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선 난장판 된 '퀴어 축제'…내일 서울서 5만명 모인다
다음 달 1일 서울에서 퀴어(Queer·성소수자) 축제가 열린다. 축제 행렬이 서울 도심을 빙 돈다. 5만명 정도 모일 것으로 추산된다. 퀴어축제는 앞서 17일 대구에서 진행됐다. 행사 주최 측의 도로사용 가능 여부를 두고 공권력을 가진 대구시와 대구 경찰 간 해석을 달리하면서 이례적인 충돌 상황이 벌어졌다. 서울 축제에선 이런 상황이 빚어지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30일 서울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회 및 서울 중구청 등에 따르면 ‘2023 제24회 서울퀴어문화축제’는 7월 1일 서울 을지로 2가 일대에서 열린다. 주최 측은 이날 서울 중구 삼일대로에서 출발해 명동역~소공로~서울광장을 거쳐 돌아오는 행진을 계획했다. 관할 자치단체인 서울 중구 관계자는 “서울 퀴어 축제는 이미 신고‧허가받은 사항”이라며 “관할기관과 합의로 진행되는 것이기 때문에 (우리 구는) 안전한 행사 진행에 초점을 맞춰 지원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개최 장소’ 잡음 끝에 개최
애초 주최 측은 축제 장소로 서울광장을 점 찍었다. 지난 4월 3일 사용 신청을 요청했다. 그러나 같은 날 기독교단체인 CTS문화재단이 “청소년‧청년을 위한 회복 콘서트를 열겠다”며 서울광장 사용을 신청했다. 양측의 ‘같은 날, 같은 장소’ 신청에 두고 서울시 ‘열린광장운영시민위원회’는 심의 끝에 지난달 3일 CTS문화재단 측의 손을 들어줬다. 서울광장 사용·관리 조례 등을 고려했다는 게 서울시 측 설명이다. 해당 조례는 어린이 및 청소년 관련 행사가 광장 사용 우선순위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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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선 공무원‧경찰 충돌 상황
서울 퀴어 축제가 열리기 전인 지난 17일 대구에서 먼저 퀴어 축제가 열렸는데, 보기 드문 광경이 벌어졌다. 퀴어 축제 측과 반대 측이 아닌, 대구 지자체 공무원과 경찰이 충돌한 것이다. 대구시‧대구 중구 측은 “공공성 없는 행사를 하면서 도로를 무단 점거했다”고 주장했고, 경찰은 “합법적인 집회인 만큼 보장해야 한다”고 맞섰다. 공무원들이 철수해 축제는 볼썽사나운 마찰 없이 진행됐지만, 대구시와 경찰 사이 갈등이 격화되는 등 여진은 계속되고 있다.
서울의 경우 중구‧관할 경찰서 관계자들의 설명을 종합하면 대구와 같은 상황은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중구 관계자는 “주최 측이 도로점용 허가를 따로 신청한 건 아니지만, 집회 자체를 도로점용으로 보긴 어렵다”며 “법에서 정한 (구두수선점 같은) 시설물 외 불법적으로 (시설을) 설치하는 게 아닌 이상 시민 통행에 심각한 지장을 주거나 물의를 일으키는 게 아니면 막을 근거가 약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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洪 “집시법상 제한돼야”…법 개정 검토
홍준표 대구시장은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 및 시행령을 들며 당시 퀴어 축제가 제한됐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해당 법에선 주요 도시의 시위 제한 구역이 명문화돼 있다. 하지만 반대 주장도 만만치 않다. 최상위법인 헌법에서 모든 국민의 집회 자유를 보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 경찰 관계자는 “헌법 외에 적법한 집회‧시위를 보장해야 한다는 집시법 1조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공권력을 가진 기관 간 불필요한 갈등을 막기 위해선 집회‧시위의 허용‧제한 범위에 대한 법 개정 논의가 필요하단 시각도 있다. 이에 서울시는 최근 오세훈 시장 지시에 따라 행정안전부에 집시법 개정을 건의하고,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도로에서 열리는 집회‧시위가 시민 일상에 손해를 끼치지 않게 하고, 법익을 조화시키게 하게끔 세부 기준을 마련한단 방향이다.
나운채 기자 na.unch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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