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하면 코인 준다…진학사의 ‘S2E 혁신’ 이끄는 유성원 드림래더스 대표 [People]

나건웅 매경이코노미 기자(wasabi@mk.co.kr) 2023. 7. 1. 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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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8년생/ 서울대 국사학과/ LG유플러스/ 옴니텔 CEO(현 티사이언티픽)/ 디지털멜론 CEO/ 드림래더스 대표(현)
조선 시대 서당에는 ‘책거리’ 문화가 있었다. 책 한 권을 다 끝마치면, 학부모가 장만한 음식을 학동과 훈장님이 나눠 먹었다. 학동들은 책거리 날만 기다리며 열심히 공부했다고 한다. 보상이 주는 동기 부여다.

유성원 대표(55)가 이끄는 ‘드림래더스’가 내놓은 플랫폼 ‘에덤(EDUM)’은 책거리를 현대식으로 재현한 결과물이다. 교육 시장에 블록체인 기술을 접목, 공부를 하면 ‘토큰’으로 보상을 준다. 이른바 ‘스터디투언(Study to Earn·S2E)’이다. 드림래더스는 20년 역사를 자랑하는 입시 정보 기업 ‘진학사’의 자회사다. 유 대표는 코인 붐이 불기 훨씬 이전인 2017년, 당시 ‘코인 성지’로 불렸던 스위스와 한국을 오가며 크립토 시장 관련 경험과 기술을 쌓아오던 중 지난해 드림래더스 대표로 영입됐다.

특정 임무를 수행하면 토큰을 주는 시스템은 생소하지만은 않다. 게임으로 돈을 버는 ‘P2E(Play to Earn)’, 운동하면 보상을 주는 ‘M2E(Move to Earn)’가 널리 알려지면서다. 하지만 “S2E 플랫폼을 정식으로 내놓는 건 우리가 아마도 최초일 것”이라고 유 대표는 조심스레 말했다.

“문제를 풀거나 정해진 강의를 다 들으면 보상을 주는 ‘런투언(Learn to Earn)’ 시도는 여럿 있었습니다. 하지만 ‘공부를 하는 행위 자체’에 대한 보상은 없었어요. 직업·나이·과목과 무관하게 온전히 ‘공부’에 대한 보상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공부 측정 방식은 간단하다. 드림래더스가 개발한 ‘스터디리치’ 앱을 켜면 화면에 타이머가 등장한다. 공부를 시작할 때 타이머를 켜고 마칠 때 끄면 끝이다. 단, 화면은 자신을 향하게 해야 한다. 랜덤으로 스마트폰 카메라를 작동, 유저가 앉아 있는 모습을 인식해 시간을 재기 때문이다. 공부 시간이 길고 앉아 있는 장면이 많이 포착될수록 보상 포인트가 늘어난다.

보상으로 얻은 포인트는 학습과 관련된 제품이나 서비스를 구입할 때 쓸 수 있다. 예를 들어 온라인 강의 수강, 스터디카페 등록, 집중력 향상에 도움을 주는 콘텐츠를 살 때 현금처럼 이용하는 식이다. 향후 상장에 성공하면 현금화도 가능하다.

“공부 측정 고도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PC나 태블릿에 교육 관련 사이트를 감지하는 시스템을 추가해 보상을 늘릴 계획이에요. 나중에는 자체 개발 뇌파 측정 디바이스도 활용할 예정입니다.”

최근 코인 시장을 둘러싼 부정적인 인식은 분명 ‘리스크’일 터. 하지만 유 대표는 “걱정 없다”는 입장이다. ‘선한 의도’를 갖고 서비스를 전개해가다 보면 시장이 인정해줄 것이라는 믿음이다.

“토큰 사업으로 돈 벌 생각은 없어요. 진학사가 당장 돈이 필요하다거나 ‘먹튀’를 할 기업도 아니고요. 다가올 웹 3.0 시대에 발맞춰 미래 교육 생태계를 선도해나간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생각합니다.”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15호 (2023.06.28~2023.07.04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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