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국에서 사랑 받고 갑니다” 선교사 자녀들, 열흘간의 추억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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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배당 안은 눈물바다가 됐다.
제5회 선교사자녀(MK, Missionary Kid) 모국방문 프로그램의 폐회 예배 현장 이야기다.
조 씨는 "한국교회의 기도를 먹고 산다던 부모님의 말씀을 이해하지 못했었는데 이번 프로그램에서 MK들을 섬기는 수많은 손길을 보며 그 말의 의미를 깨달았다"며 "한국 선교사의 자녀임을 부끄러워하지 않고 선교사 부모님께 힘이 되는 MK가 되자"고 권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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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배당 안은 눈물바다가 됐다. 제5회 선교사자녀(MK, Missionary Kid) 모국방문 프로그램의 폐회 예배 현장 이야기다.
기독교대한감리회(기감·감독회장 이철 목사) 소속 10개 나라 15명의 선교사 자녀들이 지난 20일 한국을 찾았다. 세계 각지에서 모인 MK들은 10박 11일간 기감 여선교회전국연합회(여선교회·회장 이정숙) 간사들과 선배 MK들의 보살핌 속에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서울 시내 선교 유적지와 놀이공원을 방문했고 진로 탐색을 돕기 위한 시간도 마련됐다. 또래 친구들과 달리 수학여행의 경험이 없는 MK들을 위한 경주 여행은 가장 큰 호응을 받았다. 30일 서울시 성북구 소재 여선교회 안식관 엘가온에서 진행된 폐회 예배에서 MK들은 프로그램을 마련해준 어른들에게 고개 숙여 감사 인사를 전했다.
캄보디아 MK 정연수 양은 “해외에서 살다 보니 한국의 역사를 배울 기회가 적은데 양화진 선교사 묘원과 서대문 형무소 등을 방문하며 선배 신앙인들과 독립운동가들의 이야기를 듣고 체험할 수 있어서 감사했다”며 “한국과 한국인들을 위해 목숨까지 바친 선교사들의 삶을 바라보며 부모님의 선교 사역이 얼마나 숭고한지 새삼 깨달았다”고 소감을 전했다.
타국에서 이방인으로 살아온 MK들에게는 같은 처지의 또래 친구를 사귈 수 있는 특별한 시간이 됐다. 토고 MK 한사무엘 군은 “한국에 오기 전에는 10일이라는 시간이 너무 길 것 같아서 걱정했는데 이제는 MK들끼리 둘도 없는 친구가 됐다. 헤어짐이 아쉽다”며 “서로를 통해 하나님께서 얼마나 나를 사랑하시는지 깨닫고 돌아간다”고 말했다.
MK 들을 초청해 홈스테이를 진행한 여선교회 회원들은 15명 참가자 전원에게 편지를 썼다. 편지 내용을 담은 영상이 상영되자 곳곳에서는 훌쩍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여선교회 회원들과 스태프들이 MK들에게 찾아가 기도하는 시간에는 이산가족 상봉을 방불케 할 만큼 곳곳에서 눈물을 흘리는 이들이 많았다.
2016년에 참가자로 왔다가 올해 스태프로 봉사한 인도 MK 조하은 씨는 “MK로 자라면서 힘들고 방황하는 시간이 많았을 것”이라며 “이번 프로그램에서 MK들이 받은 복을 기억하며 버티고 이겨내자”고 후배들을 격려했다. 조 씨는 “한국교회의 기도를 먹고 산다던 부모님의 말씀을 이해하지 못했었는데 이번 프로그램에서 MK들을 섬기는 수많은 손길을 보며 그 말의 의미를 깨달았다”며 “한국 선교사의 자녀임을 부끄러워하지 않고 선교사 부모님께 힘이 되는 MK가 되자”고 권면했다.
이철 감독회장도 사역자의 자녀로 살아가는 어려움을 공감하며 위로의 메시지를 전했다. 이 감독회장은 “어린 시절 목사의 아들로 살아가면서 어디 가서 마음 터놓고 말을 하기도 어려웠다. 작은 행동 하나에도 ‘목사 아들이 왜 그러냐’고 평가를 받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감독회장은 “고등학생 때까지 무척 방황했지만 예수님을 인격적으로 만나면서 인생이 변했다. 목사의 아들로 태어난 것이 복임을 깨달았다”며 “하나님이 주신 복을 더 깊이 누리며 하나님을 찾으며 하나님이 쓰시는 귀한 존재로 성숙해 가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2014년 시작된 선교사자녀 모국방문 프로그램은 한국인으로서의 자긍심과 부모의 사역에 자부심을 심어주기 위해 마련됐다. 여선교회는 임원들의 기금 약정을 통해 프로그램을 후원하고 있다. 이정숙 여선교회 회장은 “여선교회원들이 어머니와 할머니의 마음으로 늘 기도하고 있다는 것을 잊지 말라”며 “부모의 귀중한 사역을 보고 자란 MK들이 세계적인 인재가 되고 기도의 파수꾼이 되기를 바란다”고 바람을 전했다.
글·사진=손동준 기자 sd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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