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프랑스 경찰 총기사건, 법집행시 인종차별 해결해야”
유엔은 프랑스에서 교통 검문을 피해 도망치려던 알제리계 10대 청소년이 경찰의 총격 대응으로 사망한 사건에 대해 우려를 표시하면서 법집행 과정에서 인종차별 문제를 해결할 것을 촉구했다.
30일(현지시간) 라비마 샴다사니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 대변인은 유엔 제네바 사무소에서 열린 브리핑을 통해 “경찰에 의해 북아프리카계 17세 소년이 숨진 사건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샴다사니 대변인은 해당 경찰관의 살해 혐의에 대해 프랑스 사법당국이 조사 중이라는 점을 거론한 뒤 “지금은 국가가 법집행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인종주의와 차별이라는 문제를 심각하게 다뤄야 할 순간”이라고 지적했다.
유엔은 이 사건에 반발하며 프랑스 곳곳에서 벌어진 시위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샴다사니 대변인은 “우리는 평화로운 집회의 중요성을 강조한다”며 “폭력적 상황에서만 경찰이 무력을 사용해야 하며 합법성과 비례성, 비차별, 책임과 예방 등의 원칙을 존중하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어 “이 사건에 뒤따른 시위로 사회적 불안이 생기고 다수의 경찰관이 부상한 점도 우리는 우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27일 오전 8시30분께 프랑스 외곽 낭테르의 한 도로에서는 경찰관이 교통 법규를 위반한 알제리계 청소년 나엘(17)의 차를 멈춰 세웠다가, 나엘이 차를 몰고 출발하자 총을 쏘는 사건이 발생했다.
나엘의 차량은 수십m를 이동한 뒤 어딘가에 부딪혔고, 얼마 지나지 않아 나엘은 숨을 거뒀다.
프랑스 검찰은 나엘이 총을 맞고 차 안에서 숨졌으며, 해당 경찰관은 총기를 사용할 법적 조건을 충족하지 못한 것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해당 경찰관을 구속 수사 중이다.
낭테르와 툴루즈, 디종, 리옹 등 프랑스 곳곳에서는 나엘 사망 사건에 반발하며 거리로 나온 사람들이 사흘째 시위를 벌였다. 이들 가운데 일부는 경찰서와 공공기관에 돌 등을 던지고 쓰레기통 등에 불을 지르는 등 시위가 격화하는 양상을 보이기도 했다.
이지영 기자 lee.jiyo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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