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 논란' 김남국, 윤리자문위 징계 결론 못낸 이유
자문위 결론 내도 윤리특위-본회의 표결 거쳐야
가상자산 투자 의혹에 휩싸인 김남국 무소속 의원에 대한 국회 윤리심사자문위원회(윤리자문위) 징계 수위 의견 결정이 미뤄졌다. 김 의원이 제출하지 않은 전체 코인 거래내역에 대한 추가 검토가 필요해 판단이 어렵다는 것이다. 국민의힘은 김 의원이 윤리자문위 자료 제출 요청에 응하지 않은 점을 들어 최고 수준의 징계인 '제명'을 촉구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제명까지는 어렵다는 의견이 많다.
윤리자문위는 지난달 26일 오후 4차 회의를 열고 김 의원에 대한 징계 수위에 대해 논의했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유재풍 윤리자문위원장은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자료를 더 검토하고 (결론을) 내리기로 했다"며 "(가상자산) 거래내역이 중요한 의미가 있어서 지난번에도 자료를 요청했는데, 김 의원이 여러 사유로 내지 않았다. 다시 한번 낼 것을 촉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리자문위는 김 의원의 코인 거래내역을 추가로 확인한 후 징계안 수위를 논의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자문위는 윤리특위에 30일의 활동 기한을 요청할 예정이며, 다음 회의는 오는 3일 오후에 열린다.
김 의원은 윤리자문위 출석 및 자료 제출 등 요청에 성실히 응했다는 입장이다. 다만 징계사유가 구체적으로 특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징계 관련성과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전체 거래 내역을 제출하지 않은 것이며, 대신 국회법 개정안에 따른 가상자산 신고에는 응하겠다는 것이다.
김 의원은 지난달 27일 페이스북을 통해 "구체적인 사실이 명확히 특정되지도 않은 징계안과 언론에 나온 막연한 의심과 추측성 보도에 대해서 모두 소명했음에도 전체 거래내역을 모두 다 보겠다는 것은 징계안의 범위를 훨씬 넘어서는 일로써 일반적인 징계 절차에도 맞지 않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가상자산 거래내역은 국회의원 가상자산 신고 절차를 통하여 제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국회법 개정안 부칙에 따르면 현역 의원들은 5월30일까지의 가상자산 보유 현황 및 변동 내역을 6월30일까지 윤리자문위에 제출해야 한다.
국민의힘은 김 의원이 윤리자문위 자료 제출 요청에 협조하지 않은 점을 비판하며 그의 의원직 제명을 촉구하고 있다.
김병민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김 의원이 윤리자문위의 요청에 협조하지 않았기 때문에 징계 수위가 더 무거워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최고위원은 지난달 2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와 인터뷰에서 "자료 제출하지 않았으면 뭔가 자신 있고 떳떳하게 이야기할 수 없다는 방증 아닌가"라며 "이 정도로 협조하지 않았으면 윤리자문위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결정, 제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최고위원은 김 의원에 대한 징계안 결정이 늦어지면 윤리자문위 역시 책임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윤리자문위가 신속하게 정리하고, 이런 것 하나 제대로 결론 내지 못하고 시간 질질 끌게 되면 김 의원 면피성으로 시간 벌어주기에 지금 제1야당이 힘을 보태고 있다"며 "윤리자문위까지도 그런 내용에 대한 비판을 피해 가기 어려울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배준영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달 26일 오후 YTN 라디오 '신율의 뉴스 정면승부'와 인터뷰에서 "음주단속을 할 때도 측정을 거부하면 공무집행 방해로 가중 처벌받는다"며 "김 의원이 자료를 안 낸다는 것은 본인이 잘못했다는 것을 시인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최고 수위인 제명은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단 관측도 나온다. 윤리자문위가 의결한 징계안은 윤리특위 소위와 전체 회의를 거쳐 최종 징계 수위가 결정되는데, 이는 다시 국회 본회의에서 재적의원 과반 출석, 과반 찬성을 얻어야 한다.
윤리특위 징계는 ▲공개 회의에서의 경고 ▲공개 회의에서의 사과 ▲30일 이내의 출석정지 ▲제명 등 4단계로 나니는데, 이 중 최고 수준 징계인 제명은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과반 의석의 민주당이 반대하면 징계안이 무력화될 수도 있는 것이다.
징계안이 본회의 표결까지 가지 못할 수도 있다. 21대 국회 들어 윤리자문위에서 의결한 징계 건은 총 4건으로, 이 중 3건(박덕흠·이상직·윤미향 의원)이 제명 권고였다. 실형을 선고받아 의원직을 상실하고 징계안이 폐기된 이상직 전 의원을 제외하고, 박덕흠·윤미향 의원에 대한 징계안은 윤리특위 소위에 계류돼 처리되지 않고 있다.
박현주 기자 phj032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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