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출장단에 김문기 이름 없자…정진상 다시 받아라 지시"
“성남도시개발공사로부터 출장자 명단을 다시 받으라는 지시를 받았나요?” (검찰)
“정진상 실장을 통해 (지시를) 받아서 그렇게 처리했습니다” (전 성남시 예산법무과장 A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성남시장이던 2015년 1월 호주-뉴질랜드 출장에 고(故)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이 동행할 거라는 사실을 미리 알았을 거라는 증언이 나왔다.
전 예산법무과·재정경제부 과장 A씨는 3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부장 강규태) 심리로 열린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8번째 공판에 증인으로 나와 당시 출장 준비 과정을 설명했다.
당초 계획에는 성남도시개발공사에서 유동규 당시 본부장과 이현철 개발사업2팀장이 가는 거로 돼 있었는데, 출장 한 달 전 이 팀장 대신 김 전 처장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A씨는 ‘출장 명단을 다시 받은 건 누구 지시에 의한 것이냐’는 검찰의 질문에 “시장 비서실에서 지시를 받았다”면서 “이 대표가 지시한 것인진 모르겠으나, 정진상(당시 성남시 정책비서관)이 우리한테 지시할 수 있는 위치는 아니었다”고 했다. 이 대표의 의사가 반영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다.
검찰은 9박 11일간의 호주-뉴질랜드 출장을 이 대표가 김 전 처장을 업무적으로도, 사적으로도 알았다는 핵심 정황 중 하나로 보고 있다.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은 “정진상이 ‘시장(이재명)이 편해 하는 사람을 데리고 가라’ 해서 김 전 처장으로 교체했다”(지난 3월 31일, 3차 공판)고 진술한 바 있다. 유 전 본부장은 이 대표와 김 전 처장이 2009년부터 친분이 있었다며, 출장에서도 두 사람이 함께 골프를 치러 갔었다고도 했다.
“출장자 변경, 보고됐을 것”…이재명 “기록 없어”
A씨는 당시 이 대표에게 주로 대면 보고를 했다고 한다. 김 전 처장 등과 종종 이 대표에게 대면 보고를 했다는 유 전 본부장의 증언과 일치한다. A씨는 “해당 실무 부서장을 호출하는 경우 (시장실에) 들어가 대면보고를 하고, 일상적인 정책에 관한 부분을 결재할 때도 90%는 대면으로 한다”고 말했다. 반면 이 대표는 “(내가) 오라는 경우에만 대면 보고하는 것이지 (직원들이) ‘내가 대면 보고 해야지’ 한다고 되는 게 아니지 않냐”며 “시장이 하루 종일 기다리는 게 아니다”라고 했다. A씨는 “별도 (대면보고) 시간을 운영했지 않느냐. 고정적으로 (대면보고 시간을) 운영한 거로 알고 있다”고 했다.
이병준 기자 lee.byungju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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