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사진 내려" 눈썹문신 학원 홍보글에 소송건 수강생[서초동 법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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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썹문신 시술법 수업을 들은 수강생이 미용 학원을 상대로 민사소송을 냈다.
학원이 동의 없이 자신의 사진을 인터넷 블로그에 올린 홍보글에 썼다는 것이다.
학원은 "A씨가 유튜브 영상 촬영에 동의했다. 따라서 캡처 사진을 블로그에 올리는 것에도 동의했다고 볼 수 있다"며 초상권 침해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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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썹문신 시술법 수업을 들은 수강생이 미용 학원을 상대로 민사소송을 냈다. 학원이 동의 없이 자신의 사진을 인터넷 블로그에 올린 홍보글에 썼다는 것이다.
앞서 A씨는 2020년 10월 학원에 300여만원을 내고 ‘반영구 화장’ 수업을 받았다. 학원은 홍보용 유튜브 동영상에 담길 수강 후기 인터뷰를 찍어 줄 수 있느냐고 했다.
A씨는 학원의 부탁을 들어줬다. 코로나19 확산 국면에서 마스크를 낀 채 인터뷰를 했다. 그런데 학원은 유튜브 영상에서 A씨가 나온 부분을 캡처해 실명과 함께 학원이 운영하는 인터넷 블로그에도 올렸다. A씨는 학원에 "게시물에서 이름을 지워달라"고 요구했고, 학원은 캡처 사진 일부를 모자이크 또는 흐림 처리했다. 이 홍보글은 2021년 1월부터 8월까지 게시됐다.
A씨는 "사진을 동의 없이 학원 블로그에 올려 초상권이 침해됐고 정신적 피해를 겪었다"며 사진 게재 금지 및 100만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학원은 "A씨가 유튜브 영상 촬영에 동의했다. 따라서 캡처 사진을 블로그에 올리는 것에도 동의했다고 볼 수 있다"며 초상권 침해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1심은 학원 측 주장이 맞는다고 봤다. 1심 재판부는 "얼굴과 이름이 모자이크 등으로 처리된 뒤엔 A씨를 식별할 수 없는 상태다. 초상권이 침해됐다고 보기 어렵다. 또한 유튜브 영상 촬영에 동의했다면, 블로그에 캡처 사진을 올리는 데도 동의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밝혔다. "A씨는 당초 ‘이름 삭제’만 요구하고 게시물 자체엔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고도 지적했다.
반면 2심은 A씨의 손을 들어줬다. 2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민사13부(재판장 문광섭)는 "동의 없이 블로그에 사진을 실명과 함께 7개월가량 그대로 게시했으므로, 정신적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며 학원이 A씨에게 70만원을 줘야 한다고 최근 판결했다.
우선 2심 재판부도 A씨가 영상 촬영에 동의했을 땐 블로그에 캡처 사진을 올리는 것 역시 묵시적으로 동의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어 "유튜브 영상 게시나 블로그 캡처 사진 게시 모두 궁극적으로는 예비 수강생들을 대상으로 한 학원 홍보 목적"이라며 "유튜브의 개방성과 전파력 등에 비춰 그곳에 게시될 인터뷰 영상 촬영에 응했다면, 캡처해 유사한 용도로 쓸 일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재판부는 "하지만 학원이 실명이 공개되는 방식의 편집 내용이나 공표 방법 등을 A씨에게 고지했거나 관련 동의를 받았다고 볼 자료가 없다"며 "A씨는 오히려 영상을 보고 ‘무서우니 이름을 삭제해달라’고 요청했다. 얼굴과 실명이 전부 공개되는 방식일 줄은 몰랐던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A씨는 수강생으로서 수동적으로 학원의 인터뷰 요청에 응한 것으로 보일 뿐이다. 촬영 대가로 별다른 급부를 받았다고 볼 사정도 없다"며 "상당 분량의 영상 중 일부로서 마스크를 쓴 수강생의 인터뷰 장면이 단순 게재된 것과 비교해, 그 수강생이 크게 등장한 장면을 하나의 사진으로 캡처하고 실명까지 기재한 뒤 설명 문구와 함께 블로그 등에 올리는 것은 당사자의 특정 내지 부각이란 면에선 그 프라이버시 및 인격권 차원의 영향이 더 클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대현 기자 kd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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