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은 "공정한 접근성" 외쳤지만... 대곡-소사 개통식은 불공정

안홍기 2023. 6. 30.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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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월 1일부터 운행되는 서해선 대곡~소사 구간 복선전철 개통식을 연 국토교통부가 야당 국회의원을 행사에 초청했다가 취소한 일이 알려지면서 정부가 지역 사업 성과를 여당에만 유리하게 활용하려는 게 아니냐는 의심을 받고 있다.

윤 대통령의 국정철학인 '공정'을 교통망 확충 사업에까지 확장 적용한 것인데, 정작 대곡~소사선이 좌초되지 않도록 애를 쓴 지역 국회의원과 지자체장들에겐 불공정한 개통식이 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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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문제 해결한 건 의원·지자체장인데... '야당 배제' 논란 대곡~소사선 복선전철 개통식

[안홍기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30일 경기 고양시 어울림누리 별무리경기장에서 열린 '서해선 대곡-소사 복선전철' 개통 기념식에서 기념사에 앞서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 연합뉴스
  
7월 1일부터 운행되는 서해선 대곡~소사 구간 복선전철 개통식을 연 국토교통부가 야당 국회의원을 행사에 초청했다가 취소한 일이 알려지면서 정부가 지역 사업 성과를 여당에만 유리하게 활용하려는 게 아니냐는 의심을 받고 있다.

30일 오전 경기도 고양시 어울림누리 별무리경기장에서 열린 대곡-소사 복선전철 개통 기념식에 참석했다고 파악된 주요 정당 인사들은 다음과 같다.

국민의힘 당대표 및 비서실장
김기현(울산 남을), 구자근(경북구미갑)

국토교통위원회
김정재(경북포항북), 강대식(대구동을), 서일준(경남거제), 정동만(부산기장), 엄태영(충북제천단양), 서범수(울산울주)

지역 정치인
이동환 고양시장(국민의힘) 심상정(경기고양갑), 이용우(경기고양정), 홍정민(경기고양병), 한준호(경기고양을), 김영식 고양시의회 의장(국민의힘), 김현아 국민의힘 경기고양정 당협위원장, 김종혁 국민의힘 경기고양병 당협위원장

기존 소사~원사선과 연결되는 대곡~소사선은 김포공항을 거쳐 한강을 건너 대곡에서 서울지하철 3호선, 경의중앙선, 공사 중인 수도권 광역급행철도 GTX-A와 연결된다. 경기 서남부권 도민과 고양시민들의 생활 반경을 크게 넓혀줄 수 있는 교통망이 추가된 것이다.

개통식에 초청됐다 취소를 통보받았던 심상정 정의당 의원, 이용우·홍정민·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우여곡절 끝에 개통식에 참석했다. 하지만 이들 의원들이 행사장에 없었다면 철도 개통에 가장 기대가 큰 고양시민들이 의아하게 생각할 뻔 했다. 대곡~소사선을 인접 지역으로 연장하는 게 이 지역 현안이기 때문이다. 이 행사에 참석한 여러 국민의힘 국회의원의 면면을 봐도 지역구가 대부분 경북 경남 지역에 포진돼 있어 대곡~소사선과 지역 관련성을 찾기가 힘들다.
 
 30일 경기도 고양시 어울림누리 별무리경기장에서 열린 대곡~소사 복선전철 개통식에 윤석열 대통령이 원희룡 국토교통부장관, 이동환 고양시장, 김기현 국민의힘 당대표 등과 함께 입장하고 있다.
ⓒ 고양시
사업비 분담 문제로 물거품 될 뻔... 살려낸 건 지역 의원과 지자체장

서해선 대곡~소사 구간은 2016년 6월 착공까지 숱한 우여곡절을 겪었다. 사업비 분담 문제가 대표적인데, 임대형민자사업(BTL)인 이 공사의 사업비는 민간 60%, 국가 40% 분담 구조다. 하지만 당시 기획재정부는 국가 부담분의 25%를 지자체가 분담하는 광역철도로 추진할 것을 주장했고, 지자체와 국토교통부는 지자체 부담이 없는 일반철도를 주장하면서 사업이 물거품이 될 뻔했다. 

결국 문제는 국회에서 타결됐다. 2014년 10월 당시 원혜영(경기부천오정), 김현미(경기고양일산서), 김상희(경기부천소사), 유은혜(경기고양일산동), 김경협(경기부천원미갑) 등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김태원(경기고양덕양을) 새누리당 의원, 심상정(경기고양덕양갑) 정의당 의원이 중재에 나섰다. 결론은 일반철도로 하되 국가 부담분의 90%는 중앙정부가, 10%는 지자체가 분담하기로 했다. 이후 지자체 부담분은 다시 경기도, 서울시, 부천시·고양시가 3분의 1씩 분담키로 했다.

이같은 과정을 되짚어보면 대곡~소사선 개통식에 관련 지역구 국회의원들을 불참시키려한 처사는 이해하기 어렵다. 사업비를 분담한 지자체의 장들이 상당수 초청받지 못한 것도 마찬가지다.

이날 시민들과 함게 원종역에서 대곡역까지 전철을 타고 이동한 윤석열 대통령은 개통식 축사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누구나 어디서나 공정한 접근성을 누릴 수 있어야 지역이 발전하고, 그것이 바로 우리 정부 지역균형발전의 핵심 요체입니다. 특히 촘촘한 교통망 확충은 국민들의 생활을 크게 변화시킬 수 있습니다."

윤 대통령의 국정철학인 '공정'을 교통망 확충 사업에까지 확장 적용한 것인데, 정작 대곡~소사선이 좌초되지 않도록 애를 쓴 지역 국회의원과 지자체장들에겐 불공정한 개통식이 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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