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개(滿開)를 꿈꾸는 ‘태윤’ 김태윤

윤민섭 2023. 7. 1. 2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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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CK 제공

광동 프릭스 ‘태윤’ 김태윤은 서머 시즌 초반 팀 부진의 원흉으로 지목됐다. 공격적인 스타일의 원거리 딜러인 그는 줄타기를 하다가 여러 번 미끄러졌다. 상대의 스킬에 허무하게 맞아서 데스를 당했다. 원거리 딜러의 죽음은 곧 광동의 오브젝트 전투 포기로 이어지곤 했다.

하지만 광동 내부적으로는 여전히 김태윤의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김대호 감독은 김태윤을 “‘페이즈’ 김수환과 같이 2000년생 이후 세대 중 새로운 흐름을 가져올 원거리 딜러 중 하나”라고 높게 평가했다. 더불어 그가 심리적 위축 때문에 연습실에서 보여줬던 재능을 LCK 아레나에서는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며 옹호했다.

그래서 1일 리브 샌드박스전은 광동과 김태윤에게 뜻깊은 경기다. 김태윤은 아펠리오스와 카이사로 각각 3킬 1데스 2어시스트, 11킬 7데스 12어시스트를 기록하며 팀의 승리를 견인했다. 솔로 라이너들에게 밀려 POG로 선정되진 못했지만, 충분히 그들과 비슷한 수준의 플레이를 펼쳤다. 김태윤이 깨부수고자 알에 올여름 처음으로 금이 갔다.

리브 샌박전 직후 만난 2002년생 원거리 딜러의 눈엔 독기가 서려 있었다. 또 자신을 향한 부정적인 이야기들을 이내 잠재울 수 있을 거란 확신이 가득해 보였다. 물론 김태윤도 최근 자신을 향한 팬들의 여론이 좋지 않았음을 알고 있다. 하지만 거기에 개의치도 않는다.

“선수들은 관심을 받는 걸 즐긴다. 나도 LCK 팬들이 모여있는 커뮤니티 사이트를 보기도 한다. 하지만 내가 못하는 동안엔 커뮤니티를 아예 보지 않았다. 그런데 다른 팀 경기를 보는 중에도 내 이름이 언급되더라.(웃음)”

“그런 여론에 영향을 받는 편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외부의 생각일 뿐이고, 나를 자세히 봐주시는 건 김대호 감독님이시다. 감독님께서 냉정하게 ‘잘하고 있다’고 하시면 ‘잘하고 있구나’ 생각한다. ‘못하고 있다’고 하시면 ‘못하고 있구나’하고 받아들인다.”

물론 극도로 부진했던 지난 KT 롤스터전 패배 이후엔 스스로도 실망을 느꼈다. 김태윤은 KT전에서 각각 1킬 3데스 4어시스트, 1킬 5데스를 기록했다. 상대의 그랩 스킬에 허무하게 맞아서 라인전부터 어려움을 겪었다. 그는 경기 후 자신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게임에 대한 마인드셋을 바꾸기보다는 나에 대해 처음부터 끝까지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재미는 있는지’ ‘왜 프로게이머가 하고 싶었는지’ ‘당장 마음이 편한지’ ‘슬픈지, 기쁜지’ 등을 하나하나 생각해봤다. 어느 정도 생각이 정리되니까 마음도 편해지더라.”

이 와중에 새롭게 적용된 13.12패치는 광동과 김태윤에게 구원이 될까. 김태윤도, 팀도 그렇게 여기고 있다. 김태윤은 자신의 색깔과 잘 어울리는 챔피언, 공격적인 플레이를 해야 득점할 수 있는 챔피언이 떠오른다고 보고 있다. 광동 내부적으로는 탱커 서포터에 강한 ‘준’ 윤세준의 기량도 올라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나의 공격적인 성향이 빛을 볼 수 있는 메타가 왔다고 생각한다. 원거리 딜러는 줄타기 플레이가 중요하다. 공격적인 선수만이 내로라하는 원거리 딜러가 될 수 있다는 게 내 평소 생각이다. 오늘 경기에서도 그런 플레이를 선보였다. 광동이란 팀의 방향성을 보여드렸다고 생각해 기쁘다.”

광동은 ‘5강과 5약’으로 서머 시즌을 분류한다. 5강은 젠지, KT 롤스터, T1, 디플러스 기아, 한화생명이고 5약은 나머지 다섯 팀이다. 자신들은 5강을 깨부술 확률이 가장 높은 5약 팀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그리고 광동은 다음 주에 5강에 속한 디플 기아, 한화생명과 대결을 펼친다. 두 팀 모두 최근 경기를 그르쳐서 분위기가 좋지 않다. 김태윤은 “지금의 내 기량에 자신이 있어서 당장 내일이라도 경기를 치렀으면 한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자신만의 플레이를 펼치는 게 가장 중요하다. 상대가 ‘5강’이든, ‘5약’이든. 상대가 이해 가지 않는 플레이를 했을 때 ‘5강 팀이 이렇게 플레이하는 건 다 이유가 있겠지’가 아니라 내 눈과 판단력을 믿고서 ‘얘네는 왜 이러지’하고 여길 수 있어야 한다. 다음 주 경기를 잘 치러서 팬분들께 ‘기대가 되는 원거리 딜러’로 꼭 인정받고 싶다.”

윤민섭 기자 flam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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