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약국 체인 '월그린스' 허리띠 졸라매기…매장·인력 구조조정

소비자 지출·코로나 백신수요 감소 영향
미국 150개·영국 300개 매장 추가폐쇄

미국의 대형 약국 체인 '월그린스(Walgreens)'가 매장과 인력 구조조정을 강행하며 허리띠를 졸라맨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미국의 주요 언론들에 따르면, 월그린스의 글로벌 최고 재무책임자인 제임스 키오(CFO)는 최근 분기 실적 발표에서 미국 내 150개 매장과 영국 내 300개 매장(Boots)을 추가로 폐쇄할 계획을 밝혔다.

사진출처=AP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앞서 월그린스는 지난달 27일 발표한 2분기 순익이 전년 동기 대비 7억300만달러(약 9300억원)로 감소했다고 밝혔다. CNN은 월그린스가 소비자들의 지출 감소와 코로나19 백신 수요 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에 월그린스의 최고 경영자인 로잘린드 브루어(CEO)는 비용 절감 목표를 41억달러(약 5조4000억원)로 상향 조정하고 미국 내 헬스케어 부문의 수익 최적화를 위해 즉각적인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키오 CFO는 "월그린스가 올해 말까지 33억달러의 비용을 절감하고 내년 중 최소 8억달러를 더 줄일 수 있다"고 밝히면서 매장 폐쇄는 비용 절감 노력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기술 발전과 미래형 약국 개설이 비용 절감을 촉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마이크로 주문 처리 센터, 첨단 기술을 사용한 매장, 원격 약국 솔루션 등을 통해 모델을 최적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월그린스 측은 폐점 대상 매장의 구체적인 위치는 공개하지 않았으나, 대변인은 미국 내 매장의 경우 내년 8월 말까지 모든 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1901년 설립된 월그린스는 현재 미국 내외에 9000개 이상의 매장을 운영 중이다. 2010년 뉴욕의 약국 체인 듀안리드를 11억달러에 인수한 후 2014년에는 유럽 약국 체인인 부츠-얼라이언스를 53억달러에 인수하고, 2017년에는 '라이트 에이드'라는 업계 3위 매장 2000개를 44억달러에 인수하는 등 공격적으로 몸집을 키워왔다.

하지만 2019년부터는 부실 매장 정리, 본사 직원 10% 정리해고 등의 구조조정을 강행하며 비용 절감을 최우선 목표로 내세우고 있다.

김은하 기자 galaxy656574@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