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주의 '금쪽이'의 수상한 배변 습관, 해결책은 '이것'
[김종성 기자]
▲ 채널A <요즘 육아-금쪽같은 내새끼>의 한 장면 |
ⓒ 채널A |
29일 방송된 채널A <요즘 육아-금쪽같은 내 새끼>에는 5세, 6세 연년생 형제의 부모가 출연했다. 그들은 2년 전에도 사연을 신청한 적이 있다고 말했는데, 그만큼 오래 지속되고 있는 문제인 듯했다. 고민은 상처투성이인 둘째의 얼굴이 찍힌 사진 한 장의 사진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전부 금쪽이의 공격으로 생긴 상처였다. 문제 행동은 '둘째가 기어다니기 시작'할 때부터 시작돼 3년째 이어지고 있었다.
둘째는 소파에 누워 태블릿 PC로 영상을 보고 있는 형에게 다가갔다. 형은 동생의 접근이 불편했는지 "네 거 봐"라고 한소리했다. 기분이 상한 둘째는 성질을 내더니 갑자기 맨발로 집을 뛰쳐나갔다. 엄마는 1시간에 한 번은 나간다고 설명했다. 저녁, 기차 블록 놀이 중인 금쪽이는 동생이 실수로 장난감을 떨어뜨리자 블록을 집어 동생의 얼굴을 향해 세게 던졌다.
싸움은 거기에서 끝이 아니었다. 둘째가 울음을 터뜨리자 금쪽이는 억울함을 호소하다가 동생을 꼬집고 때렸다. 평소에도 형제는 놀이와 싸움의 경계에 있었다. 항상 아슬아슬했다. 금쪽이는 동생과 잘 놀다가도 어느 순간 주먹질을 해버렸다. 금쪽이가 3년째 동생을 공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엄마는 금쪽이가 동생이 태어나기 전까지만 해도 순했다며 의아해 했다.
그렇다면 유치원에서는 어떨까. 오은영의 질문에 엄마는 "너 이거 하지 마! 내 거야. 안 돼"라고 말하기는 해도 폭력적인 행동은 하지 않는다고 대답했다. 오은영은 어린 나이에 드러나는 문제적 행동은 장소를 불문하고 표현되기 일쑤이고, 튿히 규칙이 필요한 집단 석에서 두드러지기 마련인데, 금쪽이의 경우 유치원에서는 별다른 트러블이 없다는 말에 이상하게 여겼다.
▲ 채널A <요즘 육아-금쪽같은 내새끼>의 한 장면 |
ⓒ 채널A |
오은영은 금쪽이가 '자기 영역이 중요한 아이'라고 분석했다. 자기 것에 대한 구분이 명확했다. 따라서 경계를 넘어오는 어린 동생이 불편했다. 동생이 기어다닐 때 공격성이 나타난 까닭은 어린아이가 기어가는 방향은 예상할 수 없기에 불안을 유발했기 때문이다. 기어와서 내 것을 만질까봐 걱정됐던 것이리라. 하지만 공동체 생활을 하는 유치원에서 문제가 나타나지 않는 이유는 여전히 의문이었다.
다음 날, 종이접기 놀이 중인 금쪽이는 뭔가 마음에 들지 않는지 종이를 구겨버렸다. 화풀이로 던지기까지 했다. 그리고 엄마에게 빨리 접어 달라고 소리쳤다. 상전이 따로 없었다. 오은영은 금쪽이의 모습에서 '완벽주의'가 보인다며, 아빠를 빼닮은 것이라 언급했다. 완벽주의 역시 불안에서 비롯된다. 불안하지 않으려 완벽을 추구하고, 완벽하지 않을 자에는 차라리 하지 않겠다고 생각한다.
완벽주의 성향이 적당하면 좋지만, 심해지면 새로운 시도와 기회를 회피하게 된다. 완벽주의는 'ALL' 아니면 'NONE'이라 여기기 때문이다. 또 문제가 발생하면 쉽게 좌절하고, 심지어 죄책감까지 느끼게 된다. 오은영은 금쪽이는 자기 경계도 강한 편이라 자칫 완고한 성향이 강화될 여지가 많다는 점을 지적하며, 앞으로 융통성을 발휘하는 연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한편, 금쪽이의 두 번째 문제는 무엇이든 자신이 직접 하겠다고 생떼를 쓴다는 것이다. 신애라는 이를 속칭 '내가 내가 병'이라고 한다며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아빠가 엄마의 휴대전화를 찾으러 나가자, 금쪽이는 자신도 따라가겠다고 고집을 피웠다. 엄마가 못 가게 말리자 현관 앞에서 울음을 터뜨리며 빌기까지 했다. "내가 찾을래"라고 울부짖었더니 맨발로 뛰쳐나갔다.
