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황제도피' 배상윤 숨통 조인다…가수 출신 아내 출국금지
검찰이 해외 도피중인 배상윤 KH 그룹 회장의 가족으로 수사망을 넓히며 배 회장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강력범죄수사부(부장 신준호)는 최근 배 회장의 두 번째 부인인 정모씨에 대해 출국금지 조치를 내렸다. 정씨는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 후반까지 활동한 유명 힙합 그룹 출신이다. 한 법조인은 “검찰이 정씨에 대해 본격적인 내사에 착수했다는 의미”라고 풀이했다.
검찰은 정씨가 KH 그룹 경영에 관여하며 배 회장의 범행을 도운 것으로 의심한다. 배 회장은 평창 알펜시아 리조트 인수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650억원대 계열사 자금을 빼돌리고 4000억원대 손해를 끼친 혐의를 받는다. 또한 경제적 공동체로 평가되는 김성태 전 쌍방울 그룹 회장과 함께 이재명 지사 시절 경기도의 불법 대북송금 의혹에도 연루돼 있다. KH 계열사들의 주가를 조작해 부당한 이득을 얻은 혐의도 있다.
검찰은 정씨가 배 회장이 머물던 베트남으로 건너가 리조트에서 휴양을 즐기며 요트를 타는 등 ‘황제 도피’를 거들며 최근까지 배 회장과의 접촉을 이어온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배 회장의 도피 기간 정씨는 우태규 KH 그룹 총괄부회장 등으로부터 생활비 1억원가량을 받은 것으로도 조사돼 있다.
검찰, 배상윤 피해자인 수노아파 호텔 난동 사건 39명 기소
한편에서 배 회장의 귀국을 압박하기 위한 카드를 늘려온 검찰은 배 회장을 상대로 폭력을 행사한 조직폭력배 수노아파 수사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이날(30일) 검찰은 ‘2020년 그랜드하얏트서울 난동사건’에 관여한 검찰은 12명을 포함해 총 39명의 수노아파 조직원을 기소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9명은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이날 발표에서 호텔 난동 사건의 성격을 ‘폭력조직 간의 이권 다툼’으로 규정했다. 배 회장은 조폭 신영광파 부두목 출신으로 1990년대까지 채권자의 사주를 받고 채무자를 납치·강도 하는 등의 강력범죄를 저지른 전력이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배 회장이 2019년 12월 사모펀드를 통해 그랜드하얏트서울을 6000억원가량에 인수하는 과정에서 수노아파 부두목 조직원 등 2명이 투자를 했다가 손실을 보자 손실금을 회수할 목적으로 호텔에 보낸 조직원 10명이 “60억원을 떼먹은 배 회장 나와라”고 소리치는 등 소동을 피운 것이 검찰이 밝힌 호텔 난동 사건의 전말이었다.
이번 수사로 120명가량 규모의 수노아파는 사실상 와해했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수노아파는 1980년대 후반 전남 목포시에서 결성된 이후 1990년대 중반 서울로 진출했고 2000년대 들어 국내 10대(大) 조폭으로 성장했다. 유흥업소 운영과 철거 용역 등이 주된 사업 영역이다. 2009년에는 용삼 참사에 연루되기도 했다.
수사를 이끈 신 부장검사는 “수노아파를 포함한 전국의 주요 폭력조직들이 계파를 초월하여 온·오프라인 상에서 정기적으로 ‘또래 모임’이라고 불리는 회합을 하면서 연대를 강화하고 있는 실태도 확인했다”라고 말했다.
김민중·허정원 기자 kim.minjoong1@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바퀴벌레 수천 마리와 산다, 멀쩡한 대기업 청년의 비극 | 중앙일보
- '춘천 실종 초등생' 데려간 50대…알고보니 범행 4번 더 있었다 | 중앙일보
- 기상캐스터 노출 있는 옷차림, 날씨 놓친다?…놀라운 실험 결과 | 중앙일보
- 배 나온 적 없는데…53세 톱모델 "아들 태어났다" 깜짝 발표 | 중앙일보
- "한우 좋아해요"…강남 고깃집 간 톰 크루즈, 500만원 긁었다 | 중앙일보
- 100년 '국민 초콜릿'까지 버렸다…'400년 원수'에 분노한 나라 [지도를 보자] | 중앙일보
- 플라스틱 용기에 물 넣어, 전자레인지 돌리니…폭탄처럼 나온 물질 | 중앙일보
- 100만 무슬림 관광객도 홀린다…리무진 뒷편 '별 커튼'의 비밀 | 중앙일보
- "방음했는데" 항의 받은 BTS 정국…소음 못 듣는 방법 있다? | 중앙일보
- 서울 단 8곳 '미쉐린 2스타' 떠난다…'주옥' 뉴욕행 결심 이유 [쿠킹] |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