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SK 펀드 울상…"내 펀드 어쩌나?"

신재근 기자 2023. 6. 30. 1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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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TV 신재근 기자]
<앵커> CJ와 SK 등 일부 대기업 계열사의 재무 구조가 악화하면서 대규모 유상증자나 신용등급이 강등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자금사정 불안에 따른 주가 급락으로 이들 주식이 편입된 그룹주 펀드 수익률도 악화되고 있습니다.

증권부 신재근 기자와 자세히 얘기 나눠 보겠습니다. 신 기자, 최근 들어 주요 대기업 계열사들의 취약한 재무 구조가 부각되고 있죠?

<기자> SK는 SK이노베이션이 최근 채무상환 등을 위해 1조2천억 원 규모 유상증자를 결정했는데, 이번주에만 주가가 15% 가까이 떨어졌습니다.

CJ CGV 역시 채무상환, 즉 빚을 갚기 위한 목적으로 유상증자와 자회사 CJ올리브네트웍스 지분 현물출자를 통해 1조 원에 이르는 자금을 조달하기로 했습니다.

이 여파로 주가가 1만 원이 깨진 데 이어 최근엔 9천 원선도 위협받고 있습니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있었던 2008년 이후에 처음 경험하는 주가 수준입니다.

롯데그룹도 수익성 악화로 계열사 무보증사채의 신용등급이 줄줄이 강등됐는데요.

롯데그룹의 핵심 수익창출원인 롯데케미칼의 신용등급은 최근 AA+에서 AA로 내려왔습니다. 지난해 1조 원 가까운 영업손실을 기록할 정도로 자금 사정이 나빠졌기 때문입니다.

이 여파로 롯데지주의 신용등급도 AA에서 AA-로 하향됐습니다.

신용등급이 낮아지면 채권을 발행할 때 투자자들에게 더 높은 이자를 지급해야 하기 때문에 자금 조달할 때 비용이 추가로 발생하게 됩니다.

<앵커> 이들 기업 주가가 크게 하락하면서 주식형펀드와 ETF 등 관련 그룹펀드 수익률도 부진하죠?

<기자> 표를 하나 보시겠습니다. 롯데그룹과 SK그룹의 주식형펀드 수익률인데요.

롯데 계열사 13개 종목으로 구성된 롯데그룹주 펀드의 최근 한 달 수익률은 -4%를 기록 중이고, 범위를 1년으로 넓히면 손실률은 -10%를 넘어갑니다.

현대차그룹과 삼성그룹 등 다른 대기업 펀드의 한 달 수익률이 플러스를 기록하는 것과 비교하면 차이가 두드러집니다.

ETF도 사정은 비슷합니다.

SK그룹 ETF는 이달 중순 주가가 1만2천 원에 근접했지만, 2주 만에 10% 가까이 떨어졌습니다.

CJ ENM과 CJ CGV 등 CJ 그룹주만 약 20% 담고 있는 TIGER 미디어컨텐츠 ETF도 2주 동안 주가가 10% 넘게 하락한 상황입니다.

<앵커> SK그룹 자금난 얘기가 나온 배경이 반도체와 배터리 사업에 필요한 대규모 투자자금 때문이지 않았습니까. 반도체 쪽 사정은 어떻습니까?

<기자> 시장에서 자금 사정 악화를 우려하는 SK그룹 계열사는 'SK하이닉스'인데요.

하이닉스는 반도체 시황 악화로 최근 2개 분기 연속 총 5조 원에 달하는 적자를 봤고, 올해도 10조 원 넘는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보입니다.

벌어들인 돈은 적은 반면 지출에 필요한 돈은 많은 상황입니다. 예전 인텔의 낸드사업부였던 솔리다임의 남은 인수대금을 치러야 하는 등 차입금 규모가 지난해보다 20% 넘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때문에 증권가에선 유상증자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했는데요.

하이닉스는 유상증자 가능성에 대해 현재 고려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회사 측도 "올초 교환사채 등으로 자금을 조달했기 때문에 자금 여력이 충분하다"고 말했습니다.

<앵커> 투자 관점에서 짚어보도록 하죠. 그동안 SK와 CJ, 롯데 주가가 큰 조정을 받았는데요. 증권가에선 관련 ETF 어떻게 대응하는 것이 좋다고 봅니까?

<기자> 증권가는 SK와 CJ, 롯데 모두 주가가 과도하게 떨어졌다 데 동의합니다.

SK와 롯데는 각각 핵심 계열사인 이노베이션과 하이닉스, 롯데케미칼의 실적 회복 가능성을 고려하면 최근 이슈는 단기 악재로 봐야 한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때문에 증권가는 SK와 롯데 관련 ETF의 경우 시장 우려가 점진적으로 해소될 것으로 보고 중장기적 관점에서 밸류에이션 상승 요인이 충분한 만큼 매수에 나설 필요가 있다는 설명입니다.

반면 CJ는 CGV 등 핵심 계열사의 실적 회복이 언제 이뤄질지 요원하기 때문에 보수적인 관점에서 대응해야 한다는 조언입니다.

특히 CGV의 경우 영화산업 자체가 주춤하고 있어 체질 개선을 이뤄낼 수 있을지는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분석입니다.

<앵커>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신재근 기자 jkluv@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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