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친박' 최경환, 이준석 불러 만찬…"보수 연합군" 강조했다
과거 친박계 좌장이었던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가 지난달 30일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를 만났다. 중앙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두 사람은 지난달 30일 서울 강남의 식당에서 2시간 30분 동안 만찬을 했다. 당 내에서 이준석계로 분류되는 김용태 전 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 이기인 경기도의원과 안철수계로 분류되는 구혁모 전 국민의힘 혁신위원도 자리했다. 최 전 부총리가 이 전 대표에게 먼저 저녁식사를 제안했고, 이 전 대표가 당내 청년정치인과 동행하면서 회동이 성사됐다고 한다.
이 자리에서 최 전 부총리는 ‘보수 연합군’을 언급하며 내년 4·10총선에서 승리하기 위한 방안으로 보수 대통합을 강조했다고 한 참석자는 전했다. 최 전 부총리가 “나경원·안철수·유승민·이준석은 물론 박근혜 전 대통령까지 모두 힘을 합쳐야 총선에서 이길 수 있다. 지난 대선에서 연합군처럼 힘을 합쳐도 0.7%포인트밖에 못 이기지 않았나. 서로를 적대시하면 안된다”는 취지의 말을 했다는 것이다.
최 전 부총리는 “청년 정치인이 당내에 많이 들어와 당에 활력이 돼야 하는데 걱정”이라며 이 전 대표 등에게 '지속적인 도전'을 당부했다 한다. 또 1995년 재정경제원 서기관 시절 영국 런던 파견근무를 떠올리며 “영국은 보수정당이 어려울 때마다 젊은 보수 인사들이 영국의 발전을 이끌어왔다. 이 전 대표도 지금 상황을 지혜롭게 헤쳐나가 지금보다 더 큰 정치인 돼 달라”고 했고, 이에 이 전 대표도 잘 알겠다고 화답했다고 참석자가 전했다. 이 전 대표는 2012년 ‘박근혜 키즈’로 정치권에 발을 들인 뒤 최 전 부총리와 가까운 관계를 유지해왔다.
정치권에선 최 전 부총리가 내년 총선에서 고향인 경북 경산에서 출마할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그는 이곳에서 17대 국회부터 내리 4선을 했다. 그러나 그는 2019년 국정원 특활비 상납 사건으로 구속된 뒤 뇌물죄로 징역 5년을 확정받으며 당원 자격이 상실된 상태다. 국민의힘 소속으로 출마하려면 당원권 회복이 우선이다. 이 전 대표도 내년 1월에야 당원권 정지 징계가 풀린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사고 당원협의회(당협) 위원장을 공모하며 이 전 대표의 지역구인 서울 노원병은 공석으로 두기로 결정했다.
국민의힘 주류에선 이번 회동에 대해 불편한 심기가 읽힌다. 익명을 원한 친윤계 인사는 "이런 회동 자체가 당 내부를 흔들 수 있다. 자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이 전 대표는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이번 회동에 대해 “편하게 식사를 하는 자리였다”며 말을 아꼈다.
김다영 기자 kim.d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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