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상증자’ 말만 들어도...개미는 ‘화들짝’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6월 들어 코스피에서는 10건의 유상증자 공시(정정공시 제외)가 나왔다. 증자로 조달하는 자금은 총 2조원이 넘는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5배 정도 많다. 지난 5월 대비로는 10배 넘게 늘었다.
CJ CGV는 시가총액의 두 배가 넘는 1조200억원을 유상증자로 조달하겠다고 6월 20일 공시했다. 기습적인 대규모 유증 공시 뒤 이 회사 주가는 30% 이상 급락했다. SK이노베이션은 6월 23일 기존 상장 주식 수의 약 9%를 새로 찍어 1조1777억원을 조달하겠다고 공시했다. SK이노베이션 주가도 공시 당일 6% 떨어졌다. 이외 KC코트렐, 에스디바이오센서, 삼부토건, 이지스밸류리츠 등도 증자 공시 직후 주가가 급락했다.
기업은 유증을 하면서 시세보다 싼 값에 신주를 발행한다. 기업으로서는 증자를 하면 이자를 내지 않고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다만, 신주가 대거 발행되는 대규모 증자는 지분 가치 희석 우려로 주가가 때로는 급락한다. 기업가치 산정에 활용되는 주당순이익(EPS)이 주식 수 증가로 뚝 떨어지기 때문이다. 신주가 앞으로 시장에 쏟아질 것이라는 우려로 주가도 상당 기간 횡보할 때가 많다.
증자를 마냥 부정적으로 볼 필요가 없다는 의견도 나온다. 미래 성장을 위한 대규모 설비 투자나 타법인 출자에 필요한 돈을 조달할 때는 오히려 호재로 인식돼 주가가 오른다.
다만, 최근 논란이 된 일련의 증자는 대부분 기존 빚을 갚기 위한 용도라는 게 시장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미래 성장보다는 빚을 갚기 위한 ‘기습적인 증자’가 늘어나면서 개인 투자자들은 증자 공시만 봐도 ‘화들짝’ 놀라는 모습이다. 최근 SK스퀘어 주가가 장 마감 후 발표된 SK쉴더스의 2조원 규모 유상증자 소식에 출렁였던 게 단적인 예다. 이번 유상증자가 차입금 전환을 위한 절차일 뿐 악재성 공시가 아닌 것으로 밝혀지면서 장 초반 급락하던 주가는 낙폭을 대부분 만회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증자를 하더라도 상당 기간 지분을 팔 가능성이 낮은 대주주를 대상으로 하면 주가에 미치는 악영향을 줄일 수 있지만 최근 사례는 대부분 일반 공모를 통한 증자”라며 “앞으로 일반 공모를 통한 증자로 자금 조달에 나서는 기업이 늘면서 시장 전반의 투자 심리가 악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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