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10명 중 7명 "임금 인상보다 주 4일제"…돈보다 워라밸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주 4일제 부분 도입
이른바 ‘근로자의 꿈’으로 여겨지는 주 4일 근무제를 부분적으로 도입하는 기업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 가운데 대부분의 직장인은 임금 인상보다는 주 4일제 도입을 더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일 뉴시스는 “인크루트에 의뢰해 직장인 1148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 92.7%는 현재 자신이 다니고 있는 회사에 주 4일제 도입을 찬성한다고 답했다”고 보도했다. 주 4일제를 반대한다는 답은 7.3%에 그쳤다.
이번 조사는 지난달 28~29일 인크루트 회원 1148명을 대상으로 온라인을 통해 진행됐다. 중소기업 소속이 56.1%로 가장 많았으며, 중견기업 14.9%, 대기업 11.0%, 영세기업 9.1%, 공공기관 8.9% 등의 순이었다.
응답자 연차는 신입부터 3년차까지가 44.3%로 가장 많았으며, 4~6년차 19.3%, 7~9년차 10.9%, 21년차 이상 8.0%, 10~12년차 6.9% 등의 순이었다. 조사 표본오차는 ±2.89%포인트에 95% 신뢰수준이다.
주 4일제 도입 찬성 이유로는 ‘충분한 휴식으로 인한 업무효율 및 생산성 개선’이 78.6%로 많았다. ‘워라밸 문화 정착’(67.3%), ‘자기계발 시간 증가로 업무능력 향상’(42.2%)이라는 대답이 그 뒤를 이었다.
특히 임금 인상 폭이 줄거나 동결, 또는 복지가 축소될 가능성을 전제로 한 주 4일제 도입 여부에 대한 질문에는 찬성이 67.8%, 반대가 32.2%였다. 즉, 상당수 직장인은 돈보다는 ‘워라밸’을 추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주 4일제 도입에 반대하는 이유로는 ‘급여 상승 폭이 줄거나 삭감 가능성이 커짐’이 61.4%로 가장 많았다. ‘업무 능력 저하’(34.9%), ‘야근 증가 등 워라밸 불균형 심화’(32.5%), ‘형평성 결여’(31.3%)도 있었다.
현재 자신의 회사가 주 4일제를 적용 중이라는 응답은 1.7%에 그쳤다. 주 4.5일제 또는 쉬는 금요일 제도, 격주 4일제 등 부분적으로 주 4일제를 적용한다는 대답은 3.5%였다. 주 5일제 또는 그 이상을 근무하고 있다는 답변은 무려 94.8%였다.
자신의 회사가 주 4일제 도입이 가능하냐는 질문에는 ‘가능하다’(49.9%)와 ‘불가능하다’(50.1%)가 비슷하게 나왔다. 불가능하다고 답한 이유로는 ‘대표 및 임원 등 결정권자가 주 4일제를 도입할 의향이 없다’가 41.1%로 가장 많았다. 그 다음으로는 ‘업종 특성상 주 4일제가 불가하다’가 32.7%로 많았다.
주 4일제 상호보완 방법으로는 ‘격주 4일제’가 32.0%로 가장 높은 응답률을 보였다. ‘주 4.5일제’도 22.5%의 지지를 얻었으며, 일정 근무시간을 채우면 언제든지 퇴근이 가능하도록 하는 ‘선택근무제’도 18.6%였다.
한편 기존의 주 4일제가 정보기술(IT) 기업이나 직원 수가 많지 않은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도입됐다면, 최근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대표 대기업들이 유사한 제도를 도입하기 시작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부터 월중 휴무제를 도입했다. 매달 월 필수 근무 시간(160~168시간)을 채운 직원은 월급날인 21일이 있는 주간의 금요일은 출근하지 않아도 된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3월부터 매월 3번째 금요일을 쉬는 ‘해피 프라이데이’ 제도를 운영 중이다. SK㈜와 SK텔레콤 등 SK그룹 내 다른 계열사들도 부분적으로 주 4일제를 시행하고 있다.
SK텔레콤은 2020년 1월 금요일에 일찍 퇴근하는 4.5일 근무제 방식인 ‘슈퍼 프라이데이’를 확장한 해피 프라이데이를 도입했다. 네트워크 관리, 고객센터, 유통망 운영 등에 필요한 최소 인력만 출근한다.
또 CJ ENM은 매주 금요일 오전 4시간 근무 이후 오후 4시간 근무는 자유롭게 외부활동을 할 수 있던 ‘비아이플러스(B.I+)’ 제도를 개편, 격주 금요일을 8시간씩 외부활동을 할 수 있는 ‘비아이플러스 데이’로 운영한다.
최승우 기자 loonytun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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