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민 2명중 1명 수돗물 먹게"…4조 투입해 서울 ‘물맛’ 잡는다
서울시가 한강 물을 정수해 가정으로 공급하는 수돗물 ‘아리수’를 지금보다 더 깨끗하게 정수한다. 4조원 이상을 투입해 ‘물맛’을 잡겠다는 생각이다.
2일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시 상수도사업본부는 ‘서울시 상수도 종합계획 2040 아리수 2.0’을 수립하고 핵심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에따라 노후 정수장 증설·현대화, 상수도관 교체 등에 오는 2040년까지 약 4조3229억원을 투입한다.
서울시, ‘상수도 종합계획 2040’ 발표
우선 ‘서울형 초고도 정수 처리’ 모델을 새로 도입한다. 기존 정수 방식에 2개 공정을 추가한 모델이다. 구체적으로 공정 시작 단계에 오존 접촉지를 더하고, 정수처리 마지막 단계에 다른 기술(막여과·후여과)을 추가·적용한다. 오존 접촉지는 일반 약품으로 처리가 안 되는 미세한 불순물을 오존에 접속해 제거하기 위한 용도다.
이렇게 정수하면 극미량 냄새 물질을 제거할 수 있어 물맛이 좋아진다는 것이 서울시 설명이다. 또 유·무기물, 소형 생물을 효과적으로 처리할 수도 있다. 오는 2025년 경기도 하남시 광암아리수정수센터에 시범 도입한 후 나머지 5개 정수센터에도 차례로 사용할 예정이다.
정수장에서 가정으로 공급할 때 통과하는 경로(급수관)도 현대화한다. 깨끗한 수돗물을 가정까지 공급하기 위해서다. 지금까지 서울시는 시내 급수관 교체 대상(56만5000가구) 중 90%(50만6000가구)정도 급수관을 교체했다. 2026년까지 누수 우려가 높은 상수도관 254㎞를 우선 정비하고, 상수도관 3160㎞ 구간은 로봇 등을 활용해 주기적으로 세척한다.
고강도 소재를 활용한 상수도관은 내년부터 시범 도입한다. 시에 따르면 기존 상수도관은 교체 주기가 30~40년이지만 고강도 소재는 100년까지 사용할 수 있다.
급수관 바꾸고 ‘어린이 아리수’ 도입
정수장 용량을 증설하고 시설도 현대화한다. 정수 처리 시설 전체 용량을 하루 최대 415만t으로 확충하기 위해 2028년까지 광암·강북아리수정수센터를 증설한다. 30년 이상 된 시설(광암·암사·구의·영등포아리수정수센터)은 오는 2043년까지 7435억원을 투입해 차례로 정비할 계획이다.
정수센터에는 인공지능(AI) 기반 자동화 생산 공정을 도입한다. 정수 과정에서 수집한 빅데이터를 분석해 약품 주입량 등을 자동화하는 방식이다. 실시간 수질 자동감시 시스템은 기존 527개 지역에서 2026년까지 600개 지역으로 확대해 수질관리를 강화한다.
이밖에 200㎖ 종이 팩 용기를 활용한 어린이 전용 ‘아리수 한 모금’과 250㎖·355㎖ 알루미늄 캔 용기도 선보인다. 또 서울시민이 ‘먹는 물 아리수’를 체험할 기회를 확대 제공해 현재 36.5%인 아리수 음용률을 오는 2026년 50%까지 끌어올린다는 것이 서울시 계획이다.
유연식 서울시 상수도사업본부장은 “물은 1000만 서울 시민 건강과 직결한다. 향후 100년을 내다보고 건강하고 맛있는 물을 공급하겠다”고 말했다.
문희철 기자 report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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