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양실에서] 큰 산아 네가 무엇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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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교역자들과 장거리 출장을 갈 일이 있었습니다.
고속도로를 달렸습니다.
고속도로 휴게소에 들어갔습니다.
우리가 들어간 휴게소가 '여기가 고속도로 휴게소 맞아'라고 감탄할 정도로 쇼핑센터처럼 돼 있는 곳이 아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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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교역자들과 장거리 출장을 갈 일이 있었습니다. 고속도로를 달렸습니다. 워낙 새벽부터 움직인 터라 커피가 필요했습니다. 고속도로 휴게소에 들어갔습니다. 우리가 들어간 휴게소가 ‘여기가 고속도로 휴게소 맞아’라고 감탄할 정도로 쇼핑센터처럼 돼 있는 곳이 아니었습니다. 아주 소박한 시골스러운 휴게소였습니다.
그런 곳에서 로봇카페를 만났습니다. 로봇 팔이 움직이며 커피를 만들어 팔아요. 저는 내색을 하진 않았지만 당황스러워 다른 커피숍을 찾았지만 옆에 있던 부목사님들은 재미있어하며 주문을 합니다. 그중 한 목사님은 ‘심지어 맛있어’라고 하며 감탄을 하는 겁니다.
그리고 며칠 후 제가 사용하던 노트북에 문제가 생겨서 새로운 컴퓨터를 사고 세팅을 하게 됐습니다. 몇 날 며칠이 걸렸습니다. 아는 게 하나도 없어서 두루두루 물어봐야만 했습니다. 심지어는 딸에게 면박을 당하며 물어보고, 그러다 보니 해야 할 설교준비는 밀리고 마음은 초조해지고…. 그런 와중에 제가 참석해야 할 포럼에서 저보고 주제강의를 하랍니다. 인공지능(AI) 시대. 뉴노멀 시대의 목회…. 난 내 노트북 하나도 세팅을 못 하는데….
최근에 화두가 되고 있는 뉴노멀과 인공지능, 로봇 시대 등등 미래의 삶, 미래의 목회적 환경이 저에게는 커다란 산처럼 느껴졌습니다.
스가랴 4장에도 커다란 산을 경험한 선지자가 있었습니다. 스가랴 선지자입니다. 바벨론 포로 귀환 후 성전재건의 중차대한 책임이 있었지만 대적들의 방해로 아무것도 못 하는 무기력한 상황이었습니다. 그때 스가랴에게 하나님이 환상 가운데 하신 말씀하십니다.
“큰 산아 네가 무엇이냐 네가 스룹바벨 앞에서 평지가 되리라….”(슥 4:7)
‘큰 산’ 으로 보인다 할지라도 평지가 될 것이기에 걱정 말라는 겁니다. 두려워 말라는 겁니다. 여기서 말하는 ‘큰 산’이란 우리가 사는 세상에서 만나는 모든 문제에 대한 상징적인 표현입니다. 살다 보면 누구나 한 번쯤은 큰 산을 만납니다. 전혀 생각지도 못한 큰 산, 아니 알고는 있었지만 할 수만 있다면 피하고 싶었던 큰 산.
저는 의외로 AI, 인공지능이 큰 산으로 느껴졌습니다. 요즘 핫한 챗GPT(ChatGPT)를 사용해 봤습니다. 요한복음 3장 16절을 입력하니 단 몇 초 만에 한 편의 설교문을 내놓았습니다.
‘나는 한 편의 설교 준비를 하려면 몇 시간이 걸리는데, 이건 심지어 몇 초면 끝.’
‘아, 어떻게 해야 하나….’
그다음에는 ‘믿었던 사람에게 배신을 당하였을 때’라고 하니 심지어 상담까지 해줍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어떻게 목회를 해야 하나…. 이 역시 큰 산이었습니다.
제가 느낀 무력감을 똑같이 느꼈을 법한 스가랴에게 하나님은 큰 산이 평지가 될 것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실제로 평지가 되게 하셨습니다. 하나님은 이방 왕인 바사 왕 다리오를 들어서 “하나님의 성전 공사를 막지 말고 유다 총독과 장로들이 하나님의 이 성전을 제자리에 건축하게 하라.”(스 6:7)고 말씀하십니다.
그뿐만이 아닙니다. 누구도 이후로 방해하지 못하도록 조서를 내립니다. “내가 또 명령을 내리노니 누구를 막론하고 이 명령을 변조하면 그의 집에서 들보를 빼내고 그를 그 위에 매어달게 하고 그의 집은 이로 말미암아 거름더미가 되게 하라.”(스 6:11)
실제로 큰 산이 평지가 됐습니다. 저는 앞으로 다가올 시대에 어떻게 목회를 해야 할지 어리석게 걱정하며 내 능력 내 형편만 쳐다보았습니다. 저와 비슷했던 스가랴에게 하나님은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이는 힘으로 되지 아니하며 능력으로 되지 아니하고 오직 나의 영으로 되느니라.”(슥 4:6)
큰 산아 네가 무엇이냐. 오직 하나님의 능력으로 평지가 되리라.
김종원 목사
경산중앙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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