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와 비교하면 지금은 천국”… 에어컨·쿨링포그로 폭염나는 돈의동 쪽방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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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한 명 지나기 힘든 좁은 골목 곳곳에 쿨링 포그가 숨 쉴 틈 없이 쏟아졌다.
사람 한 명 제대로 서 있기 어려운 좁은 건물 복도에는 예전에는 볼 수 없었던 시원한 에어컨 바람이 숨통을 트이게 했다.
낡은 건물 구조상 여전히 에어컨 혜택을 볼 수 없는 주민이 30여명이 넘는데 과밀 상황이 깊어지기 전 에어컨을 완비하려 하는 것이다.
에어컨이 켜진 건물에서 나온 한 50대 주민은 "불과 몇 년 전과 달리 한여름에 에어컨 바람을 쐬니 천국과 다름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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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 취약분야 지원 크게 늘려
사람 한 명 지나기 힘든 좁은 골목 곳곳에 쿨링 포그가 숨 쉴 틈 없이 쏟아졌다. 사람 한 명 제대로 서 있기 어려운 좁은 건물 복도에는 예전에는 볼 수 없었던 시원한 에어컨 바람이 숨통을 트이게 했다.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 특보가 발효 중인 2일 찾은 서울 종로구 돈의동 쪽방촌에선 한여름 주거 약자의 생존을 돕기 위한 정부의 총력전이 벌어지고 있었다.
장마가 잠시 소강상태로 접어들면서 폭염과 습기가 만난 탓에 쪽방촌은 흡사 습식 사우나를 방불케 했다. 과거 같으면 안전은 생각지도 못한 채 모든 문을 열어두고 있을 터였지만 이날엔 현관이 굳게 닫힌 건물이 많았다. 대신 외부에 철제 창을 억지로 붙힌 뒤 올려놓은 에어컨 실외기 소음이 새어 나왔다. 서울시립 돈의동 쪽방상담소 최영민 소장은 “지난해 종로구 등 지원을 받아 28대, 서울시 지원으로 60대의 에어컨을 쪽방 건물에 설치했다”며 “올해 추가로 7대를 더 설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창신동·남대문·서울역·영등포와 함께 서울 5대 쪽방구역인 돈의동은 개발 계획이 없는 유일한 곳이다. 주변 빌딩으로 둘러싸인 약 3300㎡(1000평) 대지에 84개동, 730여개의 쪽방이 있고 500여명의 주민이 산다. 나머지 4개 구역의 개발이 진행되면 밀려난 주민을 돈의동이 블랙홀처럼 흡수할 가능성이 있다. 낡은 건물 구조상 여전히 에어컨 혜택을 볼 수 없는 주민이 30여명이 넘는데 과밀 상황이 깊어지기 전 에어컨을 완비하려 하는 것이다.
건물 구조가 복잡하고 내부가 좁아 에어컨은 건물에 1~2대씩 밖에 설치하지 못했다. 대신 건물 입구, 옥상 계단 등에 설치한 뒤 서큘레이터로 찬 바람을 내부로 전달한다. 그럼 주민들은 비좁은 쪽방 문을 살짝 열어 찬바람을 맞는다.
에어컨이 켜진 건물에서 나온 한 50대 주민은 “불과 몇 년 전과 달리 한여름에 에어컨 바람을 쐬니 천국과 다름없다”고 말했다. 한 60대 주민은 “쿨링 포그가 없었을 때는 그늘에 앉아 있어도 숨이 턱턱 막혔다. 지금은 생각보다 시원해 자주 나와있는다”고 말했다. 최 소장은 “에어컨 전기료 등은 모두 시에서 지원해줘 건물주가 부담하는 비용은 없다”고 설명했다.
행안부는 여름 폭염이 예고되자 과거보다 한 달 빠른 지난 5월 8일 폭염대비를 위한 특별교부세를 각 지자체에 내려보냈다. 폭염 일수가 평년(1991~2020년) 11일에서 최근 10년간 14.3일로 늘어난 데다 폭염 시작일도 90년대 7월 11일에서 2010년대 7월 2일로 빨라지고 있어서다.
교부금액도 5년 평균 99억원에서 올해 124억원으로 25% 증액했다. 건설현장 노동자·논밭 작업자·취약계층을 3대 폭염 취약분야로 정하고 맞춤형 정책도 추진 중이다. 한창섭 행안부 차관은 이날 돈의동 쪽방촌을 찾아 “취약계층이 조금 더 나은 생활환경에서 무더위를 이겨낼 수 있도록 관계기관, 지자체와 함께 대책을 꼼꼼히 챙기겠다”고 말했다.
강준구 기자 eye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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