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호, 日 투자자들 만나 “올해 엔화 외평채 발행”
재무장관 회의와 통화스와프 재개로 한일 경제협력의 물꼬를 다시 튼 정부가 민간 투자 유치에 나섰다.
30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오후 일본 페닌슐라 도쿄 호텔에서 ‘투자자 라운드테이블’을 개최했다.
이 행사에는 일본 3대 민간은행(스미토모 미쓰이, 미즈호, 미쓰비시)과 국제협력은행(JBIC) 등 공공 금융기관, 일본 최대 규모 민간 자산운용사인 노무라 자산운용 등 총 10개 기관의 고위 경영진이 참석했다.
추 부총리는 이날 모두발언에서 “최근 한일 정부의 관계 개선이 민간 경제 협력으로 연결되는 것이 중요하다”며 양국 간 금융 협력 확대를 위한 정책 방안을 소개했다.
먼저 추 부총리는 올해 일본에서 기관투자들을 대상으로 엔화 표시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를 발행하겠다고 밝혔다.
1998년 외환위기 당시 국내 거주자와 해외동포를 대상으로 엔화 외평채가 발행된 적은 있었지만, 일본 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엔화 외평채 발행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확한 발행 규모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으나 1998년 당시(300억엔)보다는 규모가 대폭 늘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올해 정부의 외평채 발행 한도는 27억 달러다.
추 부총리는 외평채 발행이 일본 금융기관들에는 우량 한국물에 대한 투자 기회가, 한국 기업과 금융기관에는 엔화채 발행의 마중물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추 부총리는 또한 충분한 투자 정보 공유를 위해 한국 정부와 일본 주요 투자자 간 면담을 정례화하고, 상호투자를 저해해왔던 제도적 요인도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외국인 투자자 등록제 폐지, 국채 통합계좌 개설, 외환시장 대외 개방 등 자본·외환시장 구조개선 노력도 계속해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추 부총리는 또 한국 경제의 펀더멘털과 자본시장의 수익성·안정성이 매우 양호하다고 강조하면서 하반기에는 글로벌 반도체 업황 개선 등에 힘입어 상반기 대비 두배 이상의 경기 반등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 부총리가 일본 투자자를 대상으로 라운드테이블을 개최한 것은 2006년 이후 17년 만이다.
기재부는 “일본 투자자들은 한국 정부의 외평채 발행 계획을 환영하면서 정부 차원의 관계 개선이 민간 경제·금융 협력에도 큰 메시지로 작용한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했다.
정시내 기자 jung.sin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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