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 ‘L자형 침체’…감겨 있는 실타래 풀릴까 [경제칼럼]
올 하반기 변곡점…물가 안정이 최우선 정책 과제
2020~2021년을 ‘완화의 시대’로 정의한다면, 2022~2023년은 ‘긴축의 시대’로 규명할 수 있다.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경제위기 이후 세계 각국이 급격히 기준금리를 인하하며 제로금리를 도입한 ‘완화의 시대’가 시작됐다.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초인플레이션이 발생했고, 이에 대응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인상하며 고금리 시대로 진입하는 ‘긴축의 시대’가 찾아왔다. 2023년 하반기는 2024년으로 건너가는 ‘변곡점’이다.
세계 주요 국제기구들은 2024년 경제를 완만한 회복세로 전망한다. 강한 회복세는 아닐지라도, 2023년을 경기 사이클상 저점으로 판단하는 것은 공통적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세계 경제성장률이 2023년 2.8%에서 2024년 3%로 완만하게 회복될 것으로 전망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2023년 하반기 경제를 ‘A long unwinding road’라고 표현했다. 즉, 감겨 있는 실타래가 풀리듯, 상반기까지 고조됐던 긴장감이 하반기에는 서서히 풀리는 국면이 되리라는 의미다.
올 하반기부터는 전 세계 물가 상승률이 상당한 수준으로 둔화할 전망이다. 물가 상승세 둔화는 곧 기준금리 인상 속도 조절과 금리 동결로 이어지고, 고물가와 고금리 하방 압력이 약화된다. 정점을 기록했던 시중금리는 점차 안정화하면서 경제 환경의 불확실성이 해소되면 기업 신사업 의지가 설비·건설 투자를 회복시키는 방향으로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한국 경제는 L자형 경기 침체 국면에 놓여 있다. IMF는 2023년 한국 경제성장률을 1.5%로 전망했다. 한국의 잠재성장률(2%)을 크게 밑도는 수준이다. 한국은행은 2023년 경제를 ‘상저하고’로 보고 있는데, 사실상 ‘상극저-하저’로 표현하는 게 적합할지 모른다.
상반기와 비교하면 하반기 경기가 개선된다는 의미에서 ‘상저하고’겠지만, 상반기가 ‘극심한 저’일 뿐 하반기도 녹록지 않은 침체 국면의 ‘저’로 평가된다. 극심히 어려웠던 상반기 경제를 뒤로하고, 2023년 하반기는 완만한 회복 국면이 시작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회복세가 더딜 뿐이다.
결론적으로 올 하반기 경제는 변곡점이다. 2022~2023년 동안의 하강 국면에서 2024년 회복 국면으로 전환되는 지점이다. 올 상반기는 0%대 성장률과 4% 수준의 고물가가 동반한 스태그플레이션으로 규명될 만하다. 하반기에 잠재된 대내외 리스크가 어떻게 전개되는지, 스태그플레이션의 소용돌이로부터 빠져나올 수 있는지에 따라 회복 시점이 지연되는 시나리오를 배제할 수 없다.
2023년 하반기에는 물가 안정에 최우선 정책 과제를 둬야 한다. 계절적 변수나 가축 방역 등의 요인으로 식료품 물가가 폭등하거나, 지정학적 리스크로 에너지 가격이 급등할 수 있다. 주력 산업 핵심 광물을 두고 세계 열강이 자원 전쟁을 벌이면서 원자재 가격도 불안하다. 중국 리오프닝 효과가 맞물리면서 원자재 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존재한다. 물가 불안을 초래할 리스크 요인을 주시하고, 원자재와 중간재 수급 체제를 정비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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