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버햄프턴-AS로마 방한 무산, 셀틱-인천전이라도 추진

박린 2023. 6. 30.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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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글랜드 프로축구 울버햄프턴 공격수 황희찬. AP=연합뉴스


유럽축구 울버햄프턴(잉글랜드)과 AS로마(이탈리아)의 방한 경기가 무산됐다.

주최사인 스타디움 엑스 관계자는 30일 “울버햄프턴이 지난 28일 이메일로 방한 투어 취소를 통보해왔다. 다른 옵션을 제안했지만 회신이 없었고, 울버햄프턴이 어제 공식적으로 한국 투어 취소를 발표했다. 우리 측에 전세기 예약 비용을 청구해왔다”고 전했다.

이어 “AS로마는 지난 21일까지 초청비 100%를 받지 못하면 한국에 갈 수 없다고 통보해왔다. 투자 유치를 위해 새로운 일정을 제안했지만 받아 들이지 않았다. 오늘(30일)까지 초청비를 해결하면 가능성이 있겠지만 지급이 어렵다. 현실적으로 두 팀 다 방한은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앞서 프로모터 언터쳐블 스포츠그룹(USG)과 스타디움 엑스는 컨소시엄을 구성해 다음달에 유럽팀 3팀을 초청해 친선경기를 열 계획이었다. 다음달 26일 수원에서 울버햄프턴-셀틱(스코틀랜드), 29일 인천에서 울버햄프턴-AS로마, 8월1일 인천에서 AS로마-인천 유나이티드의 경기를 진행하려 했다.

울버햄프턴과 AS로마는 다음달 한국에서 친선경기를 치를 계획이었지만 무산됐다.


그러나 울버햄프턴은 지난 29일 홈페이지를 통해 “매우 유감스럽게도 다음달 한국 투어 일정을 취소한다. AS로마, 셀틱과 경기를 치를 예정이었지만, 주최사의 지연이 이어졌고 재정과 물류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 경기 티켓도 아직 판매되지 않아 계약을 해지했다”고 발표했다. 앞서 24일에는 이탈리아 매체 코리에레 델로 스포르트가 “조세 모리뉴 감독이 이끄는 AS로마가 7월 한국투어에 참여하지 않을 전망이다. 주최측이 약속된 선금을 지급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주최사와 신뢰에 금이 간 AS로마는 선금 70% 대신 100%를 원했다. 그러나 주최사가 이날까지도 초청비를 지급하지 못했다. 이달 중순 2차례 호텔과 경기장을 둘러보고 갔던 울버햄프턴도 분위기를 살핀 뒤 발을 뺐다. 싱가포르와 한국 투어를 계획했던 AS로마는 다른 대안을 모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는 셀틱 공격수 오현규(가운데). 로이터=연합뉴스


스타디움 엑스 측은 다음달 26일 인천에서 K리그1 인천 유나이티드와 셀틱이 맞붙는 경기라도 추진 중이다. 대한축구협회 규정상 최소 한달 전에는 경기 승인을 요청해야 하는데, 주최사와 인천 구단이 ‘인천 20주년 기념’ 명분을 앞세워 협회에 양해를 구한 상태고 승인 여부는 불투명하다. 주최사는 지난 3월 셀틱에 이미 계약금을 지급했다. 셀틱은 최근 주최사에 투어에 지장이 없는지 문의해왔다. 앞서 일본에서 2경기를 치르는 셀틱은 가급적 한국에서 경기를 치르고 싶은 입장이다. 셀틱에는 한국인 공격수 오현규가 뛰고 있다.

언터쳐블 스포츠그룹과 스타디움 엑스가 지난달 김민재의 소속팀 나폴리(이탈리아)와 이강인의 소속팀 마요르카(스페인)의 국내 친선 경기를 추진했으나 무산된 여파가 도미노처럼 이어진 거다. 경기 날짜가 K리그 일정과 겹친 데다, 주최사는 대한축구협회가 요청한 재정 보증 문제도 해결하지 못했다. 나폴리-마요르카 경기가 무산되면서 투자금이 빠져나갔고 투자금 유치도 지연됐다. 결국 애꿎은 울버햄프턴과 AS로마까지 불똥이 튄 거다.

자금력을 갖춘 쿠팡플레이는 작년에 토트넘을 성공적으로 초청한 데 이어 다음달 30일 서울에서 맨체스터시티(잉글랜드)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스페인) 맞붙는 초청 경기도 유치했다. 반면 언터쳐블 스포츠그룹은 몇몇 직원에게 일부 월급도 체불했다. 결국 체계적이지 않은 데다 투자금을 받아 유럽축구팀을 초청하려던 회사가 한계를 노출한 것이다. 2019년 이탈리아 유벤투스 방한 경기 당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벤치만 지킨 ‘노 쇼 사태’가 반복되지 말란 법도 없었다.

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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