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복 조짐 보이는 내수…경제 성장 이끌기엔 ‘한계’ [하반기 경제전망③]
내수 부진 완화로 경기 하강세 진정
제조업 약세로 성장 한계 분명
하반기 반도체 수요 회복이 관건
내수 시장이 조금씩 꿈틀대고 있다. 오랜 수출 부진 속에서도 다양한 내수 활성화 대책을 바탕으로 시장 상황이 다소 나아지는 신호가 곳곳에서 감지된다. 다만 이러한 움직임이 국가 경제 전체의 성장으로 이어지기엔 무리라는 평가가 뒤따른다.
통계청이 지난달 30일 발표한 ‘5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산업생산과 소비, 투자가 일제히 늘어나는 ‘트리플 증가’를 보였다. 이들 3개 지표가 모두 증가한 것은 지난 2월 이후 석 달만이다.
한국은행이 지난달 28일 발표한 ‘소비자동향조사’에 따르면 6월 소비자심리지수(CCSI) 역시 100.7로 5월(98.0)보다 2.7p 올랐다. 4개월 연속 오름세다. 지수가 100을 웃돈 것은 지난해 5월(102.9) 이후 13개월 만에 처음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도 지난달 ‘경제 동향’ 발표 당시 “최근 우리 경제는 수출이 큰 폭으로 감소하면서 경기 부진이 지속되고 있지만 내수 부진 완화에 힘입어 급격한 하강세는 다소 진정되는 모습”이라고 언급했다.
이는 2월 분석 때 ‘경기 둔화가 심화하고 있다’고 했던 것과 비교하면 긍정적 평가다. KDI는 3월과 4월 분석에서도 ‘부진이 지속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5월 이후 내수는 민간 소비가 완만한 회복세를 보였다. 대신 투자는 제조업경기와 주택경기 둔화 등으로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소비심리가 일부 회복하고 여행 수요가 확대하면서 민간 소비는 높은 증가세다.
KDI는 제조업 생산이 위축되면서 경기 부진이 지속했지만, 서비스업 생산이 높은 증가세를 유지하면서 경기 하락세가 진정되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3월 숙박 및 음식점업, 운수 및 창고업 생산은 각각 18.2%씩 증가하며 전체 서비스업 생산이 6.2% 증가했다.
기획재정부 분석도 비슷하다. 기재부는 ‘6월 최근경제동향(그린북)’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물가 상승률이 지속 하락하는 가운데 수출·제조업 중심으로 경기둔화가 이어지고 있으나 완만한 내수 회복세, 경제 심리 개선, 견조한 고용 증가세 등으로 하방 위험이 다소 완화되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지표에서도 경기 개선을 확인할 수 있다. 5월 취업자는 전년동월대비 35만1000명 증가했다. 4월(35만4000명) 대비 상승 폭은 줄었으나 흐름이 나쁘지 않다. 실업률 역시 2.7%로 전년동월대비 0.3%p 하락했다.
소비자심리지수와 기업경기실사지수도 소폭 상승했다. 소비자심리지수(CSI)는 5월 기준 98.0으로 전월 대비 2.9p 상승했다.
지난달 28일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기업경기실사지수(BSI) 7월 전망치는 95.5를 기록했다. 수치가 100을 밑돌아 아직은 부정적 전망이 더 많지만, 조금씩 상승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달 2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비상경제장관회의 겸 수출투자대책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하반기 경기 회복을 자신했다.
추 부총리는 “상반기를 돌이켜 보면 물가 상승세가 확연히 둔화하고 고용 호조도 이어졌으나, 경기 측면에서는 대외여건 악화에 따른 수출 감소로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다”면서도 “다만 최근 소비자 심리가 반등하고 무역수지 적자 폭이 축소되는 등 개선 조짐도 일부 나타나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추 부총리는 “우선 조속한 경기 반등을 위해 수출·투자 촉진 및 내수·지역경제 활성화 등 ‘경제활력 제고’에 매진하겠다”며 “물가 안정세를 확고히 안착시키면서 생계·주거 부담 경감, 약자 복지 등 민생경제 안정에 주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다만 최근의 경기 회복 움직임이 전체 경제 성장을 이끌기에는 역부족이란 평가도 나온다. 특히 우리 경제 핵심 동력이라 할 수 있는 제조업의 약세가 좀처럼 그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달 27일 대한상공회의소가 전국 2307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BSI를 조사한 결과 3분기 전망치는 91로 집계됐다. 이는 2분기 94보다 9p 낮아진 수치다. 내수(90)와 수출(94) 모두 전(前)분기보다 떨어지면서 제조 기업들의 체감 경기는 여전히 바닥을 면치 못하는 모습이다.
KDI는 “반도체 수요 회복 시기와 중국경제 회복 파급 정도 등이 우리 경제 성장세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며 “하반기 반도체 수요 회복이 가시화하지 못할 경우 우리 경제 회복도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더불어 중국 경제 회복 역시 중국 내 서비스업에 국한해 투자 부문으로 이어지지 않으면 우리 경제에 대한 긍정적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측했다.
▲하반기 경제성장률, 기대 낮추고 ‘상저하중’ 각오해야 [하반기 경제전망④]에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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