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노란봉투법’ 본회의 부의안 의결…국민의힘 집단 퇴장
노동자 파업에 대한 회사의 무분별한 손해배상 청구를 제한하는 이른바 ‘노란봉투법’이 30일 국회 본회의에 부의됐다. 해당 법안을 반대해왔던 국민의힘 의원들은 집단 퇴장했다.
이날 국회 본회의에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 정의법 일부 개정안에 대한 본회의 부의 요구의 건’은 총 184표 중 찬성 178표, 반대 4표, 무효 2표로 가결됐다. 국민의힘이 항의의 뜻으로 퇴장해 표결에 불참한 가운데 민주당 등 야당 의원들이 단독으로 의결했다. 부의는 본회의에서 안건 심의가 가능한 상태가 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야당이 ‘합법 노조 활동 보장법’이라고 이름 붙인 이 법안은 하도급 노동자에 대한 원청 기업 책임을 강화하고, 파업 노동자에 대한 기업의 무분별한 손해배상 청구를 제한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앞서 민주당 등 야당은 지난달 24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해당 법안의 본회의 부의 요구안을 단독 의결했다. 지난 2월 야당 주도로 환노위 전체회의를 통과한 법안이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두 달 넘도록 처리되지 않자 야당이 수적으로 유리한 점을 이용해 본회의에 직회부하기로 했다.
국회법에 따르면 직회부 요구가 있고 난 뒤 30일 이내에 여야 합의가 없으면 이후 처음으로 열리는 본회의에서 부의 여부를 묻는 무기명 투표를 해야 한다. 일단 이날은 본회의에 부의하는 것까지만 결정됐다. 여야는 향후 법안 내용, 표결 시기 등을 두고 논의하게 된다.
본회의로 부의된 법안이 상정되려면 국회의장이 교섭단체 대표와 합의해야 한다. 민주당은 합의가 되지 않을 경우 국회의장을 압박해 나머지 야당과 처리를 강행하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다.
환노위 민주당 간사인 이수진 의원은 이날 본회의 표결 전 토론에서 노란봉투법과 관련해 “우리 산업 현장에 만연해 있는 원·하청 간 이중 구조와 불평등 문제를 실제로 해결할 수 있는 법안”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환노위 국민의힘 간사인 임이자 의원은 “일명 ‘불법 파업 조장법’”이라며 “법률 명확성·과잉 금지 원칙을 위배하며, 평등권을 침해하는 반헌법적이고 민주노총만을 위한 악법”이라고 비판했다.
여권은 민주당이 처리를 강행할 경우 윤석열 대통령이 재의 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할 것이란 입장이다.
이수민 기자 lee.sumi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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