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잠 입항 2주만에…美, 한반도에 B-52H 전략폭격기 띄웠다
미국 공군의 B-52H 전략폭격기가 30일 한반도 상공에서 한국 공군과 연합훈련을 실시했다.
지난 16일 미 해군의 핵추진 순항유도탄 잠수함(SSGN)인 미시간함이 부산항에 입항한 지 2주만에 핵심 전략자산을 한국에 다시 보낸 것으로, 한ㆍ미 정상이 지난 4월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워싱턴 선언’이 본궤도에 오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방부는 이날 “한ㆍ미 양국이 미 B-52H 전략폭격기의 한반도 전개와 연계한 연합공중훈련을 실시했다”며 “이번 훈련은 우리 공군의 F-35A 및 KF-16 전투기와 미국의 F-16, F-15E 전투기 등이 참여한 가운데 한반도 상공에서 시행됐다”고 밝혔다.
B-52H는 사거리 200㎞의 공대지 핵미사일을 비롯해 최대 31t 폭탄을 싣고 6400㎞ 이상을 비행해 목표물에 폭격을 가할 수 있다. 전술핵을 탑재할 수 있기 때문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전략핵잠수함(SSBN)과 함께 미국의 ‘3대 핵전력’으로 꼽힌다. B-52H의 한반도 전개 자체가 ‘유사시 북한에 핵을 투발할 수 있다’는 경고의 의미를 갖는다.
미국은 북한이 정찰위성 발사를 예고했던 지난 3월과 4월에도 한반도 상공에 B-52H를 출격시켰다.
특히 이번 B-52H의 전개는 SSGN 미시간함을 동원한 한ㆍ미 연합 특수전 훈련 직후에 이뤄졌다는 데 의미가 있다. 미시간함은 지난 16일 부산작전기지에 입항한 뒤 훈련을 마치고 지난 22일 출항했다. 미국이 미시간함 출항 1주일여 만에 공군의 전략자산을 재차 한반도에 투입했다는 의미다.
이에 대해 국방부는 “미 전략자산 한반도 전개의 빈도와 강도를 강화하여 운용한 결과”라며 “워싱턴 선언에서 한ㆍ미 정상이 합의한 ‘전략자산 전개의 정례적 가시성’을 증진시킨 것”이라고 평가했다.
실제 미국은 이날 B-52H의 한반도 전개에 이어 조만간 핵탄두 탑재가 가능한 오하이오급 전략핵잠수함(SSBN)까지 한국에 보낼 계획을 가지고 있다. 패트릭 라이더 미 국방부 대변인은 29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SSBN의 한국 방문과 관련한 질문에 명확한 시점을 밝히지 않으면서도 “미래의 어느 시점에 핵 능력을 갖춘 미국의 오하이오급 잠수함이 기항을 위해 한국을 찾는다”고 밝혔다.
북한은 지난달 31일 정찰위성 발사에 실패한 뒤 조속한 재발사를 예고한 상황이다. 7월 27일 ‘전승절’을 전후해 추가 도발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어, SSBN의 한반도 전개는 7월 말 또는 8월 한ㆍ미연합군사연습에 투입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강태화 기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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