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민식 "연기는 숨 쉬는 것 자체, 마음 식으면 미련 없이 떠날 것"
[이선필 기자]
34년 연기 경력을 쌓으며 대한민국 대표 배우로 자리매김한 배우 최민식이 이번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배우 특별전으로 관객과 만난다. 첫 행사를 앞두고 30일 오후 부천시 중동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그는 여전한 연기 열정과 애정을 드러냈다.
'최민식을 보았다'라는 섹션으로 마련된 특별전에선 배우가 직접 선택한 출연작 10편을 비롯해, 한국영화아카데미에서 제작한 단편 2편, 총 12편이 상영된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1992)부터 <쉬리>(1999), 그리고 <범죄와의 전쟁: 나쁜 놈들 전성시대>(2012)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2022) 등을 선정한 것에 최민식은 "(영화제) 프로그래머와 부집행위원장님과 얘기하면서 영화제를 즐기는 차원에서 캐릭터를 변주하는 모습을 중심으로 나열하게 됐다. 다른 큰 기준이나 의도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작품 선정 기준에 그는 "책을 보고 설득이 되면 만나서 감독과 이야기하다가 공통분모가 많다 느끼면 바로 그 자리에서 결정하는 편"이라며 "<이상한 나라의 수학자>도 낮에 만나 다음날 아침까지 술 마시다 결정했다"고 일화를 들어 말했다.
이어 그는 "입시라는 걸 위해 연극 대본을 13만 7천원을 내고 3개월 코스로 극단 뿌리 연구단원으로 들어간 이후 다른 동네를 기웃거리지 않고, 배우 일을 해왔다"며 "장사나 직장 경험도 없는 게 자랑인진 모르겠지만, 그만큼 연기는 그냥 제 생활이 된 것 같다"고 특유의 꾸준함을 전했다.
▲ 최민식 배우가 30일 오후 경기도 부천시 현대백화점 중동점에서 열린 제27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배우 특별전' 기자회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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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전 이후 새롭게 생긴 목표를 묻는 말에 최민식은 "해외에서 상 받는다고 목표가 이뤄지는 것도 아니고, 그런 명예가 목표일 순 없다"며 "나이가 6학년(환갑)을 넘어가며 이해의 폭도 좀 넓어졌다고 생각한다. 다양한 인간군상을 표현하고 싶은 욕구는 지금도 엄청나다"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꼭 이 일을 해야만 한다는 의무감이나 강박은 없다. 시건방진 얘길 수 있지만, 언젠가 연기를 사랑하는 마음이 식으면 미련 없이 떠날 것 같긴 하다"며 "지금까진 행복하다. 연기는 제게 숨 쉬는 것, 밥 먹는 것과도 같다"고 강조했다.
▲ 30일 오후 경기도 부천시 현대백화점 중동점에서 열린 '제27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배우 특별전' 기자회견에서 배우 최민식(왼쪽)과 정지영 조직위원장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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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정지영 조직위원장은 "제가 최민식 배우 소개를 책자에 적을 때 '가장 뜨겁고, 가장 거칠지만 친절한 배우'라고 했다. 정확한 표현같다"라고 자평하며 "해외에선 이미 두 번의 특별전을 했는데 한국에선 처음이다. 조금 시기가 늦었다고 생각한다. 영화제 입장에선 해당 배우가 얼마나 적극 참여할 수 있는 상태인지를 감안하는데 이번에 다행히 일정이 되었다"고 행사 배경을 밝혔다.
이에 최민식은 "한 사람의 배우로 이보다 더한 감사의 자리가 있을까 싶다. 제가 발가벗겨진 느낌도 들어 한편으론 부끄럽지만, 정말 제가 이후에도 잘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며 "이번에 저도 잠깐이나마 과거를 돌아보게 됐다. 미래를 향한 발돋움이랄까. 작품활동을 잠시 쉬며 숨을 고르는 중에 부천에서 엄청난 자극을 주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배우 최민식은 연기 뿐 아니라 정책 이슈나 사회 이슈에서도 나름 목소리를 내왔다. 1999년 스크린 쿼터 축소 저지 운동에 영화인으로서 적극 참여하기도 했고, <특별시민> 같은 작품에 참여해 한국 정치권을 풍자하기도 했다. 남은 배우 인생에서 소명의식을 묻는 말에 그는 "제 정치적 견해나 사회 이슈 관련 생각은 앞으로 작품으로 표현하겠다는 말로 대신 답변하겠다"고 짧게 답했다.
배우 '최민식을 보았다' 특별전은 30일부터 오는 7월 9일까지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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