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증시, 냉각기 언제 탈출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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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상반기 역대급 부진을 기록한 중국 증시가 하반기에도 일어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국제통화기금(IMF) 부총재 출신의 주민 중국 국제경제교류센터 부이사장은 지방정부와 부동산 개발업자들이 부채 상환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중국 내 은행 시스템 건전성이 위협받고 있다는 사실을 근거로 "중국 당국이 경기 부양책을 펴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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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상반기 역대급 부진을 기록한 중국 증시가 하반기에도 일어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지정학적 불확실성에 해외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는 데다, 막대한 정부 부채로 인해 과거처럼 대규모 부양책이 나오기도 쉽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중국 투자은행 HSBC 첸하이증권은 최근 중국 증시의 대표지수인 CSI 300의 연말 전망치를 4300으로, 종전 대비 6.5% 낮췄다. 씨티그룹은 홍콩 항셍지수의 연말 전망치를 지난 2월 제시한 2만4000 대비 8% 내린 2만2000으로 수정했다. HSBC 첸하이증권의 스티븐 선 애널리스트는 "올 초 증시가 (경제) 펀더멘탈로 인해 선방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이 같은 예측은 실현되지 않았다"며 "중국 경제 상황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와 선전종합지수의 대표 300개 우량주로 구성된 CSI 300 지수는 현재 3821.84(29일 종가 기준)로 최근 1년 새 14% 이상 떨어졌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폭발적인 유동성 장세를 보였던 2021년 2월 고점(5807.72) 대비로는 34% 이상 급락한 것이다.
중국 국내외 증시에 상장된 주요 700개 이상의 기업으로 구성된 MSCI 차이나 지수도 올 2분기에만 9.4% 하락했다. 이는 지난해 말 중국이 강력한 방역 정책인 '제로 코로나'를 폐기한 이후 최악의 분기 실적이라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분석했다.
중국 경제는 다중 위기 속에 회복 지연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는 30일(현지시간) 중국의 경제 성장이 2030년까지 3%대로 감소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올해 1분기 깜짝 성장을 기록하며 무착륙 시나리오가 재부상하고 있는 미국과 달리, 중국은 리오프닝(경제 재개)으로 인한 경기 회복 모멘텀이 정점을 지났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생산·소비·투자 등 실물 지표들은 최근 3개월째 시장 예상치를 밑돌며 회복 속도가 둔화하고 있고, 청년(16~24세) 실업률은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런 가운데 정부의 경기 부양 의지가 기대만큼 높지 않은 상황이다. 중국 당국이 금리 인하와 1조위안 규모의 특별 국채 발행, 제조업에 대한 세금 감면, 주택 규제 완화 등의 경기 부양책을 검토하고 있으나, 현실화 여부는 불투명하다. 막대한 부채와 재정 수입 감소로 허덕이는 지방정부가 걸림돌로 작용하면서 어떤 경기 부양책도 제대로 작동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큰 상황이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국제통화기금(IMF) 부총재 출신의 주민 중국 국제경제교류센터 부이사장은 지방정부와 부동산 개발업자들이 부채 상환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중국 내 은행 시스템 건전성이 위협받고 있다는 사실을 근거로 "중국 당국이 경기 부양책을 펴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진커위 영국 런던정경대(LSE) 경제학과 교수도 "자원 제약으로 대규모 부양책 실행이 불가능할 것"이라며 "중국 경제가 반등하려면 수조 위안 규모의 부양책이 필요하지만, 현재로선 그럴 여력이 없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투자은행들도 중국 경제에 대한 눈높이를 낮추고 있다. S&P 글로벌은 지난 25일 내놓은 보고서에서 올해 중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5.5%에서 5.2%로 0.3%포인트 내렸다. S&P는 "투자와 산업이 뒤처져 있어 중국 경제의 회복세가 고르지 않은 속도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앞서 골드만삭스도 낮은 부양 강도의 실망감을 근거로 GDP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6%에서 5.4%로 낮췄고, UBS·스탠다드차타드·뱅크오브아메리카·JP모건·노무라 등 글로벌 투자은행들도 나란히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5.5∼6.3%에서 5.1∼5.7%로 하향 조정했다.
SCMP는 "제로코로나 정책 폐기 이후 경제 낙관론이 사라지고 부양책의 문이 닫히면서 증시 회복에 대한 기대감도 낮아지고 있다"면서 "높은 수익률을 찾아 일본과 인도 등지로 눈을 돌린 해외 투자자들이 회귀 가능성은 더 멀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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