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 더 받으시죠"…車사고 경상 한방치료 5년새 1900억→7400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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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사고 경상환자들이 보험사에 청구한 한방 '세트치료' 진료비가 5년 새 1900억원대에서 7400억원대로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 선임연구위원은 "한방진료의 주요 진료에 대한 개별적 규정은 마련되어 있지만 주요 진료의 병용 등 다양한 조합에 대해서는 자동차보험 진료수가에 반영된 심사기준이 없다"라며 "세트청구와 같은 복수 진료가 지속될 경우 가해자들의 피해자 진료에 대한 불만 제기가 늘어날 수 있어 이를 관리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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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늘고 환자 줄면서…'단가 올리기' 경쟁
자동차 사고 경상환자들이 보험사에 청구한 한방 '세트치료' 진료비가 5년 새 1900억원대에서 7400억원대로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환자 수는 줄어들고 진료기관은 증가하면서 '단가 올리기' 경쟁이 지속된 데다 진료수가 기준 제정이 없어 과잉진료가 지속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일 보험연구원은 2017년부터 2022년 기간 중 자동차보험 대인배상 진료비의 75%를 차지하는 상해 급수 9급 이하 피해자에게 보상한 진료수가 명세서 990여만 건을 분석한 '자동차보험 한방진료 세트청구 현황과 시사점' 보고서를 발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염좌나 타박상이 대부분인 상해급수 12~14급 경상환자의 한방 세트청구 규모는 2017년 1926억원에서 지난해 7440억원으로 연평균 31% 상승했다. 한의원과 한방병원에서 이뤄지는 '세트청구'는 침술?구술?부항?첩약?약침·추나요법 등 다수(대개 6종 이상) 처치가 하루(1회) 내원 환자에게 동시에 시행하고 보험사에 청구하는 행위를 뜻한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세트청구는 이미 '대세'였다. 상해급수 9~12급 환자들의 세트청구로 범위를 넓히면 2017년 2027억원에서 지난해 8027억원으로 네배 가까이 증가했다. 이미 전체 한방진료비의 절반 이상(54.8%)에 이르렀다. 지난해 기준 2022년 기준 두 가지 이하 복수 진료 비율은 2.24%에 불과할 정도다. 2017년 4.36%와 비교해도 절반 수준으로 내려간 것이다. 침술, 구술(뜸), 부항술 등 대표적인 진료 비율은 1% 미만으로 감소했다.
세트청구 중에서도 진료비 차이가 벌어졌다. 특히 3~5가지 복수 진료를 받은 이들과 6종 이상 세트청구를 한 이들의 건당 진료비는 1.66~2.16배가량 높았다. 전용식 보험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첩약 포함 여부에 따라 갈린 것"이라고 분석했다. 과도한 한약 처방이 추가되면서 진료비가 급등한 셈이다.
이처럼 세트청구가 늘어나는 배경으로는 우선 한방진료기관 증가가 꼽혔다. 공급자가 늘어나면서 경쟁이 심해지자 개별 진료기관들이 '단가'를 높이려는 모습이 나타났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한의원은 1만4549개, 한방병원은 564개로 집계됐다. 2017년 대비 각각 438개, 234개씩 증가했다. 반면 환자 수는 감소세다. 2018년 79만명에서 2020년 75만8000명으로 줄어들었다.
무엇보다 복수 진료에 대한 심사기준이 제한적인 점이 세트청구 증가의 핵심으로 꼽힌다. 제한적인 복수 진료에 대한 심사기준으로 인해 가해자(보험회사)가 한방진료 수가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고 있지만 진료수가 기준에는 반영되지 않아 세트청구가 늘어난다는 설명이다.
전 선임연구위원은 "한방진료의 주요 진료에 대한 개별적 규정은 마련되어 있지만 주요 진료의 병용 등 다양한 조합에 대해서는 자동차보험 진료수가에 반영된 심사기준이 없다"라며 "세트청구와 같은 복수 진료가 지속될 경우 가해자들의 피해자 진료에 대한 불만 제기가 늘어날 수 있어 이를 관리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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