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라면 뜯었는데 술 냄새가 확… 괜찮을까?

이지형 객원기자 2023. 7. 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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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기지 않은 라면 하나를 사서 면 포장을 뜯었더니 술 냄새가 확 올라온다.

촉촉한 생면에 코를 대보니 알코올 향 맞다.

그런데 면에 고농도의 술을 듬뿍 묻혀놨으니, 면을 끓여 맛있게 먹는 동안 적어도 우리 몸에 알코올이 주입되는 건 피할 수 없지 않을까?걱정할 일 아니다.

한데, 한 생면 가공식품의 포장을 살폈더니 식용 주정에 관해 설명하며 "인체에 무해하며 끓는 물에 증발하나 극소량이 남아 있을 수 있으니, 알코올 냄새와 섭취에 예민한 사람은 주의하라"고 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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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없음/클립아트코리아 제공
튀기지 않은 라면 하나를 사서 면 포장을 뜯었더니 술 냄새가 확 올라온다. 촉촉한 생면에 코를 대보니 알코올 향 맞다. 웬일인가 포장을 살폈다. 제대로 보존하기 위해 주정을 넣었단다. 냄새일 뿐 몸에 해로운 게 아니란 설명도 있다. 주정이면 ‘이슬’과 ‘처음’으로 대표되는 희석식 소주 만드는 그 주정일까? 맞다. 그리고 알고 보니 식품에 주정이 들어가는 게 별일도 아니다. 그런데 몸엔 정말 별일 없을까? 어쨌거나 알코올인데….

증류를 통해 얻어지는 농도 95~96%의 순수 알코올을 ‘주정(酒精)’이라 한다. 한자 정(精)은 정기, 정령이란 뜻을 갖는다. 그래서 주정은 ‘술의 정수’이면서 ‘술의 영혼’이다. 영어로도 증류주나 주정을 ‘스피릿(spirit)’이라고 하니, 순수 알코올에 대한 동서양의 평가는 다르지 않다. 화학적으로 주정은 에탄올이다. 무색, 무취, 무미의 알코올 성분 액체다.

◇물과 알코올은 끓는 온도가 다르다
주정을 전문적으로 만드는 회사가 여럿 있다. 고구마나 타피오카 같은 곡류를 효소로 당화하고 효모로 발효시킨 후에 연속 증류기로 증류하고 정제해 만든다. 옛날, 집에서 밑술용 청주를 만들고(발효), 그걸 소줏고리(전통의 단식 증류기)로 증류해 독한 술을 만들던 방식과 같은 듯 다르다. 집에서 만든 소주(증류주)엔 원재료에서 비롯한 향이 남지만, 공장에서 만든 주정엔 색도, 향도 남지 않는다. 농도 95~96%의 그야말로 순수 알코올이다.

주정의 쓰임새는 생각보다 다양하다. 식품 원료로도 쓰이고 보존제, 살균소독제, 향미 증진제로도 쓰인다. 특정 천연물을 추출할 때 용매로 활용되는가 하면, 각종 의약품, 의약외품, 생활용품에도 없어선 안 될 재료로 사용된다. 튀기지 않은 생라면에 들어간 주정은 보존을 위한 첨가물이다. 그런데 면에 고농도의 술을 듬뿍 묻혀놨으니, 면을 끓여 맛있게 먹는 동안 적어도 우리 몸에 알코올이 주입되는 건 피할 수 없지 않을까?
걱정할 일 아니다. 증류주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꼼꼼히 따져보면 해소될 고민이다. 액체를 끓여 만들어낸 기체를 다시 액체로 모아내는 게 증류다. 모든 술은 물과 알코올의 혼합이다. 이걸 끓인다고 치자. 물은 섭씨 100도에서 끓지만, 알코올은 78도만 되면 끓는다. 물에서 빠져나온 알코올 기체는, 찬 무언가에 부딪힐 때 방울방울 맺힌다. 이걸 모으면 순도 높은 알코올이다. 막걸리나 청주를 끓이면 소주, 맥주를 끓이면 위스키, 와인을 끓이면 브랜디가 나온다. 고량주, 보드카도 같은 식이다.

그러니까 주정을 묻힌 면을 물에 넣고 가열하면, 물이 끓기 전에 알코올 성분은 미리 날아간다. 알코올의 양도 생각보다 많지 않다. 그래도 찝찝하면 면을 끓이면서 냄비 뚜껑을 잠깐 열어준다. 한데, 한 생면 가공식품의 포장을 살폈더니 식용 주정에 관해 설명하며 “인체에 무해하며 끓는 물에 증발하나 극소량이 남아 있을 수 있으니, 알코올 냄새와 섭취에 예민한 사람은 주의하라”고 해놓았다. 조심해 나쁠 건 없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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