사람. 저자 윤영미는 예순이 넘었지만 나는 여전히 너무 여자라고, 정신도 육체도 젊은 시절보다 더 풍요롭고 아름답다고, 호기심도 여전히 충만하다고 솔직하게 말하는 사람이다. ‘아무 일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생각으로 안 해본 일들, 죽을 때 후회하지 않으려고 다 해보고 살리라 마음먹었다. 그래서 홀로 집도 짓고 여행도 간다.
윤영미는 대한민국 60대 여성 중 가장 활발히 활동하는 방송인 중 한 명이다. TV 예능 프로그램은 물론 홈쇼핑, 지방 행사와 강연까지 대한민국 곳곳 그녀의 발길이 닿지 않는 곳이 없다. ‘생계형’ 방송인임을 자처하며 “나 좀 써주세요”, “나랑 일해요”를 끊임없이 어필하는 모습은 우아하게 폼잡는 기존 아나운서들의 이미지와는 확연히 다르다.
저자는 이렇게까지 솔직해도 되나 싶을 정도로 가식 없는 말들을 풀어놓았다. 방송을 통해 ‘이미 다 안다’고 생각했던 방송인 윤영미의 반전 매력이 책장마다 가득하다. 나이가 느껴지지 않는 젊은 에너지, 가식 없는 솔직함, 쿨한 사유, 늘 웃게 만드는 유쾌함까지. 읽을수록 ‘닮고 싶은 언니’ 윤영미의 매력에 빠져들게 된다. 사는 일이 무겁고 버거운 이들에게, 이제 정리할 일만 남은 생이라 생각하던 이들에게도 ‘엉덩이 조금 가볍게 살아볼까?’ 생각하게 하는 책이다. (사진=몽스북)
윤영미 지음. 몽스북. 1만6천800원
김지훈 기자 da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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