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콕!건강]조용하지만 치명적인 간경변증…"각종 합병증 원인"

이명환 2023. 7. 2.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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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의 손상으로 인해 발생하는 간경변증에 유의해야 한다는 조언이 의학계에서 나온다.

이처럼 간에 생긴 섬유화가 쌓여서 발생한 간경변증은 초기에는 대부분 무증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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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의 손상으로 인해 발생하는 간경변증에 유의해야 한다는 조언이 의학계에서 나온다. 초기에는 대부분 무증상을 보이다가 병세가 악화한 뒤에야 증상이 나타나는데, 치명적인 합병증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사진제공=고려대 안산병원]

고려대 안산병원에 따르면 간은 우리 몸의 '화학공장' 역할을 담당한다. 탄수화물과 지방, 호르몬, 비타민 및 무기질 대사에 관여하고 소화작용을 돕는 쓸개즙을 생산한다. 아울러 신체 내에서 합성되거나 외부로부터 유입되는 각종 독소를 해독하는 등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핵심 기관이기에 간 기능이 저하되면 여러 신체적 문제가 발생한다.

간경변증은 만성적인 염증 또는 손상으로 섬유화가 발생해 간의 형태가 울퉁불퉁해진 상태를 말한다. 이처럼 간에 생긴 섬유화가 쌓여서 발생한 간경변증은 초기에는 대부분 무증상이다. 병이 진행되고 나서야 비로소 쇠약감, 피로, 근경련, 체중 감소나 구역과 때때로 심한 구토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게다가 증상이 나타날 때쯤이면 간경변증이 악화한 상태이기의 정상 상태로의 회복은 매우 어렵다.

간경변증은 그 자체보다 황달, 복수, 위식도 정맥류와 출혈, 간성혼수 등 합병증이 문제가 된다. 특히 합병증 중 하나인 위식도 정맥류는 간으로 흘러가야 할 혈류가 제대로 간을 통과하지 못하는 증상을 나타낸다. 이로 인해 간문맥 혈관의 압력이 높아져 비장이 붓고 위와 식도의 정맥들이 팽창한다. 팽창 끝에 혈관이 파열되면 대량의 피를 토하거나 혈변을 보게 된다. 위식도 정맥류 출혈은 그 자체로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응급질환이다.

간경변증의 주요 원인은 B형 간염으로 전체의 약 70%를 차지한다. 그다음으로 지속적이고 과도한 음주, C형 간염이 원인이 된다. 이외에도 면역 체계에 이상이 생겨 자신의 간세포에 대한 자가항체가 생성되고 면역세포가 정상적인 간세포를 공격하는 자가면역 간 질환, 비만이나 당뇨병, 고지혈증으로 인한 비알코올성 지방간도 영향을 미친다.

간경변증의 진단은 과거 병력을 확인하고 혈액, 초음파, CT 검사 등을 통해 종합적으로 이뤄진다. 섬유화 정도 확인을 위해서는 조직검사가 원칙이다. 다만 출혈 및 감염에 대한 우려 탓에 최근에는 초음파를 이용한 '간 탄성도 검사'를 통해 통증과 출혈 없이 간 섬유화 진행 단계를 확인하는 추세다.

간경변증 치료의 목표는 섬유화의 진행을 막고 간 기능 저하를 최대한 늦추는 데 있다. 한번 굳어진 간을 되돌리기란 거의 불가능에 가깝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원인 질환을 치유하는 것이 중요하다. 만성 B형 간염과 만성 C형 간염은 약물을 통해 치료가 가능하며 금주와 함께 비타민과 무기질 보충으로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비만과 관련이 있기 때문에 체중조절도 필요하다. 합병증의 정도가 심해 생명을 위협할 수준이라면 간 이식을 고려한다.

정영걸 고려대 안산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간경변증은 완치의 개념이 없는 만성 질환이면서 장기적으로는 간암 발생의 위험도를 현저히 증가시키는 요인으로 예방과 조기진단이 필수적"이라며 "특히 간 질환의 경우 검증되지 않은 민간요법이나 건강보조식품 남용이 만연한데, 대부분은 간에 대사돼 오히려 독성을 유발하기 때문에 자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 교수는 이어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해서 장기간의 치료와 관리에 나서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당부했다.

고려대학교 안산병원 소화기내과 정영걸 교수. [사진제공=고려대 안산병원]

이명환 기자 lifehw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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