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日원전 오염수 방류철회 결의안 강행 처리…與 "청문회 합의 깨져"

국회는 30일 야당 주도로 일본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철회를 촉구하는 국회 결의안을 채택했다. 야당이 결의안을 강행 처리에 반발해 여당은 오염수 방류 관련 청문회가 무산됐다고 반발했다.

국회는 이날 본회의를 열어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계획 철회 및 수산물 안전성과 어업인 보호 대책 마련 촉구 결의안에 대한 수정안’을 통과시켰다. 이 표결에는 국민의힘 의원들이 퇴장한 가운데 172명의 의원이 참석해 찬성 171명, 기권 1명으로 의결됐다.

결의안은 "후쿠시마 사고는 국제원자력 사고등급(INES)기준으로 인류역사상 최고의 원전 사고인 체르노빌 사고와 같은 최고레벨 7등급에 해당하는 대형 사고로 분류되어 있다"며 "이는 곧 단순한 오염수가 아닌 핵폐기물을 바다에 방류하는 것으로 이로 인한 해양 오염은 전 인류에게 영향을 미치는 재난으로 미래세대에게도 치명적인 부담을 줄 수 있으며, 방사능 오염수로 인한 직접적 피해뿐만 아니라 수산물 방사능 오염 가능성만으로 수산업은 궤멸적인 피해를 볼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어 "회는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발생한 방사능 오염수의 처리와 관련하여 수산물 등 먹거리 안전을 포함하여 우리 국민의 건강에 위해를 끼칠 수 있는 일본 정부의 어떤 조치에 대해서도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임을 결의하며 정부가 실효적 조치를 마련하고 시행할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구체적으로 결의안에는 일본 정부의 오염수 방류 계획을 보류할 것과 오염수 방류에 대해 국제해양법재판소 제소 및 잠정조치 청구, 우리나라 해역에 대한 방사성물질 감시 확대, 수산업계의 피해 최소화를 위한 조치, 국제원자력기구(IAEA)에서 독립된 제3의 전문가집단이 원전 오염수 검증의 모든 과정에 참여할 것 등을 주문했다.

이번에 통과한 결의안은 지난 27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서 의결된 결의안이다. 민주당은 농해수위의 결의안을 국회 결의안으로 문구를 수정한 뒤 소속 의원 전원 명의로 결의안을 수정 발의했다. 당초 결의안은 의사일정에 없었지만, 민주당이 의사일정 변경을 요구한 결과 표결 절차를 밟았다.

야당의 결의안을 강행 처리함에 따라 여당은 강력히 반발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표결 직후 기자들과 만나 "후쿠시마 청문회와 관련된 양당 합의는 파기된 것"이라고 선언했다. 앞서 여야는 후쿠시마 오염수 청문회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채용 특혜 의혹' 등에 대한 국정조사를 합의한 바 있다. 윤 원내대표는 이와 관련해 ""(민주당은) 더이상 청문회 주장을 해선 안 된다"며 "(결의안은) 조금 시간을 갖고 처리하기로 어느 정도 서로 양해가 된 상황인데, 약속한 사항을 위반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국회에서 여야 합의 없이 결의안을 처리하는 사례가 극히 드물다"며 야당 단독 결의안 채택에 대한 불만을 드러냈다.

결의안과 관련해 여야는 찬반 토론을 벌이기도 했다.

안병길 국민의힘 의원은 " 민주당은 오직 선거와 표를 얻기 위해서 오염수 공포를 한껏 이용하다가 훗날 과학이 옳았다는 것 증명돼도 그렇다면 다행이라는 말 한마디로 도망칠 것"이냐며 " 염치라도 남아있다면 위선적인 결의안과 함께 아직도 우리 국민 괴담으로 흔들 수 있다는 그 오만한 태도 당장 버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찬성 토론에 나선 윤재갑 민주당 의원은 수산물 시식에 나선 국민의힘 의원들을 겨냥해 "정부·여당은 (제가 오염수 방류에 반대하며 진행했던) 단식기간 중에도 본질적 대책 수립 외면한 채 생선 먹방에 나섰다"며 "차라리 일주일 정도 후쿠시마 살기 하면서 후쿠시마 생선 먹방을 하라"고 말했다. 윤 의원은 "독일과 중국 연구소는 1년 안팎이면 후쿠시마 방류 오염수가 우리 해역 도달한다고 그랬다"며 " 먹이사슬 최상단 인간이 방사능 오염된 생선과 해조류 그리고 조개 섭취했을 때 먹이사슬 따라서 농축된 방사능 물질이 결국 인체에 축적과 확장 일으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박준이 기자 giver@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