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걸린 지 1년 지났는데 여전히 ‘콜록콜록’ 만성 기침…‘천식성’ 의심 [헬스]

최창원 매경이코노미 기자(choi.changwon@mk.co.kr) 2023. 7. 1. 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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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엔데믹 단계에 접어들면서 코로나19를 감기 수준으로 여기는 사회적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코로나19 후유증으로 고생하는 이들도 상당수다. 이른바 ‘롱코비드(Long COVID)’ 환자들이다. WHO(세계보건기구)는 코로나19 확진 후 최소 2개월 이상 지속되는 후유증을 롱코비드로 정의했다.

롱코비드 환자들은 알 수 없는 피로함과 근육통, 미각·후각 상실 등을 지속적으로 겪는다. 특히 가장 고통스러운 건 만성 기침이다. 일반적으로 코로나19 감염으로 인한 기침은 빠르게 호전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4주 이상 기침이 지속된다면 롱코비드를 의심해야 한다.

다만 롱코비드의 원인은 지금까지 알려진 바가 없다. 감염을 일으킨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계속 몸에 남아 염증을 일으킨다는 의견도 있고, 바이러스가 기침을 관장하는 신경 기관에 영향을 줬을 것이라는 가설도 있다. 원인을 모르다 보니 구체적인 치료법이나 치료 지침도 마련되지 않았다.

그런데 최근 롱코비드 환자 중 절반이 천식성 기침 환자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천식성 기침은 만성 기침의 주요 원인 중 하나다. 말 그대로 천식으로 인한 기침인데, 호흡 곤란이나 쌕쌕거림보다는 기침이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단순 폐 기능 검사만으로는 진단이 어렵다는 것도 특징이다.

송우정 서울아산병원 알레르기내과 교수가 코로나19로 인한 기침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제공)
송우정 서울아산병원 알레르기내과 교수와 박소영 중앙대광명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 공동 연구팀은 만성 기침 환자를 롱코비드군(121명)과 일반군(100명)으로 나눠 기관지 염증 정도를 측정하는 호기산화질소(FeNO) 검사를 시행한 결과, 롱코비드 만성 기침 환자의 약 44.7%가 천식성 기침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에 연구팀은 기존 천식 치료 가이드라인을 롱코비드 환자들에게 적용했다. 약 한 달 뒤 롱코비드 만성 기침 환자의 치료 반응을 평가한 결과, 자가 기침 상태 측정법인 레스터 기침 설문(LCQ)에 응답한 환자 42명 중 83%가 유의미한 증상 개선을 보였다. 기침 증상뿐 아니라 만성 피로, 수면 장애, 두통 등 동반 증상도 줄어들었다. 삶의 질 점수(EQ-VAS)는 평균 63점에서 74점으로 크게 개선됐다.

송우정 교수는 “천식은 감기 바이러스에 감염된 이후 증상이 악화되는 게 주된 특징이다. 코로나19 바이러스에 감염된 후 잠재돼 있던 천식이 더 쉽게 발현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번 연구 결과를 통해 기존 만성 기침 치료 가이드라인을 적용해 치료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근거가 마련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다만 여전히 20%의 환자는 천식 치료 가이드라인을 적용해도, 호전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와 관련해서 추가 연구를 진행할 방침이다. 송 교수는 “기존 만성 기침 치료 방법을 적용해도 잘 반응하지 않는 20% 정도의 환자가 아직 남아 있다. 양호한 초기 치료 반응이 장기적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 아직 확인할 수 없어 추가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15호 (2023.06.28~2023.07.04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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