금쪽이는 왜 입만 열면 '내가'를 고집할까. 오은영은 자기 주도성이 잘 발달되면 도움이 필요할 땐 기꺼이 수용할 뿐 아니라 협동도 잘한다고 설명했다. 건강한 자기 주도성은 과정을 체험하고 시도하는 두려움도 없다. 하지만 금쪽이는 '내가' 아는 방식으로 직접 처리해야만 불안이 낮아졌다. 대신해 주거나 타인의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면 자신의 영역에 들어와 혼란을 준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금쪽이의 세 번째 문제는 '수상한 배변 습관'이었다. 금쪽이는 6주 전부터 화장실 바닥에 엎드린 괴이한 자세로 배설을 하고 있었다. 유아 변기를 앞에 두고 왜 굳이 바닥에 변을 보는 걸까. 금쪽이는 변기가 무섭다고 대답했는데, 지렁이가 변기에 빨려 들어가는 애니메이션을 본 게 원인이었다. 배변 활동은 아이가 스스로 통제하고 조절하는 첫 단계인데, 통제력을 상실할까봐 두려운 것이다.
한편, 정신 없는 엄마의 일상에 대한 관찰도 이어졌다. 엄마는 한 가지 일에 도통 집중하지 못했다. 어떤 일을 하다가 금세 다른 일에 신경을 빼앗겼다. 금쪽이를 돌보다가 프라이팬의 음식을 다 태우는 등 산만함 그 자체였다. 엄마는 '성인 ADHD'였다. 엄마는 작년 12월 ADHD 진단을 받은 후 1월 중순부터 약물 치료를 하고 있었다. 육아가 더 힘들었던 이유는 바로 그 때문이었다.
연애와 신혼까지는 노력으로 ADHD를 보완해 왔지만, 육아는 또 다른 문제였다. 한창 손이 많이 가는 연년생 형제를 키우다 보니 육아의 한계에 부딪힌 것이다. 또, 정반대의 상황에서 잘못된 훈육을 적용하다보니 아이는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혼란한 아이는 불안에 휩싸였고, 삶의 원칙을 제대로 배우지 못해 헷갈렸다. 오은영은 상황이 발생하면 마무리까지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엄마 불쌍해. 나 때문에 힘들어 보여. 미안해." (금쪽이)
육아를 할 때는 우선순위대로 문제를 하나씩 해결해 나가야 하는데, ADHD 부모가 스스로의 어려움을 이해하지 못하면 아이들이 힘들기 마련이다. 충분한 대화로 두려움의 이유를 파악해야 하는데, 엄마는 오랜 대화 유지가 힘들었다. 주의력 부족 때문이다. 일과 육아 모두 놓치고 싶지 않은 엄마는 치열한 고민하며, 혹시 아이들에게 영향을 미칠까 걱정하고 있었다.
▲ 채널A <요즘 육아-금쪽같은 내새끼>의 한 장면 |
ⓒ 채널A |
금쪽이는 엄마에게 사과를 건네며 속마음을 꺼냈다. 생각지 못한 금쪽이의 말에 엄마는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자신의 완벽주의 때문에 마음이 버거웠을 금쪽이를 생각하며 부모는 반성했다. 오은영의 금쪽 처방은 '초집중 육아'였다. 그는 엄마의 주의 집중력 회복이 문제 해결의 시작이라고 선언했다. 일정 시간 아이와 함께 하되, 그 시간에는 TV, 휴대전화도 끄고 오롯이 집중할 것을 권했다.
솔루션 첫날, 엄마 아빠는 금쪽이의 영상을 보며 '스스로 관찰 일기'를 작성했다. 두 사람은 함께 훈육 방법을 고민했다. 또, 자기 주도성이 강한 아이는 상황에 맞게 허용과 제한을 제시해야 한다는 오은영의 팁을 떠올렸다. 솔루션 3일 차, 금쪽이난 장난감 정리를 안 하겠다고 떼를 썼다. 엄마는 이전과 달리 단호하게 대응했다. 그러자 금쪽이도 장난감 정리에 참여했다.
금쪽이는 누가 먼저 정리하는지 해보자며 주도적으로 정리를 시작했다. 자기 주도적 기회를 주다 보니 자기 장점을 키워나갔다. 솔루션 5일 차, 특별한 배변 훈련에 돌입했다. 엄마 아빠는 모형 변기를 가져와 설명을 해주며, 금쪽이가 변기와 친해질 계기를 만들었다. 또, 변기에 금쪽이가 좋아할 스티커를 붙이는 등 예쁘게 꾸며 변기에 대한 두려움을 줄였다.
처음에는 어려워 했던 금쪽이는 스스로 바지를 내리더니 변기에 앉았다. 매번 바닥에 변을 봤었던 금쪽이의 엄청난 변화였다. 며칠 후, 변기와 더욱 친해진 금쪽이는 혼자 변기에 앉아 변을 볼 수 있게 됐다. 가족의 도움 덕분에 두려움을 이겨낼 수 있었다. '성인 ADHD' 엄마의 노력은 이후에도 멈추지 않았다. 연년생 형제의 우애가 돈독하길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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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김종성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 '버락킴, 너의 길을 가라'(https://wanderingpoet.tistory.com)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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