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단횡단 80대 치어 숨지게 한 임산부…선처 받은 이유는? [디케의 눈물 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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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단횡단을 하던 80대 여성을 승용차로 치어 숨지게 한 30대 임산부에게 벌금 500만원의 선고유예가 내려졌다.
법조계에서는 재판부가 무단횡단한 보행자의 과실이 운전자보다 크다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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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계 "사망사고 냈는데 선고유예? 특이한 사례…피해자 과실 큰 점, 판결에 영향"
"피고인, 경제적 어려움 속에서 두 아이 양육 중인 임산부…양형 요소로 고려됐을 것"
"교통사고 발생시 모든 과실 운전자에게만…일률적으로 책임 묻기엔 어려운 점 있어"
무단횡단을 하던 80대 여성을 승용차로 치어 숨지게 한 30대 임산부에게 벌금 500만원의 선고유예가 내려졌다. 법조계에서는 재판부가 무단횡단한 보행자의 과실이 운전자보다 크다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동시에 전문가들은 피고인이 경제적 상황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두 아이를 양육하고 있는 임산부라는 사실도 양형에 반영됐을 것으로 봤다.
1일 청주지법 형사4단독 조수연 부장판사는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치사) 혐의로 불구속기소 된 A(32) 씨에게 벌금 500만원 형의 선고를 유예했다고 지난 6월 24일 밝혔다. A 씨는 지난해 9월 21일 청주시 상당구의 한 삼거리에서 자신의 승용차를 몰고 좌회전하다가 보행 보조기를 밀며 무단횡단을 하던 80대 여성을 치어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선고유예를 받은 날부터 사고 없이 2년을 보내면 A 씨에게 내려진 벌금형의 선고는 사라진다.
일로 청량리 법률사무소 정구승 변호사는 "사망사고를 냈는데도 선고유예 판결을 받은 매우 특이한 사례에 해당한다"면서도 "피해자가 무단횡단을 하는 등 피고인에게 심한 과실이 없었던 점과 피해자 유족들과 합의가 된 점들이 형량 결정에 영향을 준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정 변호사는 "피고인이 임산부였던 점과 경제적 상황이 좋지 않은 가운데 두 아이를 양육하고 있다는 사실이 양형 요소에 반영된 것 같다"며 "피고인이 옥살이를 하면 피부양자들이 경제적으로 곤란하여질 경우엔 재판부에서 양형 요소로 고려해주는 편"이라고 부연했다.
법률사무소 태룡 김태룡 변호사는 "가벼운 범죄에 대해 일정 기간의 형 선고를 유예하는 제도인 선고 유예는 집행유예보다 훨씬 더 약한 판결에 해당한다"며 "처벌의 필요성이 크지 않고, 정상 참작의 여지가 큰 경우에만 이례적으로 선고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변호사는 "'무단횡단 사고는 운전자 과실을 묻되, 무단횡단을 하는 사람의 잘못을 더 크게 봐야 한다'는 시민들 의견에 공감한다. 특히 교통사고는 자동차 운전자가 먼 거리에 있는 보행자를 발견할 수 없는 점도 분명 존재한다"며 "그렇기에 일률적으로 모든 과실을 운전자에게만 묻기에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덧붙였다.
법무법인 엘앤엘 정경일 변호사는 "횡단보도에 있는 보행자 신호가 적색인데 무단횡단을 할 경우엔 보행자 쪽에 과실을 묻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러한 때가 아니라면 일반적으로 차량 운전자 과실이 더 많다"며 "이 사건 재판부가 선고 유예를 내린 것 역시 '운전자의 과실이 매우 중하지 않다'는 심정에서 형을 결정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 변호사는 "보통 교통사고로 인한 사망사건이 발생하면, 교통사고 처리 특례법 위반이 적용돼 5년 이하의 금고형 또는 2000만원의 벌금형에 처해진다. 물론 사망 사건의 경우에 과실에 따라 다르겠지만, 피해자 측과 합의를 하지 못하면 실형을 받는다"며 "또 사고가 어떻게 났는지 그리고 차량 운전자가 음주운전을 했는지도 판결에 영향을 준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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