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노시환, 연일 맹타…"처음 느껴본 기분, 질 것 같지 않다"
한화 이글스 노시환(23)은 환하게 웃었다. 연일 장타를 터트리고 있는 노시환은 "처음 느껴보는 기분이다. 질 것 같지 않다"고 했다.
한화는 1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과의 경기에서 10-4로 이겼다. 시즌 초반 최하위에 머물면서, 멀어지는 것 같았던 가을 야구의 희망도 커졌다.
수훈갑은 단연 노시환이었다. 노시환은 4회 초 선두타자로 나와 삼성 선발 데이비드 뷰캐넌의 패스트볼을 받아쳐 동점 좌월 솔로포(시즌 16호)를 터트렸다. 5회에도 장쾌한 홈런을 터트렸다. 무사 1·2루에서 낮은 커브를 밀어 우측 담장을 넘겼다. 5-1을 만드는 스리런포.
연타석 홈런을 친 노시환은 최근 3경기에서 홈런 4개를 몰아치며 홈런 1위 최정(SSG·19개)을 2개 차로 추격했다. 노시환은 다음 타석에선 2루타를 때려내는 등 5타수 3안타(2홈런) 4타점 2득점 1볼넷을 기록했다. 타점(52개)도 5위에서 공동 2위까지 뛰어올랐다. OPS(장타율+출루율) 역시 최정에 이은 2위다.
노시환은 경기 뒤 "연습 때도, 타석에서도 좋은 타격감을 이어나가려고 하고 있다. 대구 구장도 크지 않는 등 운도 좋았다"고 말했다. 그는 "정말 잘 친 건 첫 번째 홈런이었다. 쉬운 코스가 아니었는데 노림수를 가져간 게 통했다. 두 번째 홈런은 쐐기를 박을 수 있어 만족스럽다"고 했다.
2018년 2차 1라운드 3순위로 입단한 노시환은 큰 기대를 모았다. 시즌 첫 해엔 부진했지만, 2019년엔 홈런 12개, 2020년엔 홈런 18개를 날렸다. 지난해엔 데뷔 후 가장 좋은 타율(0.281)을 기록했으나 홈런이 6개로 줄어 고민에 빠지기도 했다. 그러나 올해는 정확도(타율 0.317)와 장타력을 한꺼번에 잡았다.
노시환은 "하던 대로 계속 하다 보면 좋은 성적이 날 것 같다. 홈런 욕심 내지 않고 지금처럼 하려고 한다"며 "마음 같아선 전반기에 30개도 치고 싶다. 좋은 흐름 끊기지 않고 팀 승리에 도움을 주고 싶다"고 했다.
3루 수비도 돋보였다. 1회 말 무사 1루에서 삼성 2번 타자 안주형의 희생번트 때 전진 수비로 병살타를 이끌어냈다. 안주형이 1루 쪽으로 잘 댔지만, 노시환이 맹렬하게 달려 투수를 지난 곳까지 간 뒤 2루에 정확하게 송구한 덕분이었다. 유격수 이도윤도 2루에서 받자마자 1루로 뿌려 더블플레이를 완성했다. 노시환은 "100% 번트라는 사인을 벤치와 주고 받았다. 무조건 타자가 1루 쪽으로 댈 거라 생각해서 던지기 전부터 압박했다. 좋은 작전으로 병살을 만든 것 같다"고 했다.
한화는 이날 승리로 2005년 6월 이후 6953일 만의 8연승을 기록했다. 노시환은 "이런 기분 처음 느낀다. 5연승도 못해 봤는데…"라며 "붙으면 이길 것 같고, 지고 있어도 뒤집을 것 같다. 우리 투수들이 너무 좋아서 이기고 있으면, 뒤집힐 것 같지 않다. 이런 기운들이 뭉치니 계속 이길 수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오랫동안 승리에 목말랐던 한화 팬들은 대구구장을 많이 찾았다. 1루측에서 뜨거운 응원을 보낸 팬들을 본 노시환은 "대구에 이렇게 팬들이 많이 온 건 처음이다. 우리가 야구만 잘 하면 이렇게 많은 팬들이 응원하고, 좋아해준다는 걸 느꼈다. 더 야구를 잘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팬들이 원하는 가을 야구까지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도 했다"고 웃었다.
6월 중순까지만 해도 한화 타선은 무게감이 떨어졌다. 노시환, 채은성이 고군분투했지만 나머지 타자들이 아쉬웠다. 하지만 새 외국인 타자 닉 윌리엄스가 합류하면서 중심타선의 무게감이 확실히 올라갔다. 노시환은 "외국인 선수가 타순에 있는 것만으로도 상대에게 위압감을 주고, 볼 배합도 달라진다. 다이너마이트 타선이 구축되는 걸 느낀다. 못 쳐도 다음 타자들을 믿고 편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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