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보다 디테일 부족했다"...쓰라린 연패, 핑계 대지 않은 이승엽 감독

(엑스포츠뉴스 울산, 김지수 기자)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이 연이은 주루사와 작전 실패로 무너졌던 전날 경기 결과에 핑계를 대지 않았다. 상대보다 부족했던 점을 인정하고 심기일전해 연패를 끊어내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이승엽 감독은 1일 울산 문수야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시즌 7차전에 앞서 "전날 게임은 아쉽다. 롯데 선발투수 박세웅이 굉장히 좋은 투구를 했고 우리가 1점도 내지 못했다"며 "9회초에는 상대 마무리 투수가 나왔기 때문에 승부처에서 중심 타자라도 강공보다는 정석대로 번트를 지시했는데 결과가 좋지 않았다"고 말했다.

두산은 전날 연장 10회 혈투 끝에 롯데에 0-1로 졌다. 2연패에 빠지면서 6위에 그대로 머물렀다. 4위 롯데와 격차는 3경기 차로 벌어졌다.

두산으로서는 충분히 잡을 수도 있는 게임이었다. 선발투수 브랜든 와델이 7이닝 무실점 호투를 펼쳤고 경기 초반 득점권 기회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운과 집중력이 모두 부족한 상황이 속출했다. 3회초 무사 1루에서는 허경민의 희생 번트가 3루수-2루수-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타가 됐다. 5회초 1사 1·3루에서도 이유찬의 잘 맞은 라인드라이브 타구가 롯데 2루수 안치홍의 점프 캐치에 걸려 내야를 넘지 못했다. 2루로 스타트를 끊었던 1루 주자 허경민까지 아웃되면서 득점 없이 이닝이 종료됐다.

6회초 1사 1·2루에서는 본 헤드 플레이까지 나왔다. 양의지의 빗맞은 1루 쪽 내야 뜬공 때 텍사스성 안타를 예상한 1루 주자 김재환이 2루 쪽으로 움직였다. 

그러나 양의지의 타구가 멀리 뻗지 못하고 롯데 1루수 고승민에 잡혔다. 김재환은 뒤늦게 1루 귀루를 시도했지만 아웃 처리되면서 두산은 허무하게 득점 기회를 날렸다.

9회초 무사 1·2루 찬스 무산도 뼈아팠다. 두산 벤치는 양석환에 희생 번트를 지시했지만 압박 수비를 펼친 롯데 1루수 고승민이 노바운드로 타구를 잡아냈다. 일찌감치 3루로 스타트를 끊었던 2루 주자 조수행까지 잡히면서 분위기가 확 가라앉았다.

반면 롯데는 연장 10회말 선두타자 박승욱의 안타 출루 후 김민석이 매끄럽게 희생 번트를 성공시켰다. 박승욱은 1사 2루에서 고승민의 타석 때 두산 마무리 홍건희의 폭투를 틈 타 3루까지 진루했다. 두산은 결국 계속된 1사 2·3루에서 롯데 윤동희에 끝내기 안타를 맞고 패배의 쓴맛을 봤다.

이승엽 감독은 "본 헤드 플레이, 주루사가 나오는 건 다 아쉽다. 6회초 김재환은 타구 판단이 조금 늦었다. 본인은 텍사스성 안타라고 빠르게 생각했던 것 같은데 공이 멀리 가지 않으면서 귀루가 늦었다. 이 부분은 주루코치가 김재환에 따로 얘기를 했다"고 설명했다.

또 "우리가 전날은 디테일한 부분에서 우리가 뒤처지지 않았나 생각한다"며 "다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도록 팀 전체가 많은 노력을 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