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절하고 가슴 아팠다”…일기장 공개한 감독, 결승 진출로 답한 U-17 선수들

김명석 2023. 7. 1.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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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AFC U-17 아시안컵 결승에 진출한 U-17 대표팀 선수들. 사진=AFC
2023 AFC U-17 아시안컵 결승 진출 확정 이후 기념 사진을 촬영하고 있는 U-17 대표팀 선수들. 사진=대한축구협회
변성환 U-17 대표팀 감독. 사진=대한축구협회

대한민국 17세 이하(U-17) 축구 대표팀에 아시아 정상 등극에 단 한 걸음만 남겨뒀다. 결승전 상대는 ‘숙적’ 일본이다. 특히 난적 우즈베키스탄에 설욕하면서 21년 만의 아시아 정상 탈환 기회를 잡았다. 변성환 감독이 선수들에게 공개한 ‘비밀 일기’가 선수들을 똘똘 뭉치게 만들었다.

변성환 감독은 지난달 29일(한국시간) 태국 빠툼타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U-17 아시안컵 4강에서 우즈베키스탄을 1-0으로 꺾고 결승에 진출한 뒤 기자회견에서 U-17 대표팀의 ‘뒷이야기’를 밝혔다.

변 감독은 “우즈베키스탄은 이번 대회 지역 예선에서 역전패를 당했던 팀”이라며 “전략과 전술 이외에 선수들에게 동기부여를 줄 수 있나 고민하다 당시 패배한 뒤 제가 느낀 감정을 적은 일기장을 선수들에게 공개했다”고 말했다.

앞서 변성환호는 지난해 10월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에서 열린 2023 AFC U-17 아시안컵 예선 J조 2차전에서 우즈베키스탄에 2-3으로 졌다. 2-1로 앞서던 후반 36분과 45분 연속골을 실점하며 뼈아픈 패배를 당했다. 다행히 각 조 2위 중 성적이 가장 좋아 본선에 진출했지만, 변성환 감독에게 당시 역전패는 쓰라린 기억으로 남았다. 

변 감독은 “일기장 내용이 너무 처절하고, 가슴 아팠다. 두 번 다시 경험하고 싶지 않은 느낌을 적었다. 미팅 시간에 선수들에게 이걸 보여줬다. 우즈베키스탄에 준결승에 올라오길 간절히 원했고, 운명처럼 대진이 완성됐다. 이번엔 절대 지지 않겠다는 마음으로 선수들과 한마음이 됐다. 그래서 승리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웃어 보였다. 

한국은 0-0으로 팽팽히 맞서던 전반 31분 백인우의 절묘한 프리킥 한방으로 0의 균형을 깨트렸다. 이후 상대의 반격에도 집중력을 잃지 않으면서 결국 1-0 승리를 지켜냈다. 지난해 예선에서 당한 패배를 결승 진출의 길목에서 시원하게 설욕했다. 

29일 우즈베키스탄과의 AFC U-17 아시안컵 4강에서 골을 넣은 뒤 기뻐하고 있는 백인우. 사진=대한축구협회 
대한민국 U-17 대표팀 선수들이 25일 태국과의 AFC U-17 아시안컵 8강 승리로 FIFA U-17 월드컵 진출권을 따낸 뒤 기뻐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이제 시선은 아시아 정상 탈환으로 향한다. 숙적 일본을 꺾어야 우승을 차지할 수 있다. 무대는 2일 오후 9시 태국 빠툼타니 스타디움에 마련된다. 한국은 2002년 이후 무려 21년 만의 아시아 정상 탈환에 도전한다.

앞서 우즈베키스탄과 준결승 맞대결을 원했던 것처럼, 결승이 운명의 한일전으로 펼쳐지는 것 역시 변성환 감독과 U-17 대표팀이 그렸던 스토리였다. 공교롭게도 지난해 친선경기에서 0-3 완패를 당했던 팀이라, 우즈베키스탄전처럼 ‘설욕’의 무대이기도 하다. 

변 감독은 “지난해 6월 친선전에서 0-3으로 졌다. 이번 대회 전부터 우즈베키스탄과 4강에서, 일본과 결승에서 만나는 스토리를 상상했는데 그게 현실로 이뤄졌다. 일본과의 결승전은 아주 치열할 것”이라며 “이제 두 팀 모두 전력이 모두 노출됐다. 이틀 간 누가 더 회복을 잘하흐냐냐에 따라 승패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선수단의 의지도 강하다. 우즈베키스탄전 결승골 주인공 백인우는 “일본은 강력한 팀이지만, 우리 역시 열심히 준비할 것이다. 일본과 경기하면 무조건 이길 수 있다는 생각으로 경기를 치른다. 무조건 승리하고 싶다. 21년 만의 우승으로 새로운 역사를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U-17 대표팀 간 역대 전적에서는 한국이 11승 9무 6패로 우위다. 다만 최근엔 일본에 2연패 중인데, 가장 최근 맞대결이었던 지난해 6월 일본 센다이에서 열린 드림컵에서는 0-3으로 졌다. 만약 한국이 일본을 꺾고 정상에 오르면 일본과 함께 대회 공동 최다 우승팀(3회)이 된다.

김명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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