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전 4연패 참사' 막내들이 끊는다…21년 만의 우승 '결연한 의지'까지

김명석 2023. 7. 2.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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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C U-17 아시안컵 결승
2일 오후 9시 태국서 개최
최근 A대표팀·연령별 한일전
4경기 연속 0-3 완패 '수모'
한일전 참사 흐름 끊어내고
21년 만의 아시아 정상 도전
2023 AFC U-17 아시안컵 결승에 진출한 U-17 대표팀 선수들. 사진=AFC
대한민국 U-17 대표팀 선수들이 25일 태국과의 AFC U-17 아시안컵 8강 승리로 FIFA U-17 월드컵 진출권을 따낸 뒤 기뻐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운명의 날이 밝았다. 우승이 걸린 결승전 무대에서 ‘한일전’이 펼쳐진다. 

변성환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17세 이하(U-17) 대표팀이 2일 오후 9시(한국시간) 태국 빠툼타니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U-17 아시안컵 결승에서 일본과 격돌한다. 단 한 팀만 정상에 오를 수 있는 외나무다리에서 펼쳐지는 한일전이다.

여러 의미가 담긴 경기다. 한국은 이 대회에서 유독 우승과 인연이 많지 않았다. 2회 대회였던 1986년 대회, 그리고 2002년 대회 우승이 전부다. 마지막 우승 이후 결승만 두 차례 올랐으나 번번이 우승에 실패했다. 가장 최근 대회인 2018년 대회 땐 4강에 만족해야 했다. 21년 만의 아시아 정상 탈환은 지난해 1월 변성환호가 출범하면서 삼았던 가장 큰 목표이기도 하다. 이제 단 한 걸음만 남았다. 

한국축구 전반에 걸친 한일전 참사를 끊어낼 무대이기도 하다. 한국은 연령별 대표팀을 가리지 않고 최근 한일전에서 4경기 연속 0-3 완패를 당하고 있다. 2021년 A대표팀의 요코하마 참사를 시작으로 2022년 6월 U-16 대표팀 친선경기와 AFC U-23 아시안컵 8강, 7월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에서 잇따라 일본에 0-3으로 졌다. 한국축구의 굴욕적인 역사를 대표팀 막내들이 ‘우승’과 함께 설욕해야 할 경기다.

지난해 EAFF E-1 챔피언십에서 일본에 0-3으로 졌던 A대표팀. 사진=대한축구협회

변성환호도 최근 한일전 4연패 역사에 포함돼 있다. 이번 경기를 벼르고 있는 이유다. 지난해 일본 센다이에서 열린 인터내셔널 드림컵에서 0-3으로 졌다. 변성환호 출범 이후 5개월 만에 치른 경기라 많은 준비가 돼 있지 않았던 시기에 완패를 당했다. 당시 한일전 완패를 경험했던 선수들 상당수가 이번 대회에도 참가하고 있다. 변성환 감독이 대회 전부터 일본과의 결승전 매치업을 상상했던 것도 결승 무대에서의 ‘설욕 의지’가 깔려 있다.

물론 만만치는 않은 상대다. 일본은 디펜딩 챔피언이자 이 대회 최다 우승팀(3회)이다. 앞서 조별리그에서도 베트남을 4-0으로, 인도를 8-4로 완파하는 등 3경기에서 13골을 넣었다. 토너먼트에서도 호주를 3-1로, 이란을 3-0으로 잇따라 완파했다. 결승까지 향하는 5경기에서 무려 19골을 넣었다. 1985년 이 대회가 처음 시작한 이래 어느 팀도 이루지 못한 2연패에 도전하는 팀이다. 

그러나 변성환호 역시도 결승까지 오르는 과정에 거침이 없었다. 카타르를 6-1로, 아프가니스탄을 4-0으로 완파하는 등 조별리그 3경기에서 10골을 넣었다. 개최국 태국마저 4-1로 완파했고, 우즈베키스탄과의 4강에서도 1-0 승리를 거뒀다. 한국이 결승에 오른 건 9년 만이자 3개 대회 만이다. 최근 대회와 비교해 분위기가 크게 다르다는 의미다.

변성환 U-17 축구대표팀 감독. 사진=대한축구협회
2023 AFC U-17 아시안컵 결승 진출 확정 이후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는 U-17 대표팀 선수들. 사진=대한축구협회

특히 넘치는 자신감은 이번 결승 무대를 더욱 기대케 하는 요소다. 변성환 감독은 전날 공식 기자회견에서 “선수들의 컨디션은 앞선 8강, 4강보다 더 완벽하다. 누구를 우선 선발로 내세워야 할지 행복한 고민을 하고 있다”며 “대회 전에 상상했던 매치업이 성사됐다. 양 팀 다 멋진 승부로, 페어플레이와 좋은 경기력으로 멋있는 경기를 한 번 했으면 한다”고 밝혔다.

선수들의 의지도 결연하다. 우승이 걸린 결승 무대에서 마주한 일본을 꺾고 반드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겠다는 각오다. 임현섭(매탄고)은 “대회 오기 전부터 목표는 21년 만의 우승이었다. 결승전을 멋있게 마무리하고 싶다”며 “매일 미팅할 정도로 선수단 분위기가 좋다. 미팅에서 ‘우리가 한번 역사를 써보자’는 말을 많이 했다. 한마음으로 뭉쳐서 승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결연한 의지를 한일전 승리와 우승이라는 결실로 이뤄낼 일만 남았다.

김명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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