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반란 틈타…美, 우크라에 '게임 체인저' 에이태큼스 지원 검토

미군의 ATACMS 지대지미사일이 발사되는 모습. 합동참모본부·뉴스1

미국이 최대 사거리가 305㎞(190마일)의 장거리 미사일인 육군 전술 미사일 체계(ATACMS·에이태큼스)를 우크라이나에 제공하는 방안이 최종 검토 단계에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에이태큼스의 최종 지원이 결정되면 우크라이나 전쟁의 또 다른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다.

WSJ는 이날 복수의 미국·유럽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에이태큼스 지원 논의가 최고위급 승인을 남겨놓고 있다”이라고 전했다. 우크라이나 고위 국방 관계자도 WSJ에 “최근 몇주 사이 에이태큼스와 관련해 긍정적인 신호를 받았다”고 말했다.

조 바이든 미 행정부는 그간 우크라이나가 자국 영토를 넘어 러시아를 타격할 수 있는 무기를 지원하는 것을 꺼려왔다. 전쟁이 불필요하게 확전되는 것을 방지한다는 차원에서다. 반면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장악하고 있는 남부 크림반도를 사정권에 넣기 위해서라도 장거리 전술 무기가 필요하다는 입장이었다. F-16 전투기와 에이태큼스 지원을 희망해왔다.

그런데 최근 러시아 용병 기업 바그너그룹이 반란을 일으키면서 미정부의 기류가 바뀌었다고 한다. 러시아가 내홍으로 혼란스러운 틈을 타 우크라이나가 전세를 밀어붙이는 게 유리하다고 판단했을 수 있다.

WSJ에 따르면 정밀 유도가 가능한 에이태큼스는 첩보 기관이 식별한 위성항법장치(GPS) 표적을 높은 정확도로 타격하는 게 가능하다. 현재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맹활약 중인 하이마스(HIMARS·속기동포병로켓체계) 발사대에서 발사된다. 우크라이나가 에이태큼스를 확보하면 러시아로선 최전선 뒤의 병참 기지와 지휘소 등을 최소 200마일은 뒤로 물려야 하는 만큼 전투 효율이 떨어질 수 있다.

이유정 기자 uuu@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