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선웅 신임 서울시극단장이 ‘겟팅 아웃’을 처음 선택한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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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 연출가 고선웅이 서울시극단 단장으로 취임한 뒤 첫 연출작은 '겟팅 아웃(Getting Out)'이다.
지난 23일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개막한 '겟팅 아웃'(~7월 9일까지)은 살인죄로 복역하다가 갓 출소한 여자가 집에 돌아와 겪는 하루 동안의 이야기다.
고선웅은 이번 작품을 선택한 이유로 "서울시극단은 공립극단인 만큼 일반 관객들과 소통할 수 있는 보편적 주제의식을 가진 작품을 먼저 생각했다. 여기에 극단 단원들의 캐릭터에 잘 어울리는지 여부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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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관객들과 소통할 수 있는
보편적 주제의식 가진 작품 생각”
스타 연출가 고선웅이 서울시극단 단장으로 취임한 뒤 첫 연출작은 ‘겟팅 아웃(Getting Out)’이다. 지난 23일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개막한 ‘겟팅 아웃’(~7월 9일까지)은 살인죄로 복역하다가 갓 출소한 여자가 집에 돌아와 겪는 하루 동안의 이야기다.
빈민가 출신의 알리는 어린 시절 부모에게 학대를 당하는 등 불우한 가정환경에서 자랐다. 성격 역시 좋지 못해서 잔인하고 못된 장난을 서슴지 않는 문제아였다. 사춘기 시절 만난 애인 때문에 매춘까지 했던 그는 임신한 상태로 교도소에 갇힌다. 교도소에서 낳은 아이를 교도소 측에서 데려가자 탈옥을 감행했다가 우발적으로 살인까지 저지른다. 살인죄로 8년간 복역한 알리는 이름도 알린으로 바꾸고 새 삶을 살려고 한다. 하지만 현실은 혹독하기만 하다. 어머니는 여전히 그녀를 냉대하고, 수감 시절부터 그녀를 돌봐주던 교도관은 치근덕댄다. 그리고 애인이 다시 나타나 매춘을 꼬드긴다. 그리고 교도소 시절의 어두운 기억은 그녀를 여전히 옭아맨다.
연극은 출소 후 새 삶을 마주한 알린과 교도소 시절의 알리의 이야기가 교차하며 전개된다. 무대 1층은 알린의 아파트, 2층은 알리가 수감됐던 교도소로 꾸몄다. 시공간이 다른 교도소와 아파트를 무대에서 동시에 보여주는 가운데 과거와 현재가 부딪히는 것이 이 작품의 매력이다.
‘겟팅 아웃’을 우리말로 번역하면 ‘출옥’ 또는 ‘탈출’. 연극 ‘굿나잇 마더(잘 자요 엄마)’로 1983년에 퓰리처상을 받았던 마샤 노먼의 77년도 데뷔작이다. 노먼이 켄터키 주립병원에서 신경증을 앓고 있던 청소년들을 돌보는 자원봉사를 하면서 만난 소녀가 작품의 모티브가 됐다. 주인공의 심리와 주변인물 사이의 관계를 섬세하게 묘사하는 이 작품은 공연 내내 극적 긴장감과 재미를 놓치지 않는다. 미국연극비평가협회가 1977-78시즌 ‘가장 새로운 연극’으로 선정하며 노먼이 극작가로서 성공하게 만든 발판이 됐다. 국내에서도 여러 차례 공연돼 호평받은 바 있다.
노먼은 자신의 작품에서 여성이 자신의 삶에 있어서 스스로 결정하는 자주권을 즐겨 다룬다. 남녀 대결 구도에서가 아니라 여성 내부의 내적 갈등 구조로 극중 상황을 만드는 것이 특징이다. 노먼은 여성이 실패하기 쉬운 사회적 배경 속에서 그 안에 갇혀있던 여성이 이 상황을 극복해 나가려는 모습을 그린다. ‘겟팅 아웃’도 살인과 매춘, 감옥 등 불우한 과거를 가진 알린이 새롭게 살아보려는 모습을 담고 있다. 그리고 부정하고 싶은 ‘과거의 나’라는 감옥에서 탈출하는 방법은 새로운 이름을 만드는 등의 방법으로 자신의 과거를 지우는 것이 아니라 과거를 인정하고 받아들이면서 비로소 시작된다는 것을 보여준다.
고선웅은 이번 작품을 선택한 이유로 “서울시극단은 공립극단인 만큼 일반 관객들과 소통할 수 있는 보편적 주제의식을 가진 작품을 먼저 생각했다. 여기에 극단 단원들의 캐릭터에 잘 어울리는지 여부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겟팅 아웃’은 70년대 희곡이지만, 누군가의 과오가 끝까지 용서받지 못하는 현실을 이야기한다는 점에서 동시대성이 있다”면서 “요즘 사람들은 누군가의 편을 들어주는 것에 조심스러운 것 같은데, 타인에게 자비가 더 많아지는 사회가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이 작품을 기획했다”고 강조했다.
알린 역은 연극 ‘오만과 편견’ ‘해롤드와 모드’, 뮤지컬 ‘펀 홈’ ‘메리 제인’ 등에서 호연한 이경미가, 알리 역은 연극 ‘아마데우스’에서 호평받은 유유진이 연기한다. 그리고 서울시극단 단원 강신구 김신기 정원조 최나라 이승우 등이 출연한다.
장지영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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