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혁신의 핵심은 도덕성과 당내 민주주의 회복"…호남서 '이재명 체제' 일침
2박3일 호남 순회 마치며 '목소리' 내
이달 중 봉하·평산마을 방문 계획도
장외 여론전, '李 체제' 부담 커질 듯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호남 순회' 도중 민주당의 혁신 필요성과 방향성을 제시했다. 현 정부의 폭주에도 제1야당인 민주당이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며, 혁신의 핵심은 도덕성 회복과 당내 민주주의 활성화가 돼야 한다고 규정한 것이다. '사법 리스크'와 '개딸 폭주' 이중고를 겪고 있는 '이재명 체제'를 향해 일침을 가한 셈이라 향후 파장이 주목된다.
이낙연 전 대표는 2일 광주 국립 5·18민주묘지와 망월동 묘역을 잇따라 참배했다. 1년간의 미국 외유를 마치고 지난달 24일 귀국한 이 전 대표는 지난달 30일부터 고향이자 선친의 묘소가 있는 전남 영광부터 시작해 '호남의 심장' 광주까지 2박 3일 일정의 호남 순회를 이어가고 있다.
이날 참배에는 이 전 대표의 지역구를 물려받은 이개호 민주당 의원을 비롯한 친이낙연계 호남 인사 100여 명이 동행해 장관을 이뤘다. 이 전 대표는 조문록에 '오월 영령들이시어, 지혜와 용기를 주소서. 힘겨운 국민들을 굽어 살피소서'라고 적으며 의지를 다졌다.
참배를 마친 이낙연 전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정부가 무엄한데다 폭주하고 있는 이럴 때일수록 민주당이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하나 많이 미흡하다"며 "당이 진정한 혁신을 통해 국민의 신뢰를 되찾고 희망을 드릴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진정한 혁신'의 방향에 대해서는 "혁신은 당의 눈높이가 아니라 국민의 눈높이에 맞춰 이뤄져야 한다"며 "혁신의 핵심은 도덕성 회복과 당내 민주주의 활성화"라고 단언했다.
도덕성 회복은 이재명 대표의 '사법 리스크'로부터 비롯된 체포동의안 부결과 '방탄 국회' 논란, 또 친명계인 김남국 의원의 '코인 의혹' 등으로부터 당이 자유로워져야 한다는 점을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당내 민주주의 활성화는 이재명 대표의 맹목적 극성 지지층인 이른바 '개딸'들의 이 대표 우상화와 개인숭배, 이른바 '수박 색출' 등 다양한 목소리를 억압하는 행태 등을 꼬집은 것으로 관측된다.
민주당 핵심 지지 기반인 호남에서
'이재명 체제' 실망감 감지 경고도
"지역민들, 민주당에 대한 실망감
지역민들 얘기 전달하는게 내 임무"
2박 3일 간의 호남 순회를 마친 이낙연 전 대표는 민주당의 핵심 지지 기반인 호남에서 '이재명 체제'에 대한 실망감이 감지됐다고도 말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호남의 민심 이반 가능성을 경고한 셈이다.
이 전 대표는 "지역민들의 절망과 화, 기대를 걸었던 민주당에 대한 실망감이 느껴졌다"며 "귀국 이후 처음으로 정부와 당에 대해 이야기한 것은 (호남) 지역민들이 내게 해준 이야기이며, 이를 전달하는 게 (나의) 임무"라고 밝혔다.
실제로 데일리안이 여론조사공정㈜에 의뢰해 지난달 26~27일 내년 총선에서 지역구 투표를 어느 정당 후보에 할 것인지 설문한 결과, 광주·전남북에서 무소속 및 기타 정당 후보에게 투표하겠다는 응답 비율이 가장 높았다.
광주·전남북에서의 지지율은 민주당 후보 45.5%, 국민의힘 후보 26.4%, 무소속 후보 10.9%, 기타 정당 후보 8.5%, 정의당 후보 2.6% 순으로 나타났다. 무소속 후보의 지지율이 10%선을 넘게 나온 권역은 광주·전남북이 유일하며, 기타 정당 후보가 5%선을 넘은 곳도 광주·전남북 뿐이다. 정의당 후보까지 합하면 이른바 '제3지대 후보'의 지지율이 22.0%에 달한 셈이다.
이를 놓고 호남 지역민들이 민주당 '이재명 체제'에 실망했지만 그렇다고 차마 현 정부·여당을 지지할 수도 없어 지지세가 '제3지대'로 이동하고 있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이낙연 전 대표는 이날 2박 3일 간의 호남 순회를 마친 뒤, 조만간 경남으로 향해 김해 봉하마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고 양산 평산마을 문재인 전 대통령을 예방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의 회동은 기약이 없는 상황이다.
친명계 인사들의 직·간접적인 압박과 성화에도 불구하고 이 전 대표가 이 대표와의 회동을 제쳐둔 채, 지방을 돌며 장외에서 민주당의 혁신 필요성과 방향을 제시하는 것만으로도 '이재명 체제'에 적지 않은 부담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와 관련, 이낙연 전 대표는 자신의 '역할론'과 관련해 "현 단계로서는 이같은 말을 하는 것이 나의 역할"이라고 여운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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