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없어서 심정지 환자 입원 거부... 성남의료원 사태가 부른 비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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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성남시의료원이 의사부족과 위탁운영 여부 등을 놓고 시끄러운 가운데, 한 환자가 시 의료원에서 입원치료를 거절 당하고 다른 병원으로 옮겨졌다가 사망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이와 관련해 성남시의료원 소속 의사 A씨는 "심정지 상태로 응급실에 와서 어느 정도 회복했다"며 "그 뒤 중환자실로 이동해서 지속적인 치료가 필요한데 그럴만한 의료진이 없다 보니 다른 병원으로 보낼 수밖에 없다"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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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선 기자]
▲ 성남시의료원 전경 |
ⓒ 성남시 |
경기 성남시의료원이 의사부족과 위탁운영 여부 등을 놓고 시끄러운 가운데, 한 환자가 시 의료원에서 입원치료를 거절 당하고 다른 병원으로 옮겨졌다가 사망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경기도 성남 수정구에 사는 여성 이아무개(81세)씨가 성남시의료원 응급실에 실려 온 것은 지난 17일 오후 9시께다. 느닷없이 심정지가 왔기 때문이다. 의사들이 심폐 소생술을 하자 이씨의 심장이 다시 박동을 시작했다.
그러나 병원 측에서는 '입원 치료는 불가능하다'고 통보했다. 의료인력이 부족해 여건이 안 된다는 이유였다.
이 말을 듣고 가족들은 서둘러 수원에 있는 한 병원으로 환자를 옮겼지만 두 차례나 더 심정지가 왔다. 이씨는 심장 박동이 다시 시작된 지 6시간 만인 18일 오전 4시께 숨을 거뒀다.
사망한 이씨의 딸 임아무개씨는 30일<오마이뉴스>에 이같은 사실을 전하면서 "엄마가 의료원에 입원을 했다고 해서 회복이 되셨을지 장담할 수는 없지만, 최소한 의사가 없어서 전원되는 상황은 발생하지 말았어야 했다"며 "작별 인사도 못하고 엄마와 헤어진 게 한이 된다"라고 말했다.
의사 "시가 의사 안 뽑아서" - 성남시 "채용공고 냈지만 쉽지 않아"
이와 관련해 성남시의료원 소속 의사 A씨는 "심정지 상태로 응급실에 와서 어느 정도 회복했다"며 "그 뒤 중환자실로 이동해서 지속적인 치료가 필요한데 그럴만한 의료진이 없다 보니 다른 병원으로 보낼 수밖에 없다"라고 해명했다.
의사 A씨 등에 따르면 성남시의료원 의사 정원은 99명이지만 현재 인원은 56명뿐으로, 결원율이 40%가 넘는다. 의사들이 계속 빠져나가는데도 충원을 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
A씨는 "시장이 민간위탁을 시도하고 있고, 그러다 보니 의료진 채우는 데 관심이 없어 보인다. 원장이 공석이 된 지 8개월째인데도 뽑지 않았다"라며 의료공백의 원인을 신상진 성남시장의 '위탁 운영 시도'에 있다고 주장했다.
이 문제로 신상진 성남시장은 시민들과도 갈등을 빚고 있다. 성남시의료원 위탁운영 반대·운영정상화 시민공동대책위원회(아래 대책위)는 지난 5월 신 시장을 직무유기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성남시의료원 원장·의사채용을 방기하거나 지연하는 등 성남시의료원 업무 정상화 시도를 하지 않는다는 이유다.
▲ 5월 9일 성남시의료원 위탁운영 반대·운영정상화 시민공동대책위원회가 성남 수정경찰서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
ⓒ 성남시의료원 위탁운영 반대·운영정상화 대책위 |
하지만 성남시 관계자는 "원장을 뽑지 않으려는 게 아니다. 현재 검토 중인데, 검토가 길어지고 있을 뿐"라고 반박했다.
의사 공백 사태에 대해서는 "채용 공고를 내고 있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해명하며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의사 연봉이 높아졌는데, 공공의료기관 특성상 연봉 인상 등이 일반 병원에 비해 탄력적이지 않다"라고 설명했다.
성남시의 이런 입장에 의사 A씨는 "8개월 동안 검토를 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라며 "정원상 40여 명이 필요하고 의사들도 그 인원을 원하는데, 엊그제 겨우 5명 채용 공고가 나갔다"라고 말했다.
의사 출신인 신 시장은 취임 초부터 성남시립의료원 민간위탁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지난해 말 신 시장과 같은 국민의힘 소속 시의원들은 성남시의료원 민간위탁을 가능케 할 수 있는 '성남시의료원 설립 및 운영에 관한 조례 일부 개정조례안'을 발의했다. 하지만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의 반대로 심사가 보류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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