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아니면 폭우…이번 주에도 계속되는 ‘홍길동 장마’
찌는 듯이 덥다가 폭우가 쏟아지는 변덕스러운 날씨가 당분간 이어진다고 기상청이 전망했다.
2일 기상청은 “2일에 이어 3일에도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 특보가 발효될 전망”이라며 “야외 근무자들은 온열질환에 걸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번 주 전국 낮 최고 기온이 30도로 평년 기온(28.5도)을 웃도는 가운데 최근 내린 장맛비 탓에 습도도 높은 탓이다. 기상청은 하루 최고 체감기온이 이틀 연속 33도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될 때 폭염 특보를 발령한다.
기상청은 같은 기간 제주도와 전라남도 해안 지역에 대해서는 ‘비 피해 주의보’를 울렸다. 장마전선(정체전선)의 영향으로 제주도는 30~100㎜, 전남 해안은 70㎜ 이상의 강수량이 예상된다. 제주도에는 2일 밤부터 3일 새벽 사이 시간당 30~60㎜, 3일 새벽 전남 해안에는 시간당 20~40㎜의 강한 비가 집중될 전망이다. 박정민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저기압의 발달 여부에 따라 강수량이 더 증가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3일 경남지역과 전라권 내륙에도 비 또는 산발적인 소나기가 내릴 전망이다. 기상청은 “비 또는 소나기가 오는 지역은 돌풍과 천둥·번개도 주의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4일에는 전국에 장맛비가 내리기 시작해 5일 오전 그칠 전망이다. 박 예보분석관은 “특히 중부지방은 4일 밤부터 5일 새벽 사이 시간당 50㎜ 이상의 물폭탄이 쏟아질 수 있어 밤 사이 저지대와 하천변 침수, 산사태 등을 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는 중국 내륙에서 발달한 저기압이 북상한 장마전선과 서해상에서 만나 비구름이 강해진 탓이라고 기상청은 설명했다.
동해 번쩍 서해 번쩍…‘홍길동 장마’ 지속
실제 장마가 시작된 지난달 25일 이후 한반도에는 지역별 편차가 큰 국지성 호우가 계속 나타났다. 비가 집중된 지역에서 측정된 시간당 강수량은 태풍 수준이었다. 26일 충청북도 충주시 노은면에는 시간당 68.5㎜, 27일 남해안 지역에는 시간당 74.5㎜, 28일 전라북도 고창군 심원면에는 시간당 62㎜, 29일 충청남도 서산시에는 61.2㎜의 폭우가 쏟아졌다. 기상청은 시간당 30㎜ 이상의 비를 ‘매우 강한 비’로 분류한다. 여기부터 물통으로 퍼붓는 듯한 수준의 비가 내린다. 시간당 60㎜ 이상은 태풍급 비로 분류된다.
기상청은 “기온이 높은 여름철에는 열과 수증기로 인해 대기에 에너지가 풍부한 상태”라며 “여기에 트리거(사건의 발단이 되는 요소)가 발생하면 강수량도 많지만, 강수의 강도도 매우 강해진다”고 설명했다.
“기후변화로 기온 올라…대기 불안정 심화”
중기예보에 따르면 장마전선은 이번주 대부분의 지역에는 폭염이 발생하다 주말쯤 장마전선이 다시 북상해 비를 뿌릴 전망이다. 기상청은 “이미 많은 비로 지반이 약화된 지역이 많은 만큼 앞으로 강한 비가 쏟아질 때 산사태, 비탈면 붕괴, 토사유출이 발생할 수 있다”며 “또 순식간에 물이 불어날 수 있는 계곡, 하천변, 저지대는 침수에 대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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