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에 관한 거의 모든 것] 호텔에서 모크업룸이 중요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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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오픈 전 대부분 글로벌 호텔 운영사들은 침대 하나, 침대 두 개의 객실을 따로 준비하고 두 개의 방을 잇는 복도를 진짜처럼 시공해줄 것을 요구한다.
얼마 전 내년 오픈을 앞둔 한 호텔의 모크업룸을 살폈다.
새로 짓는 호텔의 모크업룸 검수 뒤에 문득 완공 후 하자 등등으로 원성이 이어지는 주거 상품들 역시 모델하우스 공개 전 자체적으로 이런 검수와 확인 과정을 더 꼼꼼하게 해보는 건 어떨까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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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오픈 전 대부분 글로벌 호텔 운영사들은 침대 하나, 침대 두 개의 객실을 따로 준비하고 두 개의 방을 잇는 복도를 진짜처럼 시공해줄 것을 요구한다. 이렇게 점검용으로 만든 방을 모크업룸(mockup room)이라고 한다. 그다음에는 어떤 일이 일어날까. 침대와 소파 등의 가구는 물론 패브릭까지 모두 갖춘 이 방에서 숨은그림찾기 놀이가 시작된다. 의자 높이, 침대 크기, 패브릭 사양, 전기 콘센트와 USB 충전 단자 개수, 조도, 스위치 작동과 조명 제어법은 물론 행여 빛이 들어오는 곳은 없는지까지 하나부터 열까지 다 누르고 뒤지고 만져본다. 오류의 발견, 시정, 재점검을 반복한다. 두세 번은 기본이다.
얼마 전 내년 오픈을 앞둔 한 호텔의 모크업룸을 살폈다. 침대 옆 마스터 제어 패널에 너무 많은 조명 제어 버튼이 있었다. 더 잘하려고 한 일이다. 발주처는 적지 않은 추가 비용을 들였을 것이다. 나는 수정을 요구했다. 단순화야말로 기본 중 기본이기 때문이다. 호텔 객실은 대부분 고객들에게 처음 오는 곳이다. 낯선 환경이다. 모든 제어 장치는 직관적이고 단순할수록 편하다고 여긴다.
호텔에서 잠들기 전 조명을 다 끄려고 이것저것 찾아 누르던 기억이 누구나 한 번쯤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결국 원하는 대로 안 되면 짜증이 밀려오고 손에 잡히는 건 전화기다. 프런트 데스크를 찾아 도움을 요청한다. 이건 손님에게도 불편한 일이지만 호텔 입장에서도 번거롭다. 이런 손님들이 한둘이 아닐 게 분명하다. 대처가 늦으면 안 그래도 짜증 나는 고객의 하룻밤을 망치게 되니 이를 위해 야간 근무 직원을 늘려야 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 호텔 오너 입장에서는 비용 상승과 직결된다. 객실에서는 사소한 부분도 자칫하면 일파만파 큰일로 이어진다. 이를 방지하기 위한 과정이 모크업룸 검토다. 오류를 수정할 마지막 기회다.
복잡할수록 좋은 것도 있다. 기술의 발전을 어떻게, 어디까지 적용하느냐가 관건이다. 객실에는 대개 방 정리를 요청하는 ‘Make Up Room’ 버튼이 있다. 객실 정리를 원하는 고객들은 이 버튼을 누르거나 요청 카드를 문고리에 걸어두곤 했다. 새로 생기는 호텔들은 최신 객실 제어 시스템을 도입, 알아서 정리할 수 있게 한다. 더 이상 고객이 별도 요청할 필요가 없다. 당연히 있어야 한다고 여기던 버튼을 없앴다.
모크업룸을 짓는 것을 번거롭게 여겨 도면으로만 검토하면 반드시 놓치는 부분이 생긴다. 특히 가구가 그렇다. 도면으로 볼 때 괜찮아서 승인했다가 막상 실물을 넣어두고 낭패를 볼 수 있다. 새로 짓는 호텔의 모크업룸 검수 뒤에 문득 완공 후 하자 등등으로 원성이 이어지는 주거 상품들 역시 모델하우스 공개 전 자체적으로 이런 검수와 확인 과정을 더 꼼꼼하게 해보는 건 어떨까 생각했다. 어떤 일이든 최종 단계에 이르기 전 점검 또 점검만이 오류를 줄이고 사용자의 만족도를 높인다. 하룻밤 머물 호텔도 이럴진대 일상을 살아야 하는 주거 공간은 더 말해 무엇할까 싶다.
한이경 폴라리스어드바이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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