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만에 5800억 규모 무기판매 승인…中은 대만 위협

中, 군용기 11대 보내 대만해협 중간선 침범

미국 국방부가 대만에 4억4000만 달러(약 5800억원) 규모의 무기 판매와 보급 지원을 승인했다. 중국은 미국의 무기판매 승인 발표 직후 군용기 11대를 보내 대만해협 중간선을 침범하는 등 위협에 나섰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30일 주요 외신에 따르면 미 국방부 산하 국방안보협력국(DSCA)은 전날 발표한 보도자료를 통해 미 국무부가 대만과 관련한 두 건의 대외군사판매(FMS) 계약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국무부는 대만의 요청에 따라 3억3220만 달러 규모의 탄포 매각을 비준했다. 미국이 대만에 파는 포탄은 30㎜ 고폭연소 예광탄과 다목적탄, 연습탄 등이다.

국무부는 또 차륜형 전투차량과 무기, 관련 장비 등의 수리·예비용 부품을 일괄해 1억800만 달러(약 1400억원) 규모로 판매하는 계약을 승인했다.

미국은 1979년 '하나의 중국' 원칙을 바탕으로 중국과 수교하면서 대만과는 비공식적인 외교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하지만 같은 해 유사시 대만을 군사 지원하기 위한 법적 기반도 마련해 뒀다. 특히 지난해 8월 낸시 펠로시 전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을 계기로 중국의 대만 침공 우려가 커지자 대만에 대한 무기 제공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을 보여왔다.

미국의 무기판매 승인 발표 후 중국은 군용기 11대를 보내 대만해협 중간선을 침범하며 군사 위협에 나섰다. 대만 국방부는 이날 오전 8시께 24대의 중국 군용기가 대만 인근에서 탐지됐고 그중 11대가 대만해협 중간선을 넘어왔다고 밝혔다. 대만해협 중간선은 1954년 12월 미국과 대만 간 상호방위 조약 체결 후 1955년 미국 공군 장군인 벤저민 데이비스가 중국과 대만의 군사적 충돌을 막기 위해 선언한 비공식 경계선이다.

중국 외교부도 즉각 반발했다. 마오닝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미국과 대만의 군사 연계, 대만에 대한 미국의 무기 판매에 결연히 반대한다는 입장은 일관되고 명확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과 중·미 3개 공동성명 규정을 엄수해 대만에 대한 무기판매를 중단해야 한다"며 "새로운 대만해협 긴장 요소를 만들고 대만해협 평화와 안정을 해치는 일도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