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가 부끄럽다' 재산 3조원 억만장자, 러시아 국적 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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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억만장자 이고르 마카로프가 최근 러시아 국적을 포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러시아 가스회사 이테라(Itera)의 설립자이자 스위스 제네바에 본사를 둔 에너지 기업 아레티(Areti)의 회장을 맡고 있다.
우크라이나 사태 후 러시아 국적을 포기한 러시아 재벌은 마카로프 외에도 러시아 온라인 은행 틴코프의 창업자인 올레그 틴코프 등 5명이 더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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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억만장자 이고르 마카로프가 최근 러시아 국적을 포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러시아 가스회사 이테라(Itera)의 설립자이자 스위스 제네바에 본사를 둔 에너지 기업 아레티(Areti)의 회장을 맡고 있다.
29일(현지시간) 미국 포브스 러시아판은 마카로프가 올해 러시아 국적을 포기했으며, 현재 키프로스 시민권만 갖고 있다고 보도했다. 키프로스는 서아시아 지중해 동부에 있는 작은 섬나라다. 포브스가 선정하는 세계 부자 순위에서도 그는 러시아가 아닌 '키프로스 억만장자'로 언급돼 있었다.
앞서 키프로스 일간지 폴리티스는 마카로프가 2008~2012년 투자를 대가로 이른바 '황금 여권'(golden passport)을 받은 외국인 중 한명이라고 소개한 바 있다.
키프로스는 부유한 투자가에게 시민권을 주는 '황금 여권' 제도를 시행하다 2020년 중단했다. 당시 키프로스 시민권만 있으면 유럽연합(EU) 27개 회원국에서 자유롭게 생활할 수 있고, 유럽 내 은행 계좌에 돈을 예치할 수 있어 전 세계 기업인에게 인기가 높았다. 우크라이나 사태 발발 이후 키프로스는 쉬운 이민 절차와 낮은 세금 등을 이유로 조국을 떠난 러시아인들이 선호하는 정착지가 됐다.
마카로프는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 사태 발발 후 영국과 캐나다 등의 제재 대상에 올라 최근 몇 년간 키프로스와 미국 플로리다주, 이탈리아 북부지역 등에서 생활해 온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 그의 자산 규모는 22억 달러(약 2조9000억원)로 추정되며 올해 러시아 억만장자 순위 57위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포브스 측은 마카로프의 대변인에게 국적 포기에 대한 입장을 물었지만, 별다른 답변을 듣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크라이나 사태 후 러시아 국적을 포기한 러시아 재벌은 마카로프 외에도 러시아 온라인 은행 틴코프의 창업자인 올레그 틴코프 등 5명이 더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틴코프는 러시아 국적을 포기하면서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나는 평화로운 이웃과 전쟁을 일으키고 무고한 사람들을 매일 죽이는 파시스트 국가와 결부되고 싶지 않고 앞으로도 그렇다"며 "더 많은 러시아 저명 사업가들이 나를 따라왔으면 한다"고 했다.
한편 마카로프는 1992년 이테라를 설립했으며, 1998년부터 러시아 북부 야말로네네츠 자치구에서 가스 개발을 해왔다. 이후 2013년 이테라를 매각했다. 현재 그는 아레티에서 회장을 맡고 있으며, 아레티는 에너지를 비롯해 스포츠 등 다양한 사업 분야 투자에 나서고 있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